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불신임 위기를 넘기며 총리직을 지켰다

이제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 허완
  • 입력 2018.12.13 08:33
  • 수정 2018.12.13 13:22
ⓒAssociated Press

영국 집권여당 보수당 의원들이 실시한 불신임 투표에서 테레사 메이 총리가 승리하며 총리직을 지켰다. 

12일(현지시각) 저녁 진행된 투표 결과 ‘메이 총리를 신임하지 않는다‘는 의원은 117명에 그쳐 과반을 넘지 못했다. 200명은 ‘메이 총리를 신임한다’는 쪽에 표를 던졌다. 메이 총리가 비교적 크게 이긴 것이다.

보수당 당규에 따라 앞으로 12개월 동안은 불신임 투표가 다시 개시될 수 없다. 메이 총리는 이제 당분간 당내 ‘쿠데타’ 모의를 걱정할 필요 없이 브렉시트 협상 등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총리를 끌어내리기 위해 불신임 투표를 주도했던 브렉시트 강경파의 ‘쿠데타’ 계획은 실패로 끝났다. 

메이 총리는 지금이 ‘비상 상황’이라는 점을 어필했다. 투표가 실시되기 전 기자회견에서 그는 지금 시점에서 지도자를 교체하면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험에 처하게 만드는일이 될 것”이라며 신임을 호소했다.

또 메이 총리는 자신이 2022년으로 예정되어 있는 총선을 이끌 계획이 없다고 강조하며 의원들을 설득했다. 브렉시트를 마무리 하고 미련없이 총리 자리에서 내려오겠다는 얘기였다.

″이번 투표는 브렉시트 협상이 진행되는 중간에 지도자를 바꿀 것인지에 관한 투표일 뿐 누가 다음 총선을 이끌 것인지에 관한 투표가 아니다.” 투표에 앞서 총리실이 밝힌 입장이었다. 

ⓒAssociated Press

 

메이 총리는 13~14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의회 표결을 전격 연기하면서 공언했던 아일랜드 백스톱(backstop) 관련 ‘추가 확답’을 EU로부터 받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백스톱은 북아일랜드-아일랜드 사이의 물리적 국경, 이른바 ‘하드 보더’가 설치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다. 영국과 EU는 전환기간(2020년 12월)이 끝날 때까지 양측이 무역 합의를 맺는 데 실패하면 북아일랜드를 EU 단일시장에 일부 잔류 시키고, 영국 전체를 사실상 EU 관세동맹에 남기자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이 합의는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와 DUP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강경파는 영국이 무기한 EU에 계속 잔류하게 되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비판했고, DUP는 북아일랜드가 영국 나머지 지역과 다른 규정의 적용을 받도록 하는 일체의 합의에 반대한다고 맞섰다. 

이날 하원에서 의원들 앞에 선 메이 총리는 설령 백스톱이 필요한 상황이 오더라도 ‘일시적’으로 적용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무엇보다 이 백스톱이 필요한 상황, 즉 무역협상이 결렬되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하자는 데 있어 EU의 확답을 받아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메이 총리의 ‘승리’가 EU의 극적인 양보를 얻어내는 데 큰 도움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망했다.

메이 총리는 ‘이것 때문에 의원들을 설득하기 어려우니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논리를 펼 것으로 보인다. EU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합의 그 자체는 ”재협상 대상이 아니”라며 확고한 입장이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영국 #브렉시트 #유럽연합 #테레사 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