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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만났다' 너무나 사랑했으나 먼저 떠난 아내를 가상현실에서 만나 꼭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김정수씨도, 아이들도, 시청자들도 모두 울었다.

다섯 아이들이 일부러 엄마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슬프다는 김정수씨 
다섯 아이들이 일부러 엄마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슬프다는 김정수씨  ⓒMBC

김정수씨(51)가 너무나 사랑했으나 병으로 4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를 가상현실에서 재회했다.

28일 MBC VR휴먼 다큐 <너를 만났다> 시즌2 ‘로망스’ 편에서는 아내의 그림자라도 보고 싶어 했던 정수씨가 드디어 스튜디오에서 아내인 지혜씨를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두사람의 재회는 함께 다섯 아이를 키웠던, 수많은 추억이 가득한 집에서 시작됐다. 세상을 떠나기 직전의 아픈 모습과는 달리 예전 건강했던 모습으로 나타난 지혜씨. 정수씨는 그런 지혜씨를 보고 오열하며 ”이제 안 아파?”라고 묻는다.

부부가 가상현실에서 만났다. 
부부가 가상현실에서 만났다.  ⓒMBC
부부의 재회 
부부의 재회  ⓒMBC

파르르 떨리는 손. 가상현실이라 머리를 쓰다듬고, 얼굴을 어루만지고 싶은 정수씨의 마음과 달리 제대로 만져지지 않지만 정수씨는 그것만으로도 무척 기쁘다. 예전처럼 함께 손을 맞잡고 춤을 추고, 숲을 거니는 두사람. 정수씨는 지혜씨에게 ”비록 내가 들리지 않고, 네가 보이지 않아도, 항상 지난 시간 동안 나와 애들 옆에 있었다는 걸 알아”라고 말하며 살아생전에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를 꺼냈다.

정수씨는 아내에게 ”이제 우리 걱정하지 말고 잘 있으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내가 가면 애들한테 있었던 일 모두 빠짐없이 말해줄 테니까. 이제 우리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애들 이제 너무 잘하니까 마음을 놓아도 된다”고. 정수씨는 ”나중에 내가 시간이 돼서 올라가면 너한테 애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하나하나 빠짐없이 이야기해줄게”라며 눈물을 흘린다.

김정수씨 
김정수씨  ⓒMBC
부모님의 만남을 지켜보며 아이들은 눈물을 흘린다. 
부모님의 만남을 지켜보며 아이들은 눈물을 흘린다.  ⓒMBC
김정수씨 
김정수씨  ⓒMBC

마치 꿈만 같았던 재회의 순간은 짧았다. 가상현실의 지혜씨가 사라진 자리에서 주저앉아 한참을 운 정수씨. 그는 제작진이 ”너무 슬픔만 드린 것 아닌가 싶다”고 하자 ”그렇지 않다. 못다 한 말을 다 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며 웃는 듯 우는 듯 한참 눈물을 흘렸다.

가족의 방송 출연은 너무 어릴 때 엄마가 떠나 엄마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거나 아픈 모습만을 기억하는 아이들에게 가상현실을 통해서라도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정수씨의 바람으로 이뤄진 일이기도 하다. 부모님의 애틋한 만남을 내내 지켜본 아이들은 ”엄마 잘 봤어?”라고 묻는 아버지의 말에 ”응”이라고 답하며 정수씨의 품에 안겨 한참을 울었다.

2월 4일 다음 편에서는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사고로 세상을 떠난 김용균씨의 공간과 시간 속으로 들어가 보는 시도가 그려질 예정이다.

곽상아: sanga.kwa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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