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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홍규 대표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라인하프 광고.
서홍규 대표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라인하프 광고. ⓒinstagram/linehalf_

″안녕하세요. 제 생각에 이러한 스토리를 올리는 게 지금 유행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마 많은 분들이, 다른 사람들이 올린 것과 같은 글인 줄 알고, 이 스토리를 그냥 지나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것은 이벤트입니다.”

인스타그래머라면 한 번쯤 봤을 법한 이 문구는 가구 브랜드 ‘라인하프’가 선보인 인스타그램 스토리 광고형 이벤트 중 일부다. 라인하프는 지난 27일 오전 1시44분에 해당 이벤트를 띄웠다. 인스타그램 운영 방침상 24시간 노출 후 자동 삭제되는 스토리 속 이 광고는 어마어마한 결과를 가져왔다. 애프터스쿨 출신 리지, 어반자카파 조현아, 치어리더 김연정 등 여러 셀러브리티들까지 참여하면서 스토리 게시물 조회 수는 14만회가 넘었다.

광고가 크게 흥행하면서 후발주자들도 생겨났다. 여러 브랜드 공식 계정이 비슷한 형식으로 스토리에 게시물을 올렸다. 브랜드가 아닌 개인들도 재미삼아 자신의 스토리에 비슷한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라인하프의 광고가 ‘밈’으로 재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지난 며칠 인스타그램을 들었다 놨다 한 라인하프 서홍규 대표(29)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라인하프 서홍규 대표.
라인하프 서홍규 대표. ⓒ서홍규

- 말 그대로 ‘대박’이 났어요. 24시간 동안 몇 명이나 참여한 거예요?

= 몇 명이 참여했는지 정확한 숫자를 알 수는 없었어요. 이벤트 응모 방식이 제가 올린 스토리 게시물을 캡처해서 자신의 스토리에 올린 다음 제 계정을 다시 태그하는 거였는데요. 이 때 태그된 제 계정으로 DM(다이렉트 메시지)이 오더라고요. 그런데 그 DM 알림은 99개가 최대였어요. 그 이상은 표시가 안되더라고요. 대신 제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스토리 조회 수는 14만4000회 정도였어요.

 

- 하루 만에 14만명이라니 정말 대단한 숫자네요. 사실 저도 그중 한 명이었는데요. 이벤트 당첨자를 뽑는데 고민이 컸을 것 같아요.

= 이벤트가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면서 제일 걱정했던 부분이에요.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1/N 확률로 공정하게 추첨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더라고요. 나름대로 고안한 방식은 매시 정각에 DM 메시지 요청란에서 저를 태그해주신 분들 중에서 10명씩을 먼저 추리는 거였어요. 그중에서 다시 무작위로 7명을 뽑았고요. 또 이벤트 공지 게시물에 댓글 달아주신 분 중에서 좋아요를 가장 많이 많은 3분을 더 뽑았어요. 원래는 5명을 뽑을 생각이었지만, 워낙에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셔서 10명으로 늘렸어요.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 팬이었던 한 분께 선물을 보내드릴 예정이에요.

 

- 라인하프 이벤트가 화제가 되면서 후발주자들도 많이 생겨났어요. 이 이벤트 어떻게 하게 되신 거예요?

= 사실 인스타그램에 이미 유행하던 ‘사회 실험’에서 착안했어요.

 

서 대표가 말하는 ‘사회 실험‘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서 팔로워 간의 친밀도를 테스트하는 용도로 몇 해 전부터 유행처럼 도는 게시물을 말한다. 에디터 또한 지난 해 초 페이스북을 통해 이 ‘사회 실험’에 참여했는데, 교류가 없었던 페친들과 소통하면서 꽤나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 그런데 그 사회 실험은 친구들이랑 놀이처럼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잖아요.

= 맞아요. 주변에서 많이들 하죠. 저도 자주 봤던 ‘사회 실험‘인데 그날은 평소처럼 인스타그램을 하다가 접점 없는 두 사람의 ‘사회 실험’ 스토리를 연달아 보게 됐어요. 문득 ‘이걸 활용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브랜드가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하다 보니,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브랜드 홍보에 관심이 많았는데 순간적으로 아이디어가 떠오른 거죠.

 

<서홍규 대표가 스토리에 올린 글>

 

”안녕하세요. 제 생각에 이러한 스토리를 올리는 게 지금 유행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마 많은 분들이, 다른 사람들이 올린 것과 같은 글인 줄 알고, 이 스토리를 그냥 지나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것은 이벤트입니다. 이 스토리를 캡처해서, 본인의 스토리에 다시 올리기만 한다면, @linehalf_ 계정만 태그해서 올려준다면, 추첨을 통해 총 다섯 분에게 모듈 가구를 선물해드리려고 해요. 아! 참고로 비공개 계정은 태그해주셔도 저한테 알림이 안 와서 참여가 불가능하실 것 같습니다.”

 

서 대표는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에게 친숙해진 ‘사회 실험‘을 ‘이벤트’로 전환시켰다. 기존 다른 이벤트처럼 브랜드 계정을 따로 팔로우할 필요도 없었고, 비용도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에 수많은 인스타그래머들의 참여가 이어졌다. 이 이벤트 응모에 소요되는 시간은 1분도 채 되지 않았다. 물론 배경이 된 감각적인 가구 사진도 한몫했다.

 

- 대형 광고 회사들도 하지 못한 일을 해냈어요. 혹시 광고 관련 일을 하신 적이 있나요?

= 대학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 패션 마케팅을 공부하고 있어요. 예전에 의류 사업을 말아 먹고 작년 9월 전주에서 가구 브랜드 ‘라인하프‘를 오픈했고요. 1인 기업이다 보니, 가구를 만들고 팔고 홍보하는 일까지 모든 일을 제가 하고 있는데요. 인지도가 전혀 없어서 홍보에 한계가 많더라고요. 그렇다고 광고와 홍보에 비용을 크게 들일 수도 없는 형편이에요. 매일매일 ‘어떻게 하면 라인하프를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흘러흘러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고민이 깊었지만 사실 대단한 기획으로 시작한 건 아니였어요. 이벤트를 새벽 1시 넘어 시작했는데, 퇴근길에 휙 하고 올려버린 거였죠.

 

- 브랜드 홍보차 시작한 이벤트 게시물이 이제는 ‘밈’이 됐어요. 

=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는 것 같아요. 일단 제가 기대한 대로 이벤트가 확산하면서 주위에서 좋은 얘기를 많이 들은 일은 기뻤어요. 그런데 나중에는 온갖 이벤트가 넘쳐나다 보니 지켜보는 저도 조금 지치더라고요. 그 부분은 조금 죄송스러운 마음이에요.

 

이제 재창업 4개월 차 서홍규 대표는 믿을 수 없는 그 하루를 이렇게 기록했다.

″누군가에게는 어느 하루의 해프닝으로, 아니 어쩌면 SNS에서 도배된 어느 한 게시물로 인해 짜증이 났을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하루, 24시간이었다.”

도혜민 에디터: hyemin.d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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