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적 위기' : 영국 하원의장이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투표를 좌절시켰다

2019-03-19     허완
ⓒReuters TV / Reuters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둘러싼 혼란이 또 한 번의 예상치 못한 극적인 사태를 만들어냈다. 브렉시트를 불과 11일 앞두고 벌어진 ”헌법적 위기”다.

230표차)과 2월(149표차)의 압도적 패배에도 불구하고, 메이 총리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일련의 투표들 끝에 드러난 메이 총리의 전략(만약 이게 전략이라면)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반복되는 여러 차례위기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자리를 지켜온 ‘생존왕’ 메이 총리의 이 벼랑끝 전술에 모두가 혀를 내둘렀다.

메이 총리가 가져온 합의안은 도무지 성에 차지 않지만 브렉시트가 하염없이 연기되는 건 더더욱 눈 뜨고 보기 싫었던 반대파 의원들은 고민에 빠졌다. 

통과될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나오기 시작했다. 트럼프도 울고 갈 협상의 기술!

″질서를 지키세요! (Order! Order!)” : 존 버커우 하원의장의 트레이드마크

버커우 하원의장은 18일(현지시각) 메이 총리의 희망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3차 승인투표 자체를 사실상 무산시킨 것이다. 하원의장은 어떤 안건을 상정하고 상정하지 않을 것인지 결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버커우 의장은 메이 총리가 3차 승인투표를 안건에 올리는 건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유는? 이미 지난주에 하원에서 부결된 것과 ”똑같거나 상당히 똑같은” 브렉시트 합의안을 두고 또 표결을 할 수는 없다는 논리였다. 법률 용어로는 ‘일사부재의의 원칙’이다.

1604년에 제정된 규정에 근거해 1844년도에 마련된 의회 의사진행 절차에 관한 규정을 설명했다. 

토마스 어스킨 메이(1871-1886)의 이름을 딴 이 규정은 지금까지 총 24번에 걸쳐 수정됐다. (개정을 거치면서 1000쪽 분량으로 불어난 이 규정집은 현재 하드커버로 439.99파운드, 약 66만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버커우는 옐로카드를 수없이 받으면서 경기 흐름을 해치는 안티-풋볼 중앙 미드필더여서 사람들의 혐오를 한 몸에 받다가 느닷없이 우리 팀에 영입되어서는 그의 패스 각도와 그가 창의적 선수들을 위해 공간을 열어주는 것에 환호하게 되는 그런 이들 중 하나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