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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6월 16일 10시 04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8월 16일 14시 12분 KST

적정한 화장비는 얼마인가?

지난달 장례를 치르면서 화장비는 얼마로 책정되는 것이 적정할까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화장예약 창구를 단일화하기 위해서 보건복지부가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화장예약 시스템인 'e하늘'에는 전국에 산재해 있는 55개 화장시설의 정보가 올라와 있다. 재미있는 것은 화장시설의 사용료인데 화장 대상이 성인인지 여부에 따라 사용료를 구분하기도 하고, 화장시설이 설치된 지방자치단체의 관내에 거주하는 주민인지 여부에 따라 사용료를 구분하기도 한다. 성인을 기준으로 할 때 관내 주민의 경우에 적게는 3만원, 많게는 30만원을 받는 곳이 있고, 관외 주민의 경우에는 적게는 6만원, 많게는 100만원을 받는 곳도 있다.

한겨레

지난달 장례를 치르면서 화장비는 얼마로 책정되는 것이 적정할까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화장예약 창구를 단일화하기 위해서 보건복지부가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화장예약 시스템인 'e하늘'에는 전국에 산재해 있는 55개 화장시설의 정보가 올라와 있다. 재미있는 것은 화장시설의 사용료인데 화장 대상이 성인인지 여부에 따라 사용료를 구분하기도 하고, 화장시설이 설치된 지방자치단체의 관내에 거주하는 주민인지 여부에 따라 사용료를 구분하기도 한다. 성인을 기준으로 할 때 관내 주민의 경우에 적게는 3만원, 많게는 30만원을 받는 곳이 있고, 관외 주민의 경우에는 적게는 6만원, 많게는 100만원을 받는 곳도 있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나 국가유공자에게는 사용료를 받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화장시설 사용료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지역마다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성인 기준으로 관내 주민에 대해서 울릉군 화장장의 경우에 3만원, 마산 화장장과 목포 화장장의 경우에 4만원의 사용료를 받는다. 반면에 홍성 추모공원의 경우에 관내 주민에 대해서 30만원의 사용료를 받는다. 또한 관내 주민이더라도 대인과 소인으로 구분이 되는데 대체로 15세를 기준으로 하지만, 사용료의 비율에서는 현격한 차이가 나타난다. 예컨대 청주 목련공원은 대인 10만원, 소인 5만원을 받아 2:1인 반면에 서울 추모공원은 대인 9만원, 소인 8만원을 받아 거의 차이가 없다. 태백시 화장장의 경우처럼 나이에 따른 구분 없이 동일하게 10만원을 받기도 한다. 이처럼 지역마다 들쭉날쭉한 화장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화장장 사용료의 책정이 무엇을 근거로 이루어지는지, 특히 대인과 소인의 사용료 차이가 무엇을 근거로 결정되는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화장장의 사용료에 관한 전국적인 표준이 제시될 필요가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관내 주민과 관외 주민에게 부과되는 사용료에서 부당하게 생각될 정도로 현격한 차이가 난다는 점도 화장시설의 사용료와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예컨대 속초 화장장의 경우에 성인 기준으로 관내 주민에게는 10만원을 받고, 관외 주민에게는 50만원을 받는다. 대체로 관내 주민보다 관외 주민에게 적게는 3~4배, 많게 9~10배 이상의 사용료를 부과하고 있다. 서울 추모공원과 인천 가족공원의 경우에 성인 기준으로 관내 주민에게는 9만원을 받지만 관외 주민에게는 100만원을 받아 10배 이상의 차이가 나고, 성남 영생관리사업소의 경우에 관내 주민에게는 5만원을 받지만 관외 주민에게는 100만원을 받아 20배의 차이가 나기도 한다. 유일한 예외로 전주 승화원의 경우에 관내와 관외를 구분하지 않고, 성인 기준으로 30만원의 사용료가 책정되어 있다. 화장장이 없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화장장을 이용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조치로 이해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배에서 심지어 20배에 달하는 사용료 차이는 불가피하게 다른 지역의 화장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부당한 조치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현행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은 모든 지방자치단체에 대해서 지역주민의 화장에 대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화장시설을 갖추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화장시설이 혐오시설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화장시설을 갖추고 있지는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법률은 화장시설의 사용료를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하면서 토지가격, 시설물 설치ㆍ조성비용, 지역주민 복지증진 등을 고려하여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사실상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화장비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사용료를 현실성 없게 높이 책정하거나 관내 주민과 관외 주민의 사용료 차이를 부당하게 벌리도록 위임 받았다고 볼 수는 없다. 국토가 협소한 상황에서 매장지의 부족으로 화장을 권장하면서도 화장장 사용료에 관한 합리적인 기준조차 제시되지 않은 현실에 대해서 이제는 고민할 시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