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2014년 10월 29일 12시 30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12월 29일 14시 12분 KST

코끼리 똥이 세상을 구한다?

"코끼리가 좀 많이 먹고, 좀 많이 싸나. 한 마리가 하루에 16차례 똥을 싸고, 50Kg 똥을 눠. 50킬로 똥 중에 섬유질이 최대 10킬로야. 섬유질 10킬로면 A4지 660장을 만들어. 코끼리 한 마리가 하루에 최대 A4지 660장을 만들어, 그럼 1년이면 24만장이야. A4지 24만장이면 30년생 나무 240그루야. 코끼리가 알고 봤더니 섬유질 생산기지인데다가, 종이 공장이었던 거지."

Getty Images

생명과 환경에 관한 이야기다. 똥은 더럽다. 아니, 더럽다고 인식된다. 하지만 똥은 인류의 역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존재다. 이미 4천 년 전부터 배설물은 비료로 사용되었고, 복통을 다스리는 약으로도 활용되었고, 현재에도 인도에서는 소의 똥이 중요한 연료로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보다 더 놀라운 똥 이야기가 있다.

전충훈 국장은 대구 사람이다. 구수한 사투리만 보면 농사꾼처럼 보이지만, 사실 소셜벤처대회 전국 멘토링 총괄 책임자이자 공연제작자, 소셜벤처 사업가, 지역 활성화 전문가 등으로 불리는 전방위 문화기획자다. 이런 그가 요즘 사랑에 빠져 있는 활동은 다름 아닌 코끼리 똥 사업이다. 정확하게는 생명과 환경을 살리는 운동이다.

Q. 코끼리 똥으로 종이를 만든다고? 6하 원칙으로 설명해 달라.

6하 원칙이 정확히 뭔지 몰라 찾아봤다. 원칙대로 답을 하겠다.

1) 누가(who)

스리랑카의 사회적기업 막시무스의 Thusitah(후지타)의 아버지가 만드셨다. 지금은 후지타, 미치코프의 우에다, 그리고 나. 이렇게 세 사람이 협력하여 만들고 있다.

2) 언제(when)

코끼리 고아원은 1975년에 문을 열었다. 그때부터 만들었다는 기록은 없고, 내전이 심각하게 진행되던 1997년에 후지타의 아버지가 '막시무스'사를 만들어. 이때부터 코끼리와 지역주민이 공생할 수 있는 코끼리 똥 종이를 만들게 돼. 그러다가 2001년부터 일본의 미치코프가 막시무스와 합류하면서 다양한 디자인의 코끼리 똥 종이 제품을 제작했어. 문제는 워싱턴 조약에 의해 코끼리와 관련된 모든 것들은 교역이 금지되어 있었다는 거지. 수출할 길이 없었던 거야.

미치코프의 우에다는 스리랑카 정부, 일본 정부를 설득하여 코끼리 똥 종이는 코끼리 보호의 일환이라는 점을 강조하여 2004년 제네바에서 특례조치를 받게 되면서 코끼리 똥 종이 수출의 길이 열린 거야. 그 해 스리랑카 총리가 미국 대통령 부시에게 코끼리 똥 종이 편지지 세트를 선물하는 장면이 AFP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되면서 BBC, ABC 등을 통해 더 확산이 되었지.

한국에는 2009년 2월부터 정식으로 들어왔어. 단순히 종이와 관련 제품만 들어온 것이 아니라 한국은 디자인과 한국 내 유통을 맡고 일본은 디자인과 전 세계 유통, 스리랑카는 코끼리 똥 종이 제작 및 관련 제품 제조의 3국의 협력 체제를 구축하게 된 거야.

3) 어디서(where)

스리랑카 캔디 중심가에서 30Km 떨어진 곳에 핀나웰라라는 곳에 코끼리 고아원이 있는데, 이곳의 코끼리가 매일 16차례 한 마리당 50Kg씩 싸는 똥을 거둬서 만들고 있어.

4) 무엇(what)

코끼리 똥으로 종이를 만든다고!!!

5) 왜(why)

사실 왜 만들어졌는지가 정말 중요해. 왜 뜬금없이 코끼리 똥으로 종이를 만들었겠냐고..

스리랑카 코끼리는 정글에 살아. 코끼리가 사는 지역과 사람 사는 지역이 구별되어 있었지. 그런데 사람들의 욕심에 의해 코끼리의 나와바리가 침범을 당하게 돼. 불을 질러서 화전도 하고, 나무도 다 베어버리고 살 곳을 잃어버린 코끼리가 어쩔 수 없이 사람 사는 곳을 덮치게 돼. 산에 먹을 것 없어서 뛰쳐 내려오는 산돼지를 생각하면 쉬워.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자기들이 먼저 코끼리 사는 곳을 없애 놓고는 사람들 사는 곳을 덮쳤다고 화가 난 사람들은 코끼리를 쏴 죽여버려. 이에 놀란 코끼리 동지들이 사람들을 습격하지. 한해 200명이나 되는 사람이 죽고, 코끼리도 엄청나게 많이 죽어.

그러다가 사람들이 정신을 빡 차린 거야. 아, 이래서는 안되겠구나. 코끼리와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겠구나. (아시아 코끼리는 현재 멸종 위기)

사람들은 화해의 상징으로 코끼리 고아원을 만든 거야. 종 보전, 뭐 그런 측면이지.

그런데 코끼리가 좀 많이 먹고, 좀 많이 싸나.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한 마리가 하루에 16차례 똥을 싸고, 50Kg 똥을 눠. 엄청난 양이지. 1마리가 50킬로. 10마리면 500킬로. 20마리면 1톤이야. 하루에 똥이 최소 1톤이 쌓인다고 생각해봐. 한 달이면 30톤이야.

이게 보통 문제가 아닌 거지. 그러다가 섬유질로 종이를 만들었던 예전의 기억을 끄집어낸 거야. 게다가 코끼리는 소화능력이 참 약하거든. 영양분만 쏙 빠지고 섬유질이 그대로 나와.

50킬로 똥 중에 섬유질이 최대 10킬로야. 섬유질 10킬로면 A4지 660장을 만들어.

자, 여기부터 재미있어.

코끼리 한 마리가 하루에 최대 A4지 660장을 만들어, 그럼 1년이면 24만장이야. A4지 24만장이면 30년생 나무 240그루야.

코끼리가 알고 봤더니 섬유질 생산기지인데다가, 종이 공장이었던 거지.

그리고 코끼리 똥 종이는 핸드메이드로 만들어. 지역 주민들의 일자리까지 만들어낸 거야.

자연과 인간의 공존, 동물, 사람, 지역, 자연이 모두 행복해지는 비즈니스가 탄생했어!!!

6) 어떻게(how)

코끼리의 똥을 거둬. 그다음에 말려. 잘 말린 후에 24시간 팔팔 끓여. 끓이면 섬유질만 남아. 코끼리 똥에서 나온 섬유질 70%와 폐지 30%를 섞어서 잘 갈아. 쉽게 말해 코끼리 똥 종이 죽을 만드는 거야. 물에 불린 이 녀석을 틀로 떠서 건져낸 후 프레스로 꽉 누르며 물기를 짜내. 그다음에 그늘에서 잘 말리면 종이가 되는 거야. 닥종이 만드는 것 하고 똑같아.

Q. (미안한 질문이다) 냄새는 나지 않나?

그렇지 않아도 코끼리 똥 종이로 만든 명함이나 노트를 주면 냄새부터 맡아봐. 그런데 안 나. 냄새가 나면 사겠나. 코끼리 똥 자체가 별로 냄새가 안 나. 방금 싼 똥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데 가까이 가도 냄새가 안 나. 먹는 게 죄다 풀인 데다가, 소화도 잘 못 시켜서 화학반응이 별로 안 일어나서 그런 거야. 냄새가 별로 안 나는 생똥을 말려서, 끓이기까지 하니 냄새가 나겠어? 오히려 아련한 풀냄새가 난다고 할까.

Q. 우리나라에도 똥으로 만든 종이가 있었다고?

마분지(馬糞紙). 마분지가 뭘로 만들었을까요?라고 물어보면 마분지로 만든 게 마분지지라고 이야기를 많이 해. 마분지는 원래 말똥으로 만든 거야. 그리고 상분지라고 있었어. 코끼리 똥으로 만든 종이었는데, 왕실에서 귀하게 여기던 종이였다더군. 실제로 코끼리 똥 종이는 복을 부른다고 해서 부적으로도 많이 쓰여. 코끼리는 자기가 태어난 곳을 절대 잊지 않잖아. 죽을 때 돌아가는 곳을 코끼리 무덤이라고 하는데, 사냥꾼들에게는 엘도라도 같은 전설적인 곳이지. 그리고 힌두교의 가네슈도 코끼리잖아. 코끼리는 여러모로 좋아. (결국 '있다'라는 2글자로 요약 됨)

Q. (순서가 바뀌었다. 또 미안하다) 본인 소개부터 해달라.

현재는 '지역활성화LAB 마르텔로'라는 것을 만들어서 지역활성화(Regional Revaitalization)와 관련된 키워드 발굴, 연구, 기획, 디자인, 컨설팅, 실험 등의 일을 하고 있어. 책도 두권 냈어. 이번에 아쇼카 펠로우가 되었고, 6차 산업의 최고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소네하라씨의 <농촌의 역습>을 국내에 소개했어. 그리고, 게이미피케이션 전문가들과 함께 관련 책을 이번에 냈어. 전방위 문화기획자. 소셜 임팩트 비즈니스 기획자로 불리기도 해.

지하철 공연전시 기획자, 록 밴드 제작자, 록 페스티벌 프로듀서를 거쳐 2005년 대구e스포츠페스티벌 부대행사 디렉터로 초빙되면서 문화산업의 길에 접어들었어. 이듬해 대구e스포츠페스티벌과 Denpo를 통합한 게임문화콘텐츠 컨벤션 e-fun을 런칭하고 총괄 디렉터로서 도심 RPG, 게임 캐릭터 패션쇼, 게임 뮤지컬 등을 개발함. 현재는 사회적 경제 영역에서 주로 서식하면서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커뮤니티 비즈니스, 소셜벤처, 공유가치창출, 6차 산업, 도시농업, 비영리 경영 등 소셜임팩트 비즈니스를 꿈꾸는 사람들의 친구로서 활동 중이야.

현재는 도심 RPG를 기획, 제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도심 RPG 컬렉티브를 조직하여 작당 중이고, 사회적 경제와 관련한 게이미피케이션 콘텐츠를 개발 중이야. 그리고 한국-일본-스리랑카를 잇는 소셜임팩트 비즈니스를 하고 있어 (코끼리 똥 종이, 천연고무 피겨, 와일드 파스텔 등)

Q. 서울대공원이 동참했다는 건 무슨 말인가?

서울대공원의 코끼리가 스리랑카 코끼리야. 코끼리 똥 종이를 만드는 핀나웰라의 코끼리 고아원에서 온 친구들이지. 스리랑카에서 서울대공원에 선물한 거야. 올해 봄 서울대공원에서 체험행사할 것을 찾다가 코끼리 똥 종이를 발견한 거야. 그렇지 않아도 3국이 협력하여 코끼리 똥 종이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놓은 게 있었거든. 이게 반응이 기가 막혔어. 그랬더니 지속적으로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자며 한번 만나자더군. 만난 자리에서 내가 코끼리 똥 종이만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소셜벤처 계통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대공원 측에서 알게 된 거야. 대공원 안영로 원장이 서울대공원에 소셜벤처, 사회적기업의 창조 기지를 만들고 싶었다더군.

비슷한 꿈을 가진 사람이 만나니 불꽃이 튄 거지. '그랜드파크 소셜액션 서밋'이라는 이름으로 서울대공원의 자원을 기반으로 소셜벤처(사회적기업)의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서울대공원의 다양한 자원들로 재미난 실험들을 해보자는 거지. 여기에는 커피 찌꺼기로 펠릿을 만드는 팀, 한국의 고유식물을 확산하는 팀, 폐목재 다양한 디자인 굿즈를 만드는 사회적기업, 페이스북 팬 200만 명을 보유한 팀 등 다양한 액션 그룹들이 참여하고 있어. 멘토 그룹도 만들었는데 학계, 중간지원조직, 투자사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그리고 서밋의 첫 번째 프로젝트가 '똥 연구소'야

Q. 앞으로 설립할 <서울 ZOO 똥 연구소>의 꿈은 무엇인가?

똥 연구소에서는 코끼리 똥으로 종이도 만들고, 관련 제품도 만들어서 판매를 하고, 판매 수익금은 멸종 위기에 처한 아시아 코끼리 중 보존 기금에 활용하고, 다양한 초식동물의 똥으로 종이를 만들어볼 거야. 관련 제품의 수익은 동물복지 기금으로 활용할 계획이고. 이어서 똥으로 펠릿도 만들어보고, 숲의 간벌재로 다양한 문구도 만들어볼 계획이야. 우리 대공원의 자원으로 신나는 모험을 해보는 거지.

우리의 모험이 아마도 세계를 바꾸지 않을까? 끼야호~~~!!

의외로 세상의 진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편견의 반대편에 있는 경우가 많다. 가장 더럽다고 생각한 똥이 세상을 구할지도 모를 일이다. 가장 비천한 곳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세상을 구하듯이 말이다. 우리가 처한 현실은 누가 구원할지가 제일 궁금하다. 끝.

* 참고로 코끼리 똥 종이가 인기를 끌자 짝퉁이 넘쳐난다고 한다. 세상을 구하는 코끼리 똥 종이 공식제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은 리틀파머스 롯데 잠실점과 온라인에서는 민트바스켓이다.

PRESENTED BY 볼보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