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호·천준호 의원 등 이재명 대통령과 가까운 친명계 현역 의원들이 차기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신임 비서실장에는 임광현 국세청장이 발탁됐다.
임 실장은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의 조세공약을 설계하고, 국세청장 재임 기간 체납 징수 성과를 내 대통령으로부터 여러 차례 공개 칭찬을 받은 인물이다.
이번 인선을 두고 이 대통령이 정치적 측근보다 정책 이해도와 행정 경험을 갖춘 인물을 기용해 민생 정책의 실행과 국정 성과에 무게를 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임광현 국세청장(오른쪽)이 14일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전임자인 강훈식 비서실장의 소개를 받은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이 임광현 국세청장을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강 실장이 지난달 21일 사의를 표명한 지 23일 만이다.
강훈식 실장은 "임 비서실장은 22대 국회의원과 국세청장을 역임했으며 풍부한 행정 경험과 정무 감각을 겸비한 경제 관료 출신 정치인이다"라며 "국회와 정부를 두루 경험한 만큼 국민의 목소리를 국정에 더 크게 반영하고 당정청 간 협력으로 국정 성과에 속도를 낼 적임자다"라고 설명했다.
임광현 신임 실장은 행정고시 38회로 공직에 입문해 국세청에서 일했고, 참여정부 때는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냈다. 2024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당선됐으며, 지난 대선에서는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부본부장으로 활동하며 이 대통령의 조세공약 마련에 참여했다. 이후 이재명 정부 초대 국세청장을 맡아 조세 행정을 이끌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임 실장이 국세청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국세청의 성과를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대표적 사례는 4월28일이다. 이 대통령은 엑스(X, 옛 트위터)에 해외 은닉재산 환수 성과를 소개한 임 실장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국회의원 버리고 국세청장을 맡아주신 임광현 청장님 열일 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썼다.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도 국세청의 업무 성과를 별도로 칭찬했다.
5월27일에는 엑스에 체납관리단이 가동 80일 만에 약 100억원의 체납액을 징수했다는 소식을 공유하며 "국세청 공직자 여러분과 임광현 국세청장님, 잘하고 계신다"고 했다. 조세 정의 실현과 재정 확보, 일자리 확충 등을 거론하며 지방정부에도 체납관리단 운영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9일에는 엑스에 국세청이 15년간 세금을 체납한 고액 체납자로부터 약 4천억 원의 체납액에 대한 납부계획을 확보한 성과를 소개하며 "이런 공직자들이 나라발전에 크게 기여한다"라고 썼다. 임 실장이 이끄는 국세청의 체납 징수 성과를 높이 평가한 것이다.
그동안 비서실장 후임으로는 한준호·천준호 의원을 비롯해 친명계 현역 의원들이 거론돼 왔다. 두 의원은 각각 이 대통령의 대선 수행실장과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맡은 인물이다.
다만 현역 의원을 발탁하면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하고, 지역구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 부담도 있었다. 반면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임 실장은 이미 국세청장으로 재직하고 있어 지역구 공석에 따른 보궐선거 부담이 없다.
이번 인선은 대통령과 가까운 지역구 현역 의원보다 행정 현장에서 성과를 입증한 인물을 택해, 민생 정책의 실행력을 높이고 국정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하겠다는 메시지로도 읽힌다.
한편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날 퇴임을 앞두고 "국민 여러분께 꼭 성공한 정부를 보여드리고 싶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았다고 말씀드렸던 마음은 그대로다. 오로지 그 일념으로 분투한 499일이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새롭게 출발하는 청와대는 성공한 정부에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언제나처럼 믿고 응원해 주시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