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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7월 29일 13시 23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7월 29일 14시 12분 KST

대결! 서울 최강 급속 냉동 삼겹살집

냉동 삼겹살이 신선한가는 구울 때 판가름납니다. 만일 육즙 외에 물까지 흥건하게 흘러내린다면 국산 급속 냉동 삼겹살이 아니라 수입산으로 장기간 유통된 냉동 삼겹살이라고 봐야 합니다. 국산 급속 냉동의 경우는 바로 육즙이 흘러나오면서 굽는 시간도 크게 줄어듭니다. 명동집 역시 명성에 걸맞게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비법이 있는지는 몰라도, 나리의 집 삼겹살이 풍미 면에서 조금 나아보였습니다. 고소한 맛과 향기가 더 배어나오거든요.

둘째가라면 서러운 삼겹살 애호가로, 최근에 내린 최고의 삼겹살에 대한 결론은 바로 급속 냉동 삼겹살입니다. 대신 오래 유통하기 위해 냉동한 삼겹살이어서는 곤란합니다. 맛있게 구워 먹기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자면 도축한 지 3일 이내의 국산 삼겹살을 냉동한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급속 냉동 삼겹살을 꺼내 굽기 전에 얇게 저민 것이 가장 맛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두껍게 썰거나 칼집을 내서 숯불에 구워먹는 것도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속까지 익혀 먹어야 하는 돼지고기, 특히 삼겹살의 특징상 두꺼운 냉장 삼겹살은 겉은 타고 속은 덜 익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겉은 딱딱하고 속은 물컹해 비위가 상할 때가 있습니다.

제가 급속 냉동 삼겹살로 서울 시내 최강으로 꼽는 곳은, 이태원의 나리의 집(아래 사진 3개)입니다. 불친절하다, 호일을 깔고 굽는 방식은 건강에 좋지 않다, 찌개가 너무 자극적이다 등등 불만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삼겹살과 파 무침 하나는 끝내줍니다. 다른 불편함에 대해 다 눈 감아줄 만합니다. 신선한 국산 삼겹살을 냉동해서 얇게 썰어 구우면 고소함이 남 다릅니다. 여럿이 젓가락을 빨고 있는 상황에서는 빨리 구워진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죠.

제가 성지(聖地)처럼 생각하는 이 곳에 필적한 만한 곳은 없을까 수소문한 지 몇 해째입니다. 드디어 페이스북 친구들이 한 곳을 추천하더군요. 남대문 뒤편에 자리한 20년 전통의 명동집(아래 사진2개)입니다. 몇 날을 벼르다가, 마침 연초 자리가 많다는 소식에 한 걸음에 달려갔습니다. 마음 속으로 나리네와의 경쟁을 염두에 두고 채점해가며.

1. 서비스 만족도

주차 문제로 두 차례 식당으로 전화를 드렸습니다. 두 곳 다 전용 주차장은 없지만 명동집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유료 주차장의 위치를 설명해주는 것은 물론 어떤 쪽이 더 경제적인지도 안내해주시더군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도착하자마자 화장실 위치를 물었는데요. 머리를 조심하라는 각별한 주의사항도 알려주셨습니다. 사실 가장 감동적인 서비스는 밥 한 공기를 시켰을 때였습니다. 미리 이야기 한 것도 아닌데, 두 개로 나눠서 갖다 주시더군요. 나리의 집에서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명동집 대 나리의 집은 일단 1-0.

2. 밑반찬과 파무침

이 점에서는 나리의 집이 낫더군요. 밑반찬의 가짓수는 비슷한데 손맛이 나으니까요. 파무침 역시 나리의 집은 입소문이 자자할 정도입니다. 스코어는 다시 1-1.

3. 삼겹살의 맛과 풍미

냉동 삼겹살이 신선한가는 구울 때 판가름납니다. 만일 육즙 외에 물까지 흥건하게 흘러내린다면 국산 급속 냉동 삼겹살이 아니라 수입산으로 장기간 유통된 냉동 삼겹살이라고 봐야 합니다. 국산 급속 냉동의 경우는 바로 육즙이 흘러나오면서 굽는 시간도 크게 줄어듭니다. 명동집 역시 명성에 걸맞게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비법이 있는지는 몰라도, 나리의 집 삼겹살이 풍미 면에서 조금 나아보였습니다. 고소한 맛과 향기가 더 배어나오거든요. 이제 스코어는 나리의 집이 다시 역전해서 1-2.

4. 각종 찌개와 기타

나리의 집의 찌개는 김치든, 섞어든 지나치리만치 자극적입니다. 반면 명동집은 김치와 된장찌개 모두 삼겹살 없이도 따로 시켜먹고 싶을 만큼 잘 끓인 메뉴였습니다. 서비스 좋은 집답게, 김치찌개를 시켜두고 된장찌개 못 먹는 것을 아쉬워했더니 바로 시식용 공짜 된장찌개를 내어 주시더군요. 게다가 삼겹살에 질린 분들을 위해 오징어나 제육볶음 등이 있다는 것도 선택의 폭이라는 점에서 명동집이 우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서울 시내 급속 냉동 삼겹살집 양강의 대결은 우열을 가리지 못하고 2-2. 삼겹살이 그리워지는 순간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내키는 대로 가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 참고로 위 두 맛집에 대한 평가는 개인적인 기준으로, 지극히 주관적으로 한 평가일 뿐입니다. 실제 이용시에는 스스로 주관과 원칙을 갖고 평가하시기 바랍니다.

글 | 이여영 (주)월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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