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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2월 02일 11시 37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4월 04일 14시 12분 KST

'합법과 불법 사이' 길거리 간판

놀랍지만 입간판은 그동안 전부 불법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합법이다. 물론 일부만 합법이다. 지난해 12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에 입간판 합법화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입간판은 불법이지만 만연한 옥외광고 업계의 지하경제였다. 입간판 합법화는 지하경제를 양성화한다는 측면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두고 행정기관과 업계의 시각차는 명확하다. 행정기관은 단속의 법적 근거, 즉 규제관점이고 업계는 관련 산업의 진흥을 바라고 있다.

놀랍지만 입간판은 그동안 전부 불법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합법이다. 물론 일부만 합법이다. 지난해 12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에 입간판 합법화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입간판은 불법이지만 만연한 옥외광고 업계의 지하경제였다. 입간판 합법화는 지하경제를 양성화한다는 측면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두고 행정기관과 업계의 시각차는 명확하다. 행정기관은 단속의 법적 근거, 즉 규제관점이고 업계는 관련 산업의 진흥을 바라고 있다.

행정자치부(이하 행자부)에서 작년 말 발표한 표준안에서는 진흥보다는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입간판의 높이를 1.2m 정했고 표시면적을 한 면에 0.6㎡, 앞뒤 양면 도합 1.2㎡로 한정했다. 그리고 전기사용과 입간판 외 보조기구 사용을 금지했다. 행자부 담당자는 "표준안은 연구용역을 통해 도출한 결과이고, 말 그대로 권고사항"이라며 "이 내용을 참고해서 각 광역단체에서 자치조례를 제정해 적용하면 되는 것이다"고 답했다.

행자부 표준안에 따르면 높이 1.2m이내 자립식 A형 샌드위치 패널 입간판만 합법으로 인정된다. 예쁜 카페나 레스토랑 앞에 메뉴를 적어 표시하던 조그마한 사이즈, 우리가 흔하게 입간판이라 불렀던 딱 그 정도만 허용한다. (사진출처 월간 사인문화 DB)

※ 행자부 표준안 주요 내용

1. 전기를 사용하거나 보조 장치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2. 간판의 윗부분까지 높이는 지면으로부터 1.2m.

3. 표시면적은 한 면에 0.6㎡로 앞뒤 양면 도합 1.2㎡를 넘으면 안 된다.

4. 간판의 무게중심을 아래쪽으로 향할 수 있도록 하고 바닥면은 가로 50cm,

세로 70cm로 한다.

5. 통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자기업소 건물 면으로부터 1m 이내에 설치하고

영업시간 외엔 자기사업장 또는 건물 안으로 이동시킨다.

6. 태풍, 강풍 또는 호우 등 기상특보 및 그 밖의 사정으로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을 경우에는 자기사업장 또는 건물 안으로 이동시킨다.

7. 입간판은 허가가 아닌 신고대상으로 정한다.

행자부 표준안을 종합해 보면 결국 자립식 A형 샌드위치 패널 외엔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드러낸 것이다. 한국옥외광고학회에서 제시한 3가지 안 중에 표시수량을 최소화하는 내용을 적용한 것. 현재 국내에서 주로 사용하는 입간판은 A형 샌드위치 패널, 배너, 에어라이트 3가지 정도다. 행자부 표준안 내용이 각 광역단체 자치조례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치면 배너, 에어라이트는 불법으로 단속과 철거 대상이 된다.

현재 보편적으로 쓰이는 배너의 출력면 높이가 1.8m기 때문에 사이즈를 1.2m로 줄여야 법적요건을 갖춘다. 그리고 출력면을 1.2m로 맞춘다고 해도 X자형 게시대를 각 광역단체 자치조례에서 보조 장치로 해석한다면 불법광고물이 된다. 에어라이트는 표준안에서 전기사용을 불허하고 있기 때문에 규격을 맞춘다고 해도 타협의 여지가 없다.

맥줏집이나 휴대폰 판매점 앞에 흔하게 있던 배너는 이제 불법이다. 현재 배너 업계에서 보편적으로 생산하는 출력면 사이즈는 600X1,800mm다. 출력면 높이가 1.8m이고 게시대인 하단 물통 높이까지 고려하면 2m가 넘는 상황. 행자부 표준안에 맞추려면 출력면과 게시대 도합 높이를 1.2m롤 맞춰야 합법이다. 또한, 각 광역단체 자치조례에서 게시대를 보조기구로 해석한다면 배너는 전량 불법이다. (사진출처 월간 사인문화 DB)

물론 행자부의 입장대로 표준안은 권고사항이고 각 광역단체 환경에 맞게 자치조례를 정하면 되지만 중앙정부의 권고안을 무시하기 힘들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2008년 서울시에서 발표한 옥외광고물 디자인 가이드라인이 전국으로 일파만파 퍼졌던 것을 보면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옥외광고물 전문가는 "행자부에서 제시한 표준안 범위 내에서 자치조례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리고 연구용역 단계에서 서울시는 행자부 표준안보다 더 제한적인 입장을 드러냈었기 때문에 강하게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그리고 그는 "행자부 표준안대로 자치조례가 정해진다면 이는 사실상의 규제책이라 할 수 있고, 자치조례가 정해지는 시점부터는 불법에 속하는 입간판인 배너와 에어라이트의 집중단속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에어라이트. 말 그대로 공기를 활용해 풍선을 불고 내부에 광원을 매입한 유동형 광고물이다. 행자부 표준안에 따르면 전기사용을 금지하고 있어서 타협의 여지가 없이 단속대상이 된다. 그간 에어라이트 관련 민원이 들어와도 법적근거가 없어서 단속에 한계가 존재했었다. 그래서 입간판 합법화 이후 에어라이트에 대해 각 광역단체에서 집중단속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월간 사인문화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