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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영 NH농협은행장이 첫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5대 은행장 가운데 차기 지주 회장이 누구일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곳은 농협은행뿐이다.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초 회장 연임을 확정했고,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회장이 연임했다. KB금융지주도 이재근 글로벌 및 WM·SME부문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택하면서 리더십 교체의 방향을 정했다. 

하지만 NH농협금융지주는 이찬우 회장의 임기가 내년 2월 끝나 농협은행장 인선과 회장 승계 절차가 연말에 맞물리게 된다.

강 행장의 경영 성적표에는 성과와 부담이 함께 담겨 있다. 디지털 분야를 살펴보면 올원뱅크 이용자가 늘고 인공지능(AI)의 업무 적용 범위도 넓어졌다. 반면 올해 상반기에는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 증가에도 순이익이 줄었고, 지난해 개선됐던 연체율도 다시 상승했다.

강태영 농협은행장 연임 심사가 이찬우 농협금융지주 회장 승계 절차와 시기 겹친다 : 수익·건전성 과제에 추가 변수로 가세
강태영 농협은행장의 임기는 올해 12월31일까지다. 올해 말 은행장 임기가 끝나는 5대 은행 가운데 차기 지주 회장이 누구일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곳은 농협은행뿐이다. ⓒ농협은행

◆ 회장은 내년 2월 은행장은 올해 말, 농협금융은 지주 회장이 은행장 후보 추천 기구에 없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 행장의 임기는 올해 12월31일까지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도 같은 날 임기를 마친다.

하지만 은행장 인선의 배경이 되는 금융지주의 리더십 상황은 서로 다르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3월 연임을 확정해 2029년 3월까지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지난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2028년 3월까지다.

KB금융지주에서는 양종희 회장의 연임이 불발됐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11일 이재근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반면 강 행장의 연임 심사는 이찬우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심사와 시기적으로 겹친다. 

지난해 2월3일 취임한 이찬우 회장은 내년 2월2일 첫 2년 임기를 마치게 된다. 

농협금융지주가 회장 임기 만료 3개월 전 승계 절차를 시작하는 것을 원칙으로 두고 있다는 것을 살피면 올해 말 은행장 인선과 회장 후보 추천 절차의 일정이 겹칠 가능성이 있다. 

금융지주 회장의 인선이 은행장 인선의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남아있는 셈이다.

두 인선의 후보 추천은 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담당한다. 임추위는 회장과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하며, 은행장 후보는 이후 농협은행 임추위의 자격 검증과 심사,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된다. 

특기할만한 점은 위원회의 구성이다. 현재 지주 임추위는 사외이사 4명과 비상임이사 1명,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찬우 회장은 위원에 포함돼 있지 않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회장 후보와 자회사 대표 후보의 추천을 같은 위원회가 담당하는 곳은 농협금융지주뿐이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는 두 기능을 맡는 위원회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각 지주 회장이 자회사 대표 후보를 추천하는 위원회의 위원장이나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5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자회사 대표 후보 추천기구에 위원으로 참여하지 않는 회장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농협은행은 연임 전례도 드물다. 2012년 출범 이후 연임한 행장은 이대훈 전 행장뿐이다.

◆ 이자·수수료 늘었지만 순이익은 감소, 충당금과 농업지원사업비 부담

강 행장은 취임 첫해인 2025년 농협은행의 사상 최대 순이익 기록을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다만 증가율은 높지 않았다. 농협은행의 2025년 연결기준 순이익은 1조8140억 원으로, 2024년보다 0.4%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2.6% 줄어들었지만,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크게 감소하면서 순이익 증가를 뒷받침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수익과 비용의 흐름이 바뀌었다. 이자이익은 3조975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수수료이익은 4404억 원으로 16.2% 증가했다. 그러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2972억 원으로 57.9% 늘고 유가증권·외환파생 손익이 감소하면서 순이익은 1조1629억 원으로 2025년 상반기보다 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농협금융그룹 순이익은 1조7791억 원으로 9.2%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이 순이익을 두 배 이상 늘리는 등 비은행 계열사가 성장하면서 그룹과 은행의 실적 흐름이 갈렸다.

농협은행 특유의 비용 구조도 순이익에 영향을 줬다. 농업지원사업비는 지난해 상반기 2194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2525억 원으로 늘었다. 농협중앙회의 농업·농촌 지원사업 등에 쓰이는 비용이다. 이를 부담하기 전 기준 순이익은 1조346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감소율은 0.3%였다. 농업지원사업비 증가가 더해지면서 최종 순이익 감소폭이 커진 것이다.

건전성 관리 부담도 남아 있다. 농협은행의 전체 연체율은 강 행장 취임 직전인 2024년 말 0.56%에서 지난해 말 0.49%로 낮아졌지만, 올해 6월 말에는 0.53%로 다시 올랐다. 같은 시점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지난해 말 0.49%에서 0.52%로 상승했다.

다만 이러한 상황의 이유는 있다. 농협은행은 농업·지역금융 중심의 사업 구조상 지방 주택시장과 지역 중소기업 경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농협은행의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07%인 반면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71%로 차이가 컸다. 

◆ 올원뱅크 이용자 27.7% 증가, 디지털 경력에서 이어진 성과

강 행장의 전문성과 경영성과가 직접 맞닿는 분야는 디지털이다.

강 행장은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인사·기획·영업 업무를 거쳤다. 이후 농협은행 올원뱅크사업부장과 디지털전략부장을 지냈고, 2023년에는 농협은행 DT부문장과 농협금융지주 디지털금융부문 부사장을 겸임한 '디지털 전문가'다. 은행장 후보 추천 당시에도 뱅킹 앱을 그룹 슈퍼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데 참여한 경험이 주요 강점으로 제시됐다.

강 행장의 취임 이후 올원뱅크의 이용 기반은 확대됐다.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2024년 말 약 432만 명에서 지난해 말 약 516만 명, 올해 7월 말 약 552만 명으로 증가했다. 취임 직전보다 27.7% 늘어난 규모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2월 올원뱅크를 개편하면서 계좌관리와 비대면 판매상품을 확대하고 증권·카드·보험 등 계열사 서비스 연계를 강화했다. 부동산·모빌리티·헬스케어 등 생활서비스도 더해 고객이 앱을 이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혔다.

올해 조직개편에서는 AI 전략과 데이터 분석, 업무 자동화 기능을 통합한 AI데이터부문을 신설했다. 7월에는 기업여신 심사에 AI 기술을 적용한 심사체계도 구축했다. 고객 접점인 앱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은행 내부의 업무 처리 방식까지 바꾸고 있는 셈이다.

◆ 취임 과제였던 내부통제 강화, 조직·감시체계 보강 성과냈다

디지털 혁신과 함께 강 행장이 취임 당시 부여받은 과제는 내부통제 강화였다. 전임 행장 시절 잇따라 금융사고가 드러나면서 조직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강 행장은 준법감시 인력을 전문 경력자 중심으로 확대하고 내부통제 조직을 기존 6개 팀에서 9개 팀으로 늘렸다. 사고예방팀과 자점감사 모니터링반, 책무관리팀을 보강해 사고 예방과 감시, 경영진의 책임 이행을 담당하도록 했다.

영업점 감사 방식도 손질했다. 순회감사제도를 폐지하고 자점감사 모니터링반을 신설해 이상 징후 거래와 고위험 업무를 상시 점검하는 체계를 강화했다. 지난해에는 자체 내부통제전문가 인증제도를 도입해 3521명이 3급 인증을 받았다.

올해에는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하기도 했다. 금융소비자보호 담당임원(CCO)의 선임과 해임을 이사회 의결사항으로 정하고, 해임에는 이사 총수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요구하도록 했다. 소비자보호 조직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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