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05월 12일 15시 32분 KST

트럼프가 코로나19 대응 '성공'을 자찬하면서 과장된 수치들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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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미국의 진단검사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2020년 5월11일.

″이같은 조치들 덕분에 5월 한 달 동안에만 모든 (50개) 주는 한국이 발병사태 이후 4개월 동안 실시한 것보다 1인당 더 많은 수의 검사를 실시할 수 있게 될 겁니다.” 

11일(현지시각)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했다. 미국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검사 역량을 자찬하면서 한 말이다. 

연단 뒷편에 걸린 현수막에는 ‘미국이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세계를 이끌고 있다’는 문구가 적혔고, 양쪽에는 코로나19 검사키트와 분석 장비들이 가지런히 놓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종류의 장비들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미국이 진단검사에서 세계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고, ”우리는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이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그는 진단검사 역량에 대한 ‘승리’를 언급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면서 여러 근거를 제시했다. 그러나 그가 자랑 삼아 언급한 것들 중 상당수는 사실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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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년 5월11일.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코로나19 검사 역량이 ”전 세계 어느 곳도 필적할 수 없는, 경쟁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인구대비) 1인당 한국, 영국, 프랑스, 스웨덴, 핀란드, 그밖의 많은 나라들보다 많은 사람들을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건 맞는 말”이라면서도 ”‘아워월드인데이터’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독일, 러시아, 스페인, 캐나다, 스위스를 비롯해 인당 검사건수가 미국보다 더 많은 최소 25개국을 생략한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체 인구 대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의 비율이라는 기준으로 보면, 미국은 2.74%에 불과해 이탈리아(4.31%)나 독일(3.35%), 캐나다(2.95%) 등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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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년 5월11일.

 

10만명당 코로나19 사망자수 독일과 미국이 가장 낮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가 가장 자랑스러워 할 만한 것 중 하나”라며 말을 꺼냈다.

″우리가 가장 자랑스러워 할 만한 것 중 하나는, 방금 나온 건데요, 10만명당 사망자, 사망자 숫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다. 

“10만명당 (코로나19) 사망자수를 보면 독일과 미국이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여기서는 낮은 게 부정적인 게 아니라 긍정적인 건데요. 독일, 미국이 10만명당 사망자수에서 가장 뛰어난 두 나라이고요, 솔직히 제가 보기에 그게 가장 중요한 숫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WP는 존스홉킨스대학의 통계를 인용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전했다. 미국의 10만명당 코로나19 사망자수는 24.31명으로 자료가 있는 140여개 국가들 중 9번째로 많다는 것.

독일의 10만명당 코로나19 사망자수는 9.13명으로 미국과는 차이가 꽤 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디에서 그런 자료를 얻었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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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년 5월11일.

 

누구나 원하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나”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검사키트 보급이 그나마 늘어난 지금보다 훨씬 상황이 안 좋았던 두 달 전에도 그는 ”누구나”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지금 당장 검사를 받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은 검사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다.

CNN은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이건 여전히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검사를 실시하는 지역도 일부 있지만 여전히 상당수 주에서는 검사 기준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 

또 3월이나 4월에 비하면 상황이 상당히 개선된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는 필요한 만큼 검사를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CNN은 전했다.

이날 브리핑 연단에 오른 브렛 지로어 보건복지부 보건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원하는” 사람이라는 표현 대신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표현을 썼다. 증상이 있거나 확진자와 접촉해서 검사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을 특정해 언급한 것이다.

이날 CNN 인터뷰에서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 주지사(공화당)은 누구나 ”원하면” 검사를 원하면 받을 수 있는 상황이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저희는 우선순위를 매기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누구를 (먼저) 검사할 것인지에 대해 1단계부터 3단계까지 세 단계가 있습니다.” 드와인 주지사가 말했다.

″(검사건수가) 대단히 크게 늘어났습니다만,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검사에 관해 우선순위를 매겨왔다는 것이고요. 그게 바로 저희가 매일 초점을 맞추고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