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교수가 라디오 생방송 도중 "이런 방송 못 하겠다. 그만하자"고 발언했다. 방송 경력 20년이 훌쩍 넘는 '베테랑 중 베테랑' 진중권 교수가 생방송 중에 '갑자기' 하차를 선언한 이유는 대체 뭘까?
28일 방송된 CBS 표준 FM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 발언을 소재로 대담을 진행했다.
대담 주제가 나오자 진 교수는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며 "일단은 '개 같이' 뭐 이런 표현을 강조하는 것 같은데, 저는 좀 안 그랬으면 좋겠다"며 돌연 이의를 제기했다.
이윽고 진중권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름을 언급했는데.
그는 "이재명 대표가 무슨 얘기를 했냐"며 "5·18 희생자들 패러디하고, 얼마 전에 '계모'라는 발언도 했는데 여기서는 안 다뤘다"고 방송의 편향성을 지적했다.
진 교수는 한동훈 위원장의 발언을 다룰 거라면 이재명 대표의 발언도 다뤄야 한다는 취지로 의견을 낸 것이었는데. 이에 박성태 전 JTBC 앵커는 한 위원장이 잘 쓰지 않는 거친 발언을 썼기에 언론이 주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진 교수의 '이의 제기'는 계속됐다.
그는 "'개 같은' 발언들은 문제의 본질 자체를 희석시키기 때문에 저는 아무 얘기도 안 했는데 오늘 이걸 (주제로) 단 거 보니까 화가 난다"면서 "우리 언론이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우리가 방통위를 비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런 짓을 우리가 하면 안 된다. 제작진한테도 이미 말씀드렸는데 저는 이편 드는 것도 싫고 저편 드는 것도 싫다. 언론은 투명해야 한다고 본다"며 재차 자신의 의견을 강조했다.
진 교수가 거듭 방송의 공정성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자 박재홍 CBS 아나운서는 "제작진의 아이템 선정에 대해 원색적으로 말씀하시니 당황스럽다. 이건 정말 아닌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결국 진행자는 "이재명 대표에 대해 저희가 비판 안 했는가. 진 교수님이 이재명 대표 비판할 때 저희가 제한한 적 있었냐"며 불쾌감을 드러냈고, 진 교수는 "웬만하면 넘어갔는데 오늘은 좀 아닌 것 같다. 이런 방송 못 하겠다. 그만하자"며 돌연 하차의 뜻을 밝혔다.
진중권 교수는 말과는 다르게 이날 촬영이 마무리될 때까지 자리를 벗어나지 않았고, 방송은 무사히(?) 종료됐다.
한편, 진중권 교수는 지난 15일 같은 방송에서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과 고성 다툼을 벌여 한차례 화제를 불러온 바 있다. 두 사람이 계속 언쟁을 벌이자 진행자는 마이크를 꺼달라고 요구했고, 한동안 마이크가 꺼진 채로 방송이 송출되기도 했다.
황남경 에디터 / namkyung.hw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