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는 청춘의 한 장면이고, 누군가에게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과거다. 단종된 주류부터 과거 게임기와 복고 패션까지, 오래된 상품과 유행이 다시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과거를 경험한 세대는 향수를 느끼고, 젊은 세대는 새로운 취향을 발견한다. 추억의 상품은 세대 간 간극을 좁히는 공통의 언어가 될 수 있을까.
롯데칠성음료가 단종된 추억의 양주 캪틴큐를 11년 만에 다시 선보인다. ⓒ롯데칠성음료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2015년 단종한 양주 캪틴큐를 11년 만에 재출시한다. 1980년 출시된 캪틴큐는 저렴한 가격으로 양주 대중화를 이끌며 1980~1990년대 술자리의 한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제품은 캐리비안 럼 원액을 사용하고 오크통 숙성을 거쳐 맛을 새롭게 구성했으며, 기념주화를 담은 한정판도 선보인다.
게임업계에서도 과거의 기기와 게임이 새로운 형태로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레고그룹은 소니의 첫 거치형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1을 재현한 레고 세트를 출시했다. 1911개의 브릭으로 본체와 컨트롤러를 구현했으며, 본체의 오픈 버튼을 누르면 인기 게임을 모티브로 한 미니 디오라마가 등장한다.
패션에서도 과거 유행이 다시 소비 흐름에 들어왔다. 리바이스는 1990년대 유행했던 로우라이즈와 루즈핏 데님을 다시 선보이며 관련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주류와 게임, 패션에 이르기까지 과거의 상품과 스타일이 재출시와 재해석을 거쳐 새로운 소비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사례에서 주목할 점은 과거의 상품이 돌아왔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세대마다 떠올리는 기억과 매력을 느끼는 지점은 다르지만, 같은 상품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기성세대에게는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향수가, 젊은 세대에게는 경험하지 못한 시대에 대한 호기심과 새로운 취향이 소비 동기로 작용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세대가 같은 상품에 관심을 갖는 현상은 대화의 소재가 될 수도 있다. 기성세대가 간직한 기억과 젊은 세대가 새롭게 발견한 매력을 나누면서 서로의 경험을 이해할 계기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공통의 관심사가 실제 세대 간 소통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세대 간 소통의 어려움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리서치가 2026년 2월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세대인식조사’에서 응답자의 83%는 우리 사회의 세대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고, 74%는 세대 갈등을 직접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다른 세대와 대화하기 어렵다는 응답은 아랫세대에 대해 44%, 윗세대에 대해 38%였다.
젊은 세대가 윗세대에 느끼는 친근감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18~29세가 70세 이상에게 느끼는 친근감은 10점 만점에 2.7점으로, 70세 이상이 20대에게 느끼는 친근감인 4.1점보다 낮았다. 18~29세 응답자 가운데 윗세대와 대화하기 어렵다고 답한 비율은 69%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