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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의 왕도 순식간에 함락시킨 고양이 간식이 있다. 지난해 12월 일본 고양이 잡지 <슈냥다이슈>(週ニャン大衆)는 고양잇과 맹수인 호랑이와 사자에게 일본 반려동물 사료회사 ‘이나바펫푸드’의 유명 간식인 ‘챠오츄르’(Ciao Churu)를 먹이는 실험 영상을 제작했다. 사육사가 츄르를 내밀자 백호, 아무르 호랑이, 백사자, 암사자, 수사자는 큰 고양이답게 동물원 창살에 붙어 할짝할짝 핥아 먹었다.

고양이 간식계의 마약이라고 불릴 정도로 기호성이 좋은 챠오츄르(이하 츄르)는 이미 봉지스틱형 습식 간식의 일반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지난 2일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고양이 간식 시장 규모는 225억원으로, 2013년보다 6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고양이 식품 시장규모는 2736억원으로, 챠오츄르를 생산하는 ‘이나바 챠오츄르’는 브랜드 점유율 3위를 차지했다.

각종 SNS에는 졸던 고양이가 츄르에 눈을 번쩍 뜨거나, 츄르라는 소리만 듣고도 달려온다는 ‘간증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인기만큼이나 반려인들 사이에서는 츄르에 대한 궁금증과 소문이 무성하다. ‘실제로 먹어봤더니 짜더라’, ‘신장이 안 좋은 고양이에게는 해롭다’는 등의 주장이 그렇다. 과연 츄르는 건강에 안 좋은 것일까? 애피가 11일 전문가들에게 ‘츄르의 진실’에 대해 들어봤다.

 

왜 츄르에 환장할까

애니멀피플 고양이 기자 ‘만세’가 이나바펫푸드의 ‘챠오츄르’를 맛보고 있다.
애니멀피플 고양이 기자 ‘만세’가 이나바펫푸드의 ‘챠오츄르’를 맛보고 있다. ⓒ한겨레

조우재 제일사료(주) 수의영양연구소장는 츄르의 수분 함량을 이유로 들었다. 조 소장은 “사람과는 다르게 반려동물은 맛보다 향에 반응한다. 보통 츄르는 수분 함량이 90%로 액상인 제품들이 많다. 나머지 건더기가 10~15% 정도인데, 수분 함량이 높다 보니 향미제나 원재료의 향이 강하게 전달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펫푸드관리사 채미효 국제그림푸드레메디연구소 대표도 츄르의 점성 등이 요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채 대표는 “마른 사료를 안 먹던 아이들도 갈아서 점성이 있게 만들어주면 잘 먹는다. 또 조미료인 글루타민산나트륨(MSG), 단백가수분해물등도 감칠맛을 내는 요인”이라고 답했다.

 

츄르의 짠맛, 괜찮을까

매사 적극적이지 않은 성향의 고양이 기자 ‘만세’는 츄르를 먹을 때 만큼은 최선을 다한다. 
매사 적극적이지 않은 성향의 고양이 기자 ‘만세’는 츄르를 먹을 때 만큼은 최선을 다한다.  ⓒ한겨레

‘짠맛’ 논란이 있었던 일본에서는 지난 2017년 제품평가 사이트 ‘360라이프’가 차오츄르 15종의 염분 수치를 검사했다. 염도가 0.1% 단위로 표시되는 고정밀 디지털 염분 측정기로 측정한 결과, 제품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모두 0.4~0.6%의 범위였다. 실험을 진행한 센다이 자두동물병원 우메하라 코우조우 수의사는 “하루에 4~5개 까지는 괜찮은 수치다. 다만, 하루에 2~3개 정도로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그러면 고양이는 하루에 나트륨을 얼마나 먹어도 될까? 미국국립연구원(NRC)에 따르면 하루 식사량의 1.5%까지는 먹어도 된다고 상한선을 정하고 있다. 미국사료협회(AAFCO)와 유럽반려동물산업연방(FEDIAF)는 나트륨에 대한 상한선을 정해두고 있지 않고, 하루 필수 최소 섭취량을 0.2%로 정하고 있다. 나트륨 섭취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나트륨 함량이 높은 사료를 먹을 때 수분 섭취가 늘어나 신장결석을 예방하고 방광염과 같은 질환에 좋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건강에 안 좋은 건 아닐까

전문가들은 츄르가 어디까지나 ‘간식’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반려인들이 하루 급여량과 성분을 살필 필요가 있다는 것. 김선철 올리브동물병원 내과과장은 “나이가 많거나 신장 질환이 있는 고양이의 경우, 인 섭취에 유의해야 한다. 신장이 안 좋으면 인 성분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며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다. 건강한 고양이도 인과 칼슘 비율이 비슷한 사료를 먹는 것이 좋은데, 간식에서는 그 비율을 확인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사료협회서 권장하는 사료의 칼슘:인 비율은 1:0.83으로 보통 사료에는 1:1 비율로 들어가 있다. 현재 판매 중인 츄르 중에는 칼슘과 인의 성분함량이 표시되지 않은 제품도 있다. ‘사료관리법’에 따르면, 원료를 균질하게 배합할 수 없는 제품의 경우 성분등록은 하되 등록 성분량 등록 및 제품 표시는 제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 몇 개까지 먹여도 될까

애니멀피플 고양이 기자 ‘만세’가 반려인에게서 츄르 봉지를 낚아채 도망가고 있다. 
애니멀피플 고양이 기자 ‘만세’가 반려인에게서 츄르 봉지를 낚아채 도망가고 있다.  ⓒ한겨레

조우재 소장은 여러 이유로 하루 급여량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소장은 “미국동물병원협회(AAHA)에서 권하는 간식양은 전체 칼로리의 10% 정도다. 챠오츄르의 경우 4~5킬로 성묘의 사료 섭취량을 50g으로 봤을 때, 간식 허용량은 5g 정도다. 츄르 제품에 권장량으로 적혀있는 4개는 수분을 뺀 츄르 스틱의 용량이 대략 1.4g으로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염도의 측면에서 보면 더 급여량을 더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채미효 대표는 “일본 업체가 주장하는 4개는 칼로리에 대한 제한을 맞춘 것 뿐이다. “일본 업체가 주장하는 4개는 칼로리에 대한 제한을 맞춘 것뿐이다. 츄르의 원재료 염도는 0.4~0.6%다. 인간이 짠맛을 느끼는 기준인 0.7~1%보다는 낮지만 여러 개를 먹을 경우 짠 간식을 먹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 장단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기호성이 좋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식욕부진이 있다거나 수분 섭취가 모자라더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날 반려인과의 애착관계 형성을 위한 보상품 정도로 주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길고양이에게 줘도 될까

깨끗한 물을 마시기 힘든 길고양이의 경우 실내생활을 하는 고양이보다 신장 질환에 걸리기 쉽다. 신부전증이 있을 수 있는 길고양이에게도 츄르를 줘도 될까? 김선철 과장은 “어쩌다 한 개 씩 주는 것은 수분 보충의 의미가 될 수 있다. 음식쓰레기를 먹는 길고양이의 경우 평소 염분 섭취가 높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렇더라도 쓰레기보다는 츄르가 낫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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