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국정감사(국감)가 여야 의원들의 거친 발언과 고성으로 연일 소란을 빚고 있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장소인 '부엉이바위'를 언급했다가 발언권을 정지당한 사건의 후폭풍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혼자서 6인분', '조직폭력배' 등 의원들 사이에서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오가면서 국정감사가 여야 간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대한법률구조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8일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법무부 국감은 시작부터 김 의원의 발언권 정지 문제를 둘러싼 공방으로 시끄러웠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자신이 이틀 전 김태규 의원에게 "인간이 돼라"고 발언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과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박 의원은 "제가 그 패륜 발언을 한 의원에게 '인간이 돼라'고 발언한 게 맞다"며 "저는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인간이 되면 되는 것인데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논란은 6일 대법원 국감에서 불거졌다. 당시 손솔 진보당 의원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제2의 윤석열을 꿈꾸는 것이냐"고 질의하던 도중 김 의원이 질의 내용과 무관하게 "우리 부엉이바위의 진실이나 하나 만들자"고 발언한 것이다.
부엉이바위는 노 전 대통령이 2009년 투신해 서거한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의 장소다. 지명 자체가 멸칭은 아니지만,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희화화하는 소재로 사용돼 왔다.
김태규 의원의 발언에 박은정 의원은 "인간이 돼라"라고 비판했고,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한 번도 사람인 적이 없어"라고 거들었다. 김태규 의원은 박 의원에게 "네가 인간이 돼라"고 맞받은 데 이어 김용민 의원을 향해 "부엉이바위에 긁혔어?"라고 물었다.
결국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차마 입에 담을 수가 없다"며 국회법 제145조에 따라 김 의원의 발언권을 정지했다.
이 같은 갈등은 이날에도 계속됐다. 김태규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민주당 의원들 소리도 높았는데 그쪽은 '음소거'하고 참 편향적으로 듣는다"며 "저에게 말고 다른 분에게 그 말(인간이 돼라)을 하면 과연 참을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고 항의했다.
반면 김용민 의원은 "김태규 의원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발언 정지시키고 또 경고하고 퇴장시키고 하셔야 한다"며 "이 자리에 같이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손솔 의원도 자신의 질의 도중 김태규 의원이 고성으로 방해한 것이 발단이라며 먼저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박형수(오른쪽)·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갈등은 서 위원장의 회의 진행 방식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으로도 번졌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서 위원장의 발언 시간이 전체 회의 시간의 3분의1을 차지했다는 보도를 거론하며 "18명이 회식을 하는데 18인분 고기를 시켰으면 1인분씩 먹어야 할 것 아닌가. 6인분을 한 분이 드셨다"고 비판했다.
이에 서 위원장은 "위원장은 의사를 진행해야 하고, 회의 의미도 이야기하는 것인데 혼자 6인분을 먹었다고 하는 것은 인신공격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서 위원장과 곽 의원 사이의 거친 설전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여야가 국감 파행의 책임을 놓고 공방을 벌이던 도중 서 위원장이 곽 의원을 향해 "못된 짓은 '꽥꽥이'가 제일 많이 하지"라고 말했다. 곽 의원의 성씨를 이용해 비꼰 것이다.
이에 곽 의원이 "서팔계, 그만 좀 해"라고 맞받자 당시 법사위원장이었던 추미애 현 경기도지사는 같은 표현을 다시 사용하면 퇴장 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국감에서도 여야 의원들의 언쟁은 반복됐다. 6일 저녁 휴식 후 재개된 대법원 국감에서는 참고인 발언 절차를 놓고 서 위원장과 박형수 의원이 충돌했다.
당시 서 위원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경호 변호사에게 별도의 질의 없이 발언 기회를 주자 박 의원은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항의했다. 이에 서 위원장은 박 의원을 향해 "조직폭력배 같다"고 비판했고, 박 의원도 "여자 깡패구만"이라고 맞받았다. 이 과정에서 박 의원의 발언권까지 정지되면서 국감이 약 25분간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