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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2월 25일 05시 35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2월 25일 14시 12분 KST

추위 타는 남자와 더위 타는 여자

Gettyimage/이매진스

추위 타는 남자와 더위 타는 여자는 최악의 궁합

몇 년째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 중매를 하는 것도 아니고, 교제 관리를 하는 것도 아니다. 언젠가는 이혼하겠다고 신세한탄을 하며 재혼 상담을 하는 사람들이다. 사실 이런 커플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이런 사람들이 묻는 것은 대개 2가지다. 이혼하면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가, 그리고 이혼을 언제 해야 하나, 이다. 그럴 때 나는 노력하지 않고, 저절로 재혼에 성공할 수는 없다고 대답해주곤 한다.

그 남자 역시도 어찌어찌 결혼생활을 지속하면서 틈만 나면 이혼하겠다고 벼른 지가 10년째이다. 그러면서도 이혼을 못하는 이유는 각각 분가했을 때 따로 살 자금이 없어서이다. 적과의 동침, 전쟁으로 치면 휴전상태라고나 할까.

하루는 이 남자가 화가 난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대표님, 이제 정말 이혼을 해야 할까 봅니다. 더는 못참겠네요."

"왜요. 무슨 일 있었어요?"

"집이라고 들어오면 편하게 쉴 수가 있어야죠. 내가 내 집에서 추위에 벌벌 떨고 있다는 게 말이 됩니까?"

상황을 들어보니, 감기 기운이 있어서 집에 들어와 쉬려는데, 아내가 난방을 끄고 외출을 하는 바람에 집이 썰렁하더란다. 그래서 보일러 온도를 높여 놓고 잠들었다가 몸이 으슬으슬해서 깨보니 그 새 집에 들어온 아내가 다시 난방을 꺼버렸다는 것이다. 결국 그날 그 남자는 몸이 더 안 좋아져서 몸살로 며칠 고생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내와 심하게 다투었다는 것이다.

"근데, 마누라가 뭐라는 줄 아세요? 자기는 집안이 따뜻해서 보일러를 잠시 끈 거고, 추위 많이 타는 제게 책임이 있다는 겁니다."

"부인은 추위를 안타는 편인가 봅니다."

"추위랑은 거리가 멀죠. 저랑 반대로 더위를 많이 타요."

"지금껏 이런 일이 없었어요?"

"종종 있었죠. 제가 추운 건 딱 질색이라서 보일러 온도를 높여 놓으면 마누라가 어느새 온도를 낮춰 놓고. 건강할 때야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냥 넘어가죠. 하지만 그날은 정말 못 참겠더라고요. 남편이 아프면 못이기는 척 받아주면 안됩니까? "

이런 부분은 서로 알 수 없는 영역이라서 이로 인해 갈등이 생기면 해결하기가 어렵다. 내가 보기에 이혼은 거창하고 심각한 문제가 원인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많은 부부들의 결혼생활을 보면 평상시에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중간지점에 있다가 어떤 상황이나 문제가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 이혼을 한다.

그런데 그 계기란 것이 많은 경우 성격차이라고 뭉뚱그려서 표현하는데, 그것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것들이 계속 누적되다가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못할 때 결정타가 되어 확 터지는 것이다.

"이런 것까지 안 맞으니 어떻게 같이 살아요? 제가 지금 열심히 돈 버는 것도 이 여자랑 빨리 헤어지기 위해섭니다."

이 남자도 그렇고, 남들도 이런 상황을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기본적인 욕구나 생활방식, 혹은 신체적인 상황은 노력을 한다고 해서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다. 이 부부는 함께 사는 동안 내내 난방 문제로 갈등을 겪을 것이다.

부인과는 얘기를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아마 집안 보일러 온도 갖고도 싸운다고 불평하고 있을지로 모른다. 추위 타는 남자와 더위 타는 여자는 그야말로 최악의 궁합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