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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에 친숙하면서도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익숙한 캐릭터 '먼작귀'(먼가 작고 귀여운 녀석), 일명 '치이카와'를 기반으로 한 극장판 영화가 개봉됐다. 개인 작가가 선보인 캐릭터가 무럭무럭 자라 이제는 대형 기업이 선보이는 캐릭터 IP 못지않은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 창작자가 SNS를 통해 선보인 캐릭터가 다양한 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영향력을 확장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들의 성장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극장용 애니 영화 '먼작귀'(치이카와), 흥행 청신호 : 개인 작가가 SNS 통해 내놓은 '캐릭터'가 뜨고 있다
개인 작가들이 SNS를 통해 선보인 캐릭터들이 여러 분야와 협업하며 활약하고 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최근 국내 박스오피스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치이카와 : 인어 섬의 비밀'이 개봉하면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개봉 첫날 누적 관객 수 15만3016명을 기록한 데 이어, 개봉 전부터 높은 예매율을 보이며 흥행 기대감을 키웠던 '치이카와'가 실제 관객 동원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치이카와'는 보수 100배라는 달콤한 유혹에 이끌려 미지의 섬으로 떠난 치이카와 일행이 그곳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수상한 토벌 미션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아기자기한 외형만 보면 어린이를 겨냥한 작품처럼 보이지만, 귀여운 캐릭터 속에 노동과 불안, 생존이라는 현실적인 요소를 녹여내고 공포와 우정을 오가는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성인 팬층까지 사로잡았다는 평을 받는다.

극장용 애니 영화 '먼작귀'(치이카와), 흥행 청신호 : 개인 작가가 SNS 통해 내놓은 '캐릭터'가 뜨고 있다
극장판 영화 '치이카와 : 인어 섬의 비밀' 포스터. ⓒCJ ENM MOVIE

무엇보다 '치이카와'의 성장 과정은 기존 캐릭터 IP와는 출발점부터 다르다. 아기자기한 캐릭터를 앞세운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이전에도 많았지만, '치이카와'는 일본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나가노 작가가 2020년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연재한 만화에서 시작됐다. 개인 창작자가 SNS에서 선보인 콘텐츠가 팬덤을 형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극장판 애니메이션까지 확장된 셈이다.

국내에서도 SNS 컷툰이나 개인 창작 캐릭터가 다양한 상품과 콘텐츠로 확장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지만,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아직 드물다. '치이카와'가 예매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상업적 성과를 거두면서 SNS에서 출발한 캐릭터 IP가 대중 콘텐츠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SNS에서 탄생한 캐릭터, 팝업으로 시장성을 증명하다

극장용 애니 영화 '먼작귀'(치이카와), 흥행 청신호 : 개인 작가가 SNS 통해 내놓은 '캐릭터'가 뜨고 있다
2025년 5월 종료된 '가나디의 쿠킹클래스' 팝업스토어 안내 이미지. ⓒGANADI

개인 창작자가 직접 만든 캐릭터가 SNS를 통해 대중에게 쉽게 알려지면서, 대형 기업이 제작한 캐릭터 못지않은 팬덤과 소비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팬덤 형성의 유력한 통로로 최근에는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 팝업이나 팝업스토어가 주목을 끌고 있다.

두산베어스와 '망곰이'의 콜라보레이션 팝업은 개인 캐릭터의 상업적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2026년 8월28일부터 9월3일 약 일주일 동안 운영된 팝업에는 3천 명이 방문했고, 매출은 7억3천 만원을 기록했다. 두산베어스 구단 상품 매출 역시 2023년 대비 120% 성장했으며, 시즌 중 망곰이와 함께 선보인 굿즈 상당수가 품절 이후 웃돈이 붙어 재판매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가나디' 역시 더현대 서울에서 쿠킹 클래스를 콘셉트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2025년 5월15일부터 5월28일까지 2주간 진행된 팝업에는 1만명이 넘는 팬들이 방문했으며, 사전 예약 좌석 7천 석은 오픈 18분 만에 모두 마감됐다. SNS에서 형성된 팬덤이 온라인에서 소비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오프라인 공간으로 이동해 구매와 체험으로 이어진 것이다.

'가나디'와 '망곰이'는 모두 SNS에서 활동을 시작한 개인 작가 '짤쓸사람'과 '유랑'이 각각 만든 캐릭터다. 카카오의 '라이언'이나 '춘식이'처럼 기업이 기획·개발한 캐릭터와 달리 개인의 창작에서 시작됐지만, 팬덤의 규모와 소비력을 바탕으로 자체적인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귀여움' 넘어 문화와 콘텐츠를 연결하는 IP

극장용 애니 영화 '먼작귀'(치이카와), 흥행 청신호 : 개인 작가가 SNS 통해 내놓은 '캐릭터'가 뜨고 있다
민음사 60주년 기념 특별 커버 도서 & 노트. ⓒ민음사

SNS 캐릭터의 확장은 단순히 상품 판매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번 '치이카와'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흥행처럼 국내 SNS에서 시작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캐릭터 역시 다른 콘텐츠와 결합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출판사 민음사와 캐릭터 IP 브랜드 '오늘의 귀여움'의 콜라보레이션이다. 민음사 창립 60주년을 맞아 진행된 이번 협업에서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안톤 체호프의 '사랑에 대하여',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괴테와의 대화', 문정희 시집 등 고전·문학 작품의 표지에 '치즈덕', '부실감자', '복슬이', '강사장' 등 친숙한 캐릭터를 입혔다.

반응도 뜨거웠다. 사전 예약은 마치 인기 공연 티켓을 예매하듯 치열하게 진행됐고, 현장에서도 매일 오픈시간인 오전 10시30분부터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책을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 소유하고 인증하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취향으로 자리 잡는 이른바 '텍스트힙(Text Hip)' 문화와 맞물리면서, 문학과 캐릭터의 결합이 새로운 독서 경험으로 이어진 사례라고도 볼 수 있다.

이는 고전에 캐릭터를 입혀 상품을 판매하는 마케팅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익숙하고 귀여운 캐릭터를 통해 상대적으로 어렵게 느껴지는 고전문학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작품에 대한 친근감을 높였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익숙한 SNS 캐릭터를 매개로 책과 문학을 접할 기회를 넓혔다는 점에서, 개인 창작 IP가 문화 콘텐츠와 결합해 만들어낼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력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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