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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16일 05시 49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1월 17일 14시 12분 KST

대통령선거일 현재 5년 이상 국내 거주의 의미

뉴스1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10년의 임기를 마치고 2017년 1월 12일 귀국했다. 그는 공항에서 귀국성명을 발표하면서 대통령선거 출마의지를 암시했다. 대통령 탄핵소추로 조기대선이 예상되고 있는 시점에서 유력한 대권후보가 등장한 것이다. 헌법은 대통령선거에 출마(입후보)할 수 있는 연령을 40세 이상으로 한정하고 있다(헌법 제67조 제4항). 1944년생인 그가 40세가 넘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다만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현재 5년 이상 국내에 거주"하고 있을 것을 대통령선거 입후보자의 자격요건으로 명시하고 있어(법 제16조 제1항) 그가 과연 이 요건을 충족하였는지가 논란이 될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선관위)는 "선거일 현재 5년 이상의 기간을 거주한 사실이 있는 국민"은 피선거권이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문제는 "선거일 현재 5년 이상 국내에 거주"를 어떠한 의미로 해석할 것인지 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방자치단체 선거에 입후보하기 위한 자격요건으로 선거일 현재 계속하여 90일 이상 관할구역 내에 거주할 것을 요구한 것과 관련하여 "헌법이 보장한 주민자치를 원리로 하는 지방자치제도에 있어서 지연적 관계를 고려하여 당해 지역사정을 잘 알거나 지역과 사회적·지리적 이해관계가 있어 당해 지역행정에 대한 관심과 애향심이 많은 사람에게 피선거권을 부여함으로써 지방자치행정의 민주성과 능률성을 도모함과 아울러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의 정착을 위한 규정"이라고 이해하여 그러한 거주요건이 피선거권을 포함하는 공무담임권이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설시했다(헌재 1996. 6. 26. 96헌마200). 이러한 입장은 90일 거주요건이 60일로 완화된 후에도 그대로 유지되었다(헌재 2004. 12. 16. 2004헌마376). 이와 완전히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선거에서 5년 이상 국내 거주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대통령선거는 대한민국의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을 선출하는 선거이므로 대한민국의 사정과 대한민국 국민의 민심을 충분히 이해하고 대한민국의 행정에 대한 관심과 지식 및 애국심이 많은 사람에게 대통령 피선거권을 부여하기 위해서 국내 거주 요건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국내에 5년 이상을 거주하고 있는 사람에게만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해도 공무담임권을 침해하지 않으며 국내에 5년 이상을 거주하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대통령선거에서 차별적으로 취급한다고 해도 그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문제는 "선거일 현재 5년 이상 국내에 거주"를 어떠한 의미로 해석할 것인지 하는 것이다. 우선 "선거일 현재"는 국내 거주 기간을 계산하는 단순한 '시점(시간적 기준점)'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선관위의 해석은 이러한 해석으로 오해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 선거일을 기준으로 이전에(과거에) 5년 이상을 국내에 거주한 사실만 증명이 되면, 거주 사실은 주민등록일 것이므로 주민등록 사실만 증명이 되면 대통령 피선거권을 갖는다는 뜻이다. 만약 이러한 해석이 맞는다면 5년 이상의 국내 거주는 반드시 연속된 기간일 필요가 없다. 그저 선거일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에 국내에 거주했던 기간의 총합이 5년 이상이면 피선거권이 있다고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간 중간 외국에 거주했다고 하더라도(국내에 주민등록이 없다고 해도) 국내에 거주한(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기간의 총합이 5년 이상만 되면 피선거권의 자격에는 문제가 없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의 해석가능성은 선거일 당일로부터 국내 거주 기간을 계산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러한 해석에 따르면 선거일은 5년 이상의 거주 기간을 계산하는 '기산점(기간의 계산을 시작하는 기준점)'이 된다. 공직선거법의 문구도 "선거일 현재 5년 이상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이라고 되어 있어서 선거일은 거주 기간을 역산하는 기산점이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기산점인 선거일로부터 국내 거주 기간을 계산할 때 "5년 이상"이 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인데 여기서 "공무로 외국에 파견된 기간"과 "국내에 주소를 두고 일정기간 외국에 체류한 기간"은 국내 거주 기간에 포함된다. "5년 이상"이 단순히 국내에 거주했던 기간의 총합을 의미한다면 굳이 연속된 5년 이상을 채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연속된 국내 거주 기간의 중단을 의미하는 "공무로 외국에 파견된 기간"이나 "국내에 주소를 두고 일정기간 외국에 체류한 기간"을 국내 거주 기간에 포함시킨다는 규정을 둘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5년 이상"의 의미는 '연속된 기간'으로서의 5년 이상, 즉 그 사이에 '중단된 기간이 없는' 5년 이상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예컨대 대통령선거일을 2017년 4월 12일로 가정한다면 이 날로부터 그 사이에 중단 없이 5년이 되는 날은 2012년 4월 13일이므로 적어도 이 날부터 국내에 거주한 사람만이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 다만 예외적으로 공무로 외국에 파견된 기간이나 국내에 주소를 두고 일정기간 외국에 체류한 기간을 국내 거주 기간에 포함시키면 된다.


결국 5년 이상의 국내 거주 기간은 중단 없이 연속된 기간으로 선거일까지 연결되는 기간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 피선거권의 경우에는 단순하게 일정기간 동안의 국내 거주로 표현되어 있는 반면에 지방자치단체 피선거권의 경우에는 일정기간 동안 "계속해서" 관내 거주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선거일을 기산점으로 본다고 해도 5년 이상의 국내 거주는 반드시 기산점과 연결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로 1963년 헌법(제5차 개정헌법)은 "선거일 현재 계속하여 5년 이상 국내에 거주"라고 규정하고 있었으며(제64조 제2항) 동일한 내용이 1980년 헌법(제8차 개정헌법)까지 유지되었다가 현행 헌법에서 이 내용이 삭제되었다. 대신에 1997년에 개정된 선거법(당시 법률명: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에 "선거일 현재 5년 이상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이라는 표현이 추가되었다. 그렇지만 "계속하여"라는 표현이 없다고 해도 문언 그대로만 보면 "거주하고 있는"이라는 현재진행형 표현에 의하여 선거일 현재까지 연결되어 5년 이상을 국내에 거주하고 있을 것을 요구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결국 5년 이상의 국내 거주 기간은 중단 없이 연속된 기간으로 선거일까지 연결되는 기간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국내 거주 기간의 연속성 원칙에 대한 예외로서 "공무로 외국에 파견된 기간"과 "국내에 주소를 두고 일정기간 외국에 체류한 기간"은 국내 거주 기간에 포함되는데 우선 여기서 "공무"는 공무원이나 그에 준하는 신분을 의미한다. 주로 외무공무원이나 대사관 파견공무원으로 외국에 파견된 기간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또 국내에 주소를 둔 채 일정기간 외국에 체류하는 것은 상사주재원이나 언론사특파원, 유학생 등으로 불가피하게 국내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상태로 일정기간 동안 외국에 체류해야 하는 경우가 될 것이다. 유엔 사무총장의 경우에는 "공무"의 범위를 넓게 이해하거나 국내에 주민등록이 된 상태에서 일정기간 동안 외국에 체류한 것으로 본다면 이 기간은 국내 거주 기간에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공무가 공무원이나 그에 준하는 신분으로 엄격하게 한정된다면 국내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유엔 사무총장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외국에 체류한 경우에만 피선거권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경우에는 이 기간 동안 주소지를 외국에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직선거법의 개정 없이 현재 상태로 대통령선거가 실시된다면 피선거권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대통령 입후보자가 피선거권의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는지는 대단히 중요하다. 대통령 피선거권이 없으면 선거소송(당선소송)을 거쳐 당선이 무효로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대통령직을 둘러싼 논란이 얼마나 중대한 사안인지를 이미 충분히 경험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대통령 피선거권의 자격요건으로 국내 거주 기간의 의미를 명확하게 해석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만약 공직선거법의 개정 없이 현재 상태로 대통령선거가 실시된다면 피선거권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국회가 대통령선거의 기본규칙인 피선거권에 관한 규정부터 명확한 의미로 개정해야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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