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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은 "반성" 언급했지만, 왕 앞에 선 아베는 6년째 "반성" 표현 안썼다

일본 패전일 전몰자추도식 연설.

ⓒToru Hanai / Reuters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대신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 대금을 납부했다. 

NHK·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 총재인 아베 총리는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일(종전기념일)인 이날 시바야마 마사히코 자민당 총재 특보에게 ”오늘 참배를 가지 못해 죄송하다”며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 대금(다마쿠시료·玉串料)을 대신 내도록 했다고 시바야마 특보가 밝혔다.

야스쿠니 신사는 도쿄도 지요다구에 있는 일본 최대 규모의 신사로서 도조 히데키 등 2차 대전 ‘A급 전범’ 14명을 비롯해 일본이 벌인 각종 전쟁에서 사망한 군인과 민간인 등 246만여명의 위패가 안치돼 있는 곳이다. 때문에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불린다.

집권 자민당 총재인 아베 총리는 재집권 이듬해인 지난 2013년 12월엔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한 적이 있었다. 국제사회로부터 ‘군국주의 행보’란 비난이 일자 이후엔 신사에서 열리는 주요 행사 때마다 공물(마사카키)을 보내거나 공물 대금을 내는 것으로 참배를 대신해왔다.

이와 관련 시바야마 특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베 총리를 대신해 ‘자민당 총재 아베 신조’ 명의로 공물 대금을 내고 참배했다고 설명했다.

시바야마 특보는 아베 총리로부터 ”단단히 예를 갖춰 선조들을 뵙도록 하라”는 당부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는 대신 인근의 지도리가후치 전몰자 묘원을 찾아 헌화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치도리가후치 전몰자 묘원은 일본의 2차 대전 전몰자 가운데 무명 전몰자 36만여명(일반인 포함)을 위한 추도 시설이다.

한편, 아베 총리는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일본 부도칸(武道館)에서 열린 ‘전국전몰자추도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반복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며 과거 일본 총리들이 언급했던 ‘가해 책임’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일본 총리들은 지난 1994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 이후 ‘전몰자추도식‘에서 가해 책임을 언급해왔다. 아베 총리도 처음 정권을 잡았던 때인 2007년에는 ”많은 나라들에 커다란 손해와 고통을 줬다. 전쟁의 반성에 입각해 부전의 맹세를 견지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2012년 12월 2차 아베 내각이 발족한 이후에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6년째 ‘가해‘나 ‘반성’ 등의 표현을 쓰지 않았다.

아베와 달리 아키히토 일왕은 이날 추도식에서 ”전후에 길게 이어지는 평화의 세월을 생각하면서 과거를 돌이켜보며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재차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2015년 이후 4년째 ‘전몰자추도식‘에서 ‘깊은 반성’이라는 표현을 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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