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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안건 가결률 100%, 1년 동안 4대금융지주 합산 이사회 반대표 1표. 

최근 공개된 2025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른 4대 금융지주 이사회의 성적표다. 이사회가 경영진의 뜻을 그대로 따르는 '거수기'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가결률과 찬성률이다.

물론 이사회의 안건 찬성률이 높다는 사실만으로 이사회 내에 ‘아무런 논의조차 없었다’고 단정 짓기는 무리가 있다. 실제 회의에서는 치열한 질의응답과 토론이 오갔을 수 있기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 이사회 아무래도 '거수기' 정황 : 지난해 안건 100% 가결, 의견란엔 '당부한다' '보고 받아' 되풀이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문제는 이러한 논의의 흔적이 일반 주주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핵심 자료인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제대로 담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사회 내부에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한들, 눈으로 보이는 성적표가 압도적 찬성표에 따른 100%의 가결율이고, 그 논의 과정조차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면 주주들 입장에서는 결국 ‘거수기’라는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 KB·하나금융 단순 ‘당부’에 그쳐, 우리금융은 그 ‘당부’마저도 0건

금융지주사들은 지배구조 연차보고서 내에 이사회 및 소위원회 의결 사항을 기재하며 ‘특이의견’ 항목을 둔다. 전원 찬성으로 통과된 안건이라도, 그 과정에서 이사들이 어떤 우려점이나 개선 방안을 제시했는지를 이 항목을 통해 엿볼 수 있어야 한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종종 특이의견에 이사들의 코멘트가 한 줄씩 적혀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지극히 원론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리스크 관리에 대한 고민을 당부한다’, ‘개선 방안 마련을 당부한다’, ‘내부통제 관리 강화를 당부한다’ 등 구체적 논의 내용을 파악하기 힘든 단순 ‘당부’성 발언이 주를 이룬다. 그 ‘당부’를 어떤 이사회 멤버 중에 누가,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 중에 했는지는 전혀 파악할 수 없다. 

우리금융지주의 상황은 투명성 측면에서 더욱 심각한 아쉬움을 남긴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의 보고 안건 특이사항이나 이사별 활동 내역 항목은 대부분 단순 ‘보고를 받았다’는 식의 서술에 그치고 있다. KB금융이나 하나금융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짧은 ‘당부’의 흔적조차 찾기 힘들다.

◆ KB·하나·우리금융 이사회 내 소위원회 활동 내역도 ‘보고 받았다’가 끝

우리금융지주의 이러한 경향은 소위원회 활동 내역 기재 내용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소위원회 활동 내역의 ‘특이사항’ 부분은 전부 ‘특이사항 없음’으로만 적혀있으며, 각 소위원회의 ‘주요 안건에 대한 세부내용’ 역시 대부분 ‘보고를 받았다’에서 끝나고 있다. 

최근 금융권 최대 화두이자 안건 특성상 다양한 의견 교환과 날 선 비판이 오갈 수밖에 없는 윤리·내부통제위원회에서조차 구체적 논의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나마 눈에 띄는 대목은 지난해 4월25일 열린 제 1차 ESG경영위원회 회의의 세부내용 항목에 "윤인섭 위원은 평가대응 차원을 넘어 선도적인 ESG경영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고 적혀 있는 한 줄이다. 

이는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의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서도 마찬가지다. 특이의견 항목은 전부 비어있으며, 안건 세부내용은 점검했다, 결의했다, 보고했다, 심의했다 등의 포괄적 서술에 머무르고 있다.

◆ 돋보이는 신한금융지주, 이사별 상세 발언과 심층 질문까지 낱낱이 기록

반면 신한금융지주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이사회의 논의 과정을 세밀하게 기록해 비교적 투명하게 이사회 논의와 관련된 정보들을 주주,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의 연차보고서는 세부 안건에서 단순히 찬반 여부만을 기재한 것이 아니라, 어떤 이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을 했는지, 특정 사업 분야나 리스크에 대해 어떤 심층적인 질문을 던졌는지를 특이의견과 안건 설명 항목에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25년 6월23일 열린 제 5회 임시이사회에서 결의된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 중도 해지의 건’과 관련해 “최영권 사외이사가 추가적 자사주 취득 의사결정이 시장에 보여진 상황이 아니기에, 향후 주가에 일부 부정적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시장과 명확하게 소통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언을 했다”라고 적혀 있는 식이다.

이러한 투명성은 소위원회 활동에서도 빛을 발한다. 위원별로 어떤 항목에 주안점을 두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으며, 그 결과 어떤 발전적 논의가 이뤄졌는지 활발한 토의 흔적들을 남겨둔 것이다.

2025년 5월15일 열린 제7회 위험관리위원회에서 보고된 ‘그룹 고객자산 리스크관리 시스템 구축 완료’ 사항과 관련해 “양인집 위원은 데이터 통할 관리 역할에 대한 질의를 하였고, 최영권 위원은 시스템 활용 부서 확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고 기술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배구조 연차 보고서에 이사회 세부 논의 내용을 모두 상세하게 기록해야 한다는 규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이사회 의사록이 공시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주주나 투자자들이 이사회 의사록을 따로 확인하고 어떤 논의가 이뤄지는지 알기는 매우 어렵고, 이런 측면에서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이 쉽게 이런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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