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지 최신호 표지를 가득 채운 253개의 단어는 어떤 의미일까?

각각 단어를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2019-08-09     김태우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8일(현지시각) 9일 배포 예정인 8월 19일 자 최신호 표지를 공개했다.

검은 배경에 흰 글자로 빼곡히 찬 표지 중앙에는 ‘이너프’(Enough, ‘충분하다’ 또는 ‘이제 그만’)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 

ⓒTIME

표지 전체를 채운 건 올해 총격 사건이 발생한 미국 내 도시의 이름이다. 불과 5일 전(4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오하이오주 데이턴부터 총 22명이 숨진 텍사스주 엘패소까지, 올해 들어 미국 내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최소 4명 이상이 총에 맞거나 숨진 도시는 무려 253곳에 달한다. 매일 하루 한 곳 이상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표지를 ”총기 폭력에 허덕이는 국가의 섬뜩한 초상화”라고 표현했다. 

그는 ”표지를 자세히 보다 보면 각각의 도시 이름이 실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의미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각각의 사건은 실제 인물들을 나타낸다. 그리고 총기 사망 사건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라며 도시 이름을 넘어 총기 난사 사건의 영향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촉구했다.

타임 편집장 에드워드 펠센탈은 ‘이너프‘라는 단어를 표지 중앙에 넣어야 할지 고민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플로리다주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뒤 표지에 생존자들의 사진과 함께 ‘이너프’라는 단어를 배치한 적이 있다며 ”이번 표지에 대한 회의 중 뉴스룸 직원 일부는 이 단어를 사용하지 말자고 제안했다”라고 밝혔다.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총기 난사 사건 생존자들.  ⓒTIME

라스베이거스 음악축제부터 올봄 50명이 숨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총격 사건까지 총기 난사 사건을 표지로 다룬 건 무려 7번이나 된다”라고 덧붙였다.

펠센탈은 “2019년이 된 이후로 220일 동안에만 총기 난사 사건이 250건 이상 발생했다. 더이상 말할 나위도 없는 일이다. 더는 안 된다(Enough)”라며 ‘이너프’를 다시 표지에 쓴 이유를 밝혔다.

 

김태우 에디터: taewoo.kim@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