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무가베의 재산이 처음으로 공개됐는데, 짐바브웨 국민들은 "너무 적다"는 반응이다

37년 간 독재를 하며 짐바브웨의 경제를 파탄냈다.

2019-12-05     김현유

대통령직에서 사임했다. 그는 최빈국인 짐바브웨 국민들이 하루 1.25달러를 벌 때 부정한 방식으로 국가 재산을 착취했고, 부인인 그레이스 무가베에게 차기 대통령 자리를 물려줘 ‘부부 세습’의 계획을 실행에 옮기려 했던 독재자였다.

로버트 무가베. 2017년 7월 29일. ⓒPhilimon Bulawayo / Reuters

무가베의 수하들이었던 군부 세력이었다. 이 때문에 인권기구 등에서는 짐바브웨의 대통령은 바뀌었어도 권위주의적 시스템은 그대로일 것이라고 비판했으며, 외신들은 무가베가 군부와의 협상에 따라 국외로 추방되거나 막대한 재산을 몰수 당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그 예측은 맞았다. ‘절대 왕좌’로부터 물러난 지 2년여 된 지난 9월, 무가베는 9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그리고 무가베의 딸 보나는 10월 21일, 고등법원에 짐바브웨 내 무가베의 재산 목록을 신고했다. 무가베가 생전에 보유했던 재산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짐바브웨 헤럴드에 따르면 무가베의 재산은 짐바브웨 은행 외화계좌에 있는 1천만달러(한화 약 119억원)와 농장과 과수원, 집 4채와 차 10대 등이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147달러에 불과한 짐바브웨의 경제 상황에 비교했을 때 무가베의 재산은 막대한 수준이다.

AP는 ”짐바브웨 국민들 사이에서는 무가베의 유산이 생각보다 적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라며 ”재임 기간 동안 축적한 재산을 고려할 때, 숨겨진 재산은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무가베와 그레이스 무가베. 2017년 4월 18일. ⓒPhilimon Bulawayo / Reuters

무가베는 집권 기간 동안 백인 소유 토지 몰수, 외국 자본의 주식 양도 강요, 무분별한 화폐 찍기 등 무능한 경제정책으로 초인플레이션을 불러오는 등 경제를 망가뜨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무가베 일가는 막대한 부를 지켰다. 일례로, 그레이스 무가베는 명품 쇼핑에 한 번에 1억원이 넘는 돈을 써 ‘구찌 그레이스’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사치했다.

BBC에 따르면 그가 스코틀랜드의 성(城)을 소유하고 있다거나 아시아에 재산을 숨기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무가베는 별달리 유서를 남기지 않았는데, 짐바브웨 법에 따라 재산은 그대로 그레이스 무가베와 보나 등 유가족이 상속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쿠데타로 대통령이 된 에머슨 음낭가과 등이 이를 그대로 지켜볼 것인지는 미지수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