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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개시하자,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맞불을 놓았다. 중동에서 나오는 원유의 사실상 유일한 수송로인 호르무즈가 봉쇄되면서 글로벌 제조업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트럼프 공격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왜 이렇게 중요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 한 것.

3일 CNN을 비롯한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에브라힘 자바리 이란 혁명수비대 소장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며 "폐쇄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이 있다면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에 의해 불태워질 것이다"고 경고했다.

자바리 소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압박을 느껴 궁지에 몰릴 때까지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역에서 석유가 수출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어떤 곳이길래 중동문제에 항상 등장할까?

트럼프 공격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왜 이렇게 중요할까
호르무즈 해협 위치를 나타낸 지도. 구글 지도 갈무리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남부와 오만 사이에 좁은 수로로 두 나라가 절반씩 관할하는 해역이다. 하지만 수심이 전반적으로 얕아 대형 유조선이 항행하려면 수심이 깊은 북쪽 이란 해역을 통과해야 한다. 

특히 이 해협은 페르시아만에서 대양으로 나가는 유일한 바닷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의 원유는 이 수로를 통과해야만 세계 시장에 도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해상 석유 수송량의 약 20~25% 정도가 이곳을 지나친다.

미국 에너지 정보청(EIA) 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하루 약 2천만 배럴의 원유와 석유제품이 이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한국으로 향하는 중동산 원유의 99%가 이 해협을 경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아랍에미리트 키사브 파이프라인과 사우디아라비아 동서횡단 파이프라인이 우회방안으로 꼽히지만 두 파이프라인을 합산해도 하루 약 650만 배럴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하루 2천만 배럴에 3분의 1도 대체하지 못하는 셈이다.

이런 지정학적 이유로 이란은 서방의 제재나 군사적 압박에 맞서 전략적 카드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꺼내왔다. 호르무즈 해협의 북쪽 해안 전체가 이란의 영해이기 때문에 이란 혁명수비대는 소형 고속정과 기뢰, 대함 미사일로 통행을 사실상 차단할 수 있어서다.

 

호르무즈 봉쇄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충격은 어디까지? 

JP모건과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분석을 종합하면 호르무즈 봉쇄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130달러 수준까지 급등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국제유가가 140달러에 육박했던 것과 맞먹는 수치다.

카타르 국영매체 알자지라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의 약 70%가 중국, 인도, 일본, 한국으로 향하는 물량이기 때문에 봉쇄로 인한 타격에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과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은 단순히 원유 정제 등의 화학 산업뿐 아니라 원유를 기초로 한 전력망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에너지 가격 상승은 생산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심각한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새뮤얼 라마니 연구원은 알자지라와 나눈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에너지 병목현상을 넘어 글로벌 경제 전반에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것이다"고 바라봤다.

라마니 연구원은 "수출과 가격문제뿐 아니라 거시와 미시적 경제 파급효과까지 매우 다층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매우 심각한 부정적 금융이벤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트럼프 공격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왜 이렇게 중요할까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2026년 3월1일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이란 사태’ 실물경제 점검회의에 앞서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 정부는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개최하면서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다. 외교부와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와 석유공사 및 가스공사, 에너지경제연구원 등 주요 경제단체 관계자들이 모두 분야별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한국 민관이 약 7개월분에 해당하는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어 단기적 대응은 가능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로 여겨진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에 따르면 한국은 전략비축기지 9곳에 모두 1억 배럴의 원유를 비축하고 있고, 액화천연가스(LNG)도 52일 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이란 전쟁이 장기화 될 경우다. 국내 석유업계는 장기 불황을 만나고 있어 국제유가가 급등하게 되면 이중고를 겪을 공산이 크다. 항공업계도 항공유의 상승으로 영업비용이 늘어나게 될 가능성이 나온다.

영국 싱크탱크 캐피털 이코노미스트의 닐 시어링 수석연구원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른 상태가 지속되면 앞으로 12개월 안에 그 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최대 0.2%포인트 깎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2025년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에 머무른 바 있어, 2026년 0.2%포인트 줄게 되면 충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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