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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2월 16일 09시 25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2월 16일 14시 12분 KST

스무살부터 결혼계획을 세운 그녀의 기준

gettyimagesbank

91년생, 이제 막 스물 다섯이 된 여성이 상담신청을 했다. 시내 커피숍에서 만났는데, 부모님을 모시고 나왔다. 공기업에 다니는 그녀는 스타일이 좋고, 단아하면서도 야무진 인상이었다. 50대 초중반의 부모님은 품위가 있어 보였고, 단란한 모습이었다.

"따님을 일찍 결혼시키시려는 것 같습니다."

"저희도 너무 이른 게 아닌가 싶은데, 딸아이 뜻이 확고해서요."

15년-20년 전이라면 그녀 나이는 결혼적령기이다. 하지만 요즘 골드미스가 많다 보니 결혼하기에 너무 어리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마디가 오고 가고, 혹시 원하는 이성상이 있는가 해서 물었더니 그녀는 대뜸 전문직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00님은 배우자를 만나는 데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게 행운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괜찮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은 다른 여성들이 데려가서 점점 줄어들 거니까요. 어떤 배우자를 원하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상황은 그녀에게 유리했다. 결혼에 대해 적극적인 노력을 한다는 것 자체가 좋은 상대를 만날 확률을 높인다. 그 말 끝에 그녀에게 물었다.

"그런데요. 남녀 만남이란 게 상호작용이거든요. 상대방도 좋아해야 만남이 이뤄진다는 거죠. 00님은 자신의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딸아이가 경제관념이 좀 투철한 편이에요. 1억 넘게 저축을 했거든요."

어머니의 대답은 그저 자랑삼아 한 얘기가 아니었다. 그녀는 대학 다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았다고 했다. 게다가 허투루 돈을 쓰는 일도 없고, 매사 그렇게 야무지다는 것이다.

내 생각에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전문직 남성보다는 사업 등으로 경제적으로 성공해서 살림 잘하는 여성을 며느리로 원하는 집안이 더 맞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대화가 이어지면서 편안하고, 솔직하게 얘기를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서로 간에 신뢰감이 생기고 있음이 느껴졌다.

대개 처음 상담을 하면 가입을 위해 회원이 원하는 얘기를 들어주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나는 솔직하게 상담을 해야 일말의 불편함이나 오해를 미리 막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생각하는 그대로를 얘기한다.

"00님이 조카 같이 편안하게 생각되어서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물론 00님이 원하는 대로 전문직 남성을 만나는 것도 좋겠지만, 그 목적은 결국 경제적 완성이 아닌가 하거든요. 그렇다면 경제적으로 성공한 집안에도 똑똑한 남성 많습니다. 그런 분들은 배우자로 어떨까요?"

여성은 분명하게 얘기했다.

"저는 스무살 때부터 미래를 생각하고, 계획했거든요. 대학 다닐 때부터 저축을 한 것도 그래서고요. 직장도 안정적인 곳이 좋아서 공기업을 갔어요. 제 인생의 포트폴리오에는 물론 결혼도 들어있어요. 어떤 사람을 배우자로 만나야 할까, 생각도 많이 했죠."

그녀가 생각한 배우자의 기준은 경제적 안정이라고 했다. 아무리 부자라고 해도 회사가 부도가 나거나 집안이 몰락할 수도 있지만, 전문직은 라이센스가 있으므로 그런 급변하는 상황은 없다는 것이다. 그녀의 말은 충분히 일리가 있었다. 아니, 전문직을 원하는 대다수 여성의 보편적인 심리가 구체적으로 설명되었고, 그래서 나는 그녀의 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녀의 말이 일반화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녀처럼 20대 초반부터 미래를 계획하고, 결혼도 충분히 생각하고 준비하는 여성이라면 어떤 남성을 만나도 인생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그렇다고 그녀가 결혼에 목을 매서 지나치게 욕심을 내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나름대로 확고한 기준을 갖고 선택하는 것이라면 충분히 존중받을 만하다.

결혼을 안 하려고 한 것도 아닌데, 어느새 나이를 먹고 말았다는 여성들이 있는가 하면, 이렇듯 배우자를 만나는 계획까지 철저하게 세우고 준비하는 여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