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2016년 04월 11일 08시 03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4월 12일 14시 12분 KST

집단 탈북에 대한 정부발표, 무엇이 문제인가

연합뉴스

정부가 탈북자들이 입국한 지 하루 만에 즉각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탈북자들의 신상이나 탈북동기 등을 정해진 조사절차를 마치고도 대체로 공개하지 않는데, 아예 조사하기도 전에 공개한 것은 매우 심각하다. (최근에도 조선족을 비롯한 위장 탈북자들이 조사과정에서 밝혀진 경우가 적지 않다.) 어떤 문제가 있는가?


1. 중국 내 탈북자 관련 활동이 위축될 것이다.

대부분의 탈북자는 중국을 경유한다. 따라서 중국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중국의 협조는 단순히 입국편의 보장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 중국 내 탈북자 관련 기관과 민간단체와 브로커 활동은 중국 정부가 묵인하는 것이다. 한국 정부도 언제나 탈북자 관련해서 중국 정부의 협조를 구한다. 탈북자 문제는 한중 외교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번 정부의 발표로 한국 영사관의 탈북자 지원 활동이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이고, 중국과 제3국 루트가 막힐 것이며, 중국내 관련 기관과 단체의 활동이 위축될 것이다.


2. 중국을 경유하는 3국 루트가 막히고, 3국의 협력도 얻기 어려울 것이다.

대부분 탈북자들은 중국에서 3국을 경유해서 입국한다. 중국에서 3국까지는 육상국경을 넘는다. 탈북자 루트는 그래서 뻔하다. 이런 식으로 요란하게 발표하면 중국은 3국으로 가는 루트를 봉쇄할 것이며, 3국 또한 당분간 협조하지 않을 것이다.

과거 정부에서 집단 탈북이 발생한 것은 탈북자 수는 많은데, 입국이 제한적이라 병목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2004년 베트남에서 130여명이 한꺼번에 입국한 이유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중국을 경유해서 베트남으로 들어오는 탈북자들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베트남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수가 한정되어 있다 보니, 베트남에 체류하는 탈북자가 증가하게 되었고, 그것이 100여명이 넘자 베트남 정부가 북한의 눈치를 봐서 한꺼번에 데려가든가 아니면 북한으로 송환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남북관계 악화를 감수하고 데려온 것이다.

3국이 어디인지 모르겠으나, 아마도 한국의 발표에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할 것이고 당분간 협조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현재 중국의 국경지역에 머무르는 탈북자나 혹은 3국에 도착해서 국내입국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탈북자들이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3. 탈북자들의 신상을 그렇게 공개하면 안 된다.

탈북자들의 공개는 대체로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서 결정한다. 대부분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 북한에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왜 많은 탈북자들이 가명을 쓰겠는가? 정부가 탈북자 인권을 위한다면 이러면 안된다. 아마도 이번에 입국한 탈북자들은 많이 놀랐을 것이다. 나중에야 드러나겠지만, 정부의 공개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드러낼 것이다.

아무리 선거에 개입하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가 강해도, 탈북자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탈북자 입국루트를 막고 탈북자 인권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이런 행위를 정부가 하면 안된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