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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31일 05시 44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12월 31일 14시 12분 KST

이제는 별이 된 가인들

사람은 떠나도 노래는 남는다. 그래서 더 그립다. 일생을 평범을 거부하고 치열하게 예술을 탐구했던 이제는 별이 된 가인들을 정리했다. 큰 별이었던 신해철 님을 기리며.

연합뉴스

지금은 우리 곁을 떠나간 가인들의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가수(歌手)라는 말보다 가인(歌人)이라는 말에 더 애착이 간다. 노래하는 재주보다 노래하는 사람이 훨씬 인간적이니까. 사람은 떠나도 노래는 남는다. 그래서 더 그립다. 일생을 평범을 거부하고 치열하게 예술을 탐구했던 이제는 별이 된 가인들을 정리했다. 큰 별이었던 신해철 님을 기리며.

1. 11월의 별이 된 유재하 그리고 김현식

1987년 11월 1일을 잊지 못한다. 데뷔 앨범을 발표하고 3개월 만에 하늘로 간 가인 유재하.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에서 활동했던 준비된 스타였다. 그의 앨범 <사랑하기 때문에>는 한국 가요사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그리고 말이 필요 없는 가객 김현식. 유재하를 떠나보내고 정확히 3년 후 그도 떠났다.

2. 1996년 1월, 항성과 혜성이 떨어지다.

왜 위대한 가인들은 이리도 비슷한 시기에 떠나는지 모르겠다. 1996년 1월 1일 이제 스무 살 성년이 된 젊은 가인 서지원이 하늘로 떠났다. 2집 발매를 앞두고 벌어진 불행. 유작 앨범에 실린 <내 눈물 모아>는 이후 모든 라디오를 도배했다. 그리고 5일 후, 그가 떠났다. 삶을 노래한 가인 김광석. 우리 나이로 겨우 서른셋. 그의 목소리가 너무나 그립다.

3. 김재기의 부활과 김성재의 미스터리.

그룹 부활의 보컬이었던 김재기. 그는 보컬로 영입돼 3집 수록곡 <사랑할수록>을 단 한 번 불러 녹음하고 26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한 천재였다. 그 한 번의 노래는 밀리언 셀러가 되었고, 그의 동생 재희는 형의 자리에서 부활했다. 듀스 김성재의 죽음은 아직도 미스터리다. 첫 솔로 앨범이었던 <말하자면>은 그의 죽음을 예시하는 듯한 곡들로 더 슬프다.

4. 유성우처럼 떠난 전설의 팝스타들.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스의 존 레넌과 조지 해리슨,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 도어스의 짐 모리슨, 미성의 캐런 카펜터, 천재 기타리스트 제임스 마셜 "지미" 헨드릭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그리고 月亮代表我的心(월량대표아적심)의 장국영까지. 모두 이제는 우리 가슴에 고이 담아 둔 노래하는 빛나는 별들이다.

5. 그리고 마왕 신해철.

난 대학시절 잠시 밴드 활동을 했다. 보컬이었다. 캠퍼스에서 꼭 이루고 싶었던 유일한 꿈이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무대에서 부른 곡은 무한궤도의 <그대에게>였다. 어색한 가죽점퍼를 입고 마왕을 흉내 내던 20년 전의 추억이다. 이제 그는 가고 없지만. 그의 노래는 남아 있다. 그의 노래 가사처럼 고흐의 불꽃 같은 삶을 살았던 별의 명복을 기원한다.

난 잃어버린 나를 만나고 싶어

모두 잠든 후에 나에게 편지를 쓰네

내 마음 깊이 초라한 모습으로

힘없이 서있는 나를 안아주고 싶어

난 약해질 때마다 나에게 말을 하지

넌 아직도 너의 길을 두려워하고 있니

나의 대답은... 이젠 아냐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

이제 나의 친구들은 더 이상 우리가 사랑했던

동화 속의 주인공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고흐의 불꽃같은 삶도, 니체의 상처 입은 분노도

스스로의 현실엔 더 이상 도움 될 것이 없다 말한다

전망 좋은 직장과 가족 안에서의 안정과

은행 구좌의 잔고 액수가 모든 가치의 척도인가

돈, 큰 집, 빠른 차, 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

그런 것들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

나만 혼자 뒤떨어져 다른 곳으로 가는 걸까

가끔씩은 불안한 맘도 없진 않지만

걱정스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친구여,

우린 결국 같은 곳으로 가고 있는데

때로는 내 마음을 남에겐 감춰왔지

난 슬플 땐 그냥 맘껏 소리 내 울고 싶어

나는 조금도 강하지 않아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