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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6월 30일 06시 51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8월 30일 14시 12분 KST

인사청문회를 국민 눈높이에 맞추는 방법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를 개선하자는 의견이 들린다. 주로 패닉 상태에 빠진 여권에서 인사청문회를 무력화하려는 의도에서 내는 의견이지만, 현행 제도에도 고칠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사청문회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인사 검증이라는 목적을 능률적으로 달성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해 본다. 우선, 총리나 장관처럼 대통령의 지휘 명령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공직 후보에 대해서는 능력 검증을 생략하고 도덕성 검증만 한다면 일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능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무능력자를 임명했을 때 제일 답답한 쪽은 대통령이니까 굳이 간섭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를 개선하자는 의견이 들린다. 주로 패닉 상태에 빠진 여권에서 인사청문회를 무력화하려는 의도에서 내는 의견이지만, 현행 제도에도 고칠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사청문회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인사 검증이라는 목적을 능률적으로 달성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해 본다.

총리나 장관은 도덕성만 검증해도 충분하다

우선, 총리나 장관처럼 대통령의 지휘 명령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공직 후보에 대해서는 능력 검증을 생략하고 도덕성 검증만 한다면 일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능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무능력자를 임명했을 때 제일 답답한 쪽은 대통령이니까 굳이 간섭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혹 능력 검증을 하지 않으면 코드 인사를 하게 된다고 걱정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총리, 장관은 오히려 코드 인사가 원칙이 아닐까? 국민이 선거를 통해 대통령의 코드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물론 능력과 중립성이 요구되는 직위, 예를 들면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감사원장, 국정원장 등은 다르다.

후보 적격 판단은 국회 아닌 국민배심단이 하도록

둘째로, 국회는 검증기관으로서 부적당하다. 국회가 형식상 국민의 대표기관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국민 여론보다 정당의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인다. 특히 양대 정당 체제에서는 '상대의 손실이 곧 나의 이익'이기 때문에 무슨 수를 쓰든 상대에게 흠집을 내려고 한다. 새누리당이 야당 시절 스스로 강화하여 잘 써먹은 인사청문회를 이제는 회피하려고 하는 게 좋은 예이다.

그래서 국민배심단을 구성하여 검증을 담당하도록 하는 게 좋겠다. 예를 들어, 유권자 중 무작위로 100명을 선발하여 배심단을 구성하고 이들이 청문회를 직접 주관하거나 국회 청문회를 참관하여 최종 판단을 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국민배심단 방식은, 예를 들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처럼 당리당략을 떠나 국민의 상식을 반영해야 하는 경우에 두루 적용할 수 있다.

과거의 원죄를 용서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셋째로, 후보가 과거에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아 지나치지 않다면 원죄를 씻을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도덕 수준을 개탄하고 반성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결점의 인간은 드물다는 것이 우리의 상식이다. 총리 후보가 연달아 낙마하는 사례에서도 보듯이 현재의 상류층에는 도덕군자와 같은 인물이 충분하지 않은 것 같은데, 잘못이 밝혀진 모든 후보를 낙마시킨다면 공직 후보의 씨가 마를 염려도 있다.

그러나 원죄를 용서하기 위해서는 후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허물에 상응하는 자기희생을 반성의 증거로 보여야 한다. 청문회에 단골로 등장하는 병역, 부동산, 전관예우, 범법 행위 등의 경우에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자기희생이 어느 수준일지 생각해 보자.

병역 면제자는 대체복무, 투기자와 전관예우자는 이익 포기

첫째로, 병역 면제자는 대체복무를 한다. 대체복무는 병역의 기간과 강도에서 뒤지지 않는 내용이어야 하고 무보수여야 한다. 공직 취임 전에 하기 어려우면 공직 퇴임 후에라도 반드시 한다. 병역을 면제받은 자녀에 대해서도 대체복무를 시킨다.

둘째로, 부동산 투기 의혹의 경우에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포기한다. 과거에 본인과 가족이 부동산을 통해 불로소득을 얻었다면 이자를 붙여 사회에 환원하면 된다. 현재 본인과 가족이 소유하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실수요 부분을 제외한 부동산은 백지신탁하고 퇴임 후에 취득가격과 그 이자만 돌려받는다.

셋째로, 전관예우의 이익을 얻었을 경우는 그 기간 동안 계속 공직에 있었다고 할 때 얻었을 수입을 초과하는 소득을 기부한다. 안대희 총리 후보의 경우를 예로 들면 대법관-변호사-총리로 이어지는 경력 중 변호사 부분이 문제이므로, 그 기간에도 계속 공직에 있었다고 할 때 얻었을 수입을 초과하는 부분 즉 (변호사소득 - 공직소득)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범법 행위는 공소시효 지나도 엄격하게

넷째로, 범법 행위에 대해서는 용서가 어려울 수 있다.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다면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금고 이상의 형을 받는 등 공무원이 될 수 없는 법정 조건이 있기 때문에, 처벌을 통해 자격 여부가 자동으로 판정될 것이다.

그러나 공소시효가 지난 경우에는, 법정 최고형을 받았다고 할 때의 손실을 부담한다. 예를 들어 위장전입의 경우 최고형이 3년 징역이므로, 자신의 인생 전성기 3년간 소득을 사회에 환원하고 3년간 대체복무를 한다. 범법 행위로 인해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면 물론 사회에 환원한다.

진심으로 뉘우치는 사람에 대해서는 이 정도면 용서해도 좋을 것이다. 인사청문회에서는 이밖에도 여러 유형의 흠이 나올 수 있겠지만, 사안별로 위에서 든 예에 준해서 처리한다면 아까운 인재도 보호하고 공직 오염도 막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