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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27일 07시 50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6월 27일 14시 12분 KST

쓸데없는 스펙과 적합한 스펙

일반적으로 말하는 스펙이란 지원자의 학력, 출신학교, 토익점수, 자격증, 해외연수 경험 등을 의미한다. 스펙에 의한 채용의 폐단은 지원자가 입사 후 수행할 직무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에도 학력이나 토익점수 등을 중심으로 채용결정을 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러한 스펙에서 개인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스펙에 의해 지원자들을 변별할 수 있을지언정 채용하고자 하는 직무에서의 실제 성과를 예측할 수 있는 정보는 아닐 수 있다. 스펙을 초월한 채용이란 이러한 스펙보다는 지원자가 진정으로 직무에 대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따라서 직무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을 뽑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스펙을 반드시 보아야 한다.

연합뉴스

최근에 기업에서 종업원을 채용할 때 '스펙을 초월하여 역량 중심으로 뽑아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스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정의를 분명하게 내릴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스펙의 의미를 다르게 해석함에 따라 혼선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 등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스펙이란 지원자의 학력, 출신학교, 토익점수, 자격증, 해외연수 경험 등을 의미한다. 스펙에 의한 채용의 폐단은 지원자가 입사 후 수행할 직무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에도 학력이나 토익점수 등을 중심으로 채용결정을 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러한 스펙에서 개인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스펙에 의해 지원자들을 변별할 수 있을지언정 채용하고자 하는 직무에서의 실제 성과를 예측할 수 있는 정보는 아닐 수 있다. 스펙을 초월한 채용이란 이러한 스펙보다는 지원자가 진정으로 직무에 대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따라서 직무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을 뽑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스펙을 반드시 보아야 한다. 다만 앞서 언급한 스펙과는 달리 여기에서의 스펙은 직무에서의 성과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검증된 지식, 기술, 능력 등 지원자가 갖추고 있는 요건(역량)을 의미한다. 특정 직무에서의 성과와 관련이 검증되지 않은 학력이나 토익점수와 같은 쓸데없는 스펙(wrong spec)은 무시하고 채용하고자 하는 직무에 적합한 스펙(right spec)을 갖춘 지원자를 가려내야 한다.

직무에서 성공할 지원자를 채용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채용하고자 하는 직무에서의 성공과 관련된 적합한 스펙을 밝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채용하고자 하는 직무에 적합한 직무스펙은 어떻게 찾을 것인가? 채용하기 전에 직무에 대한 직무분석 또는 역량모델링을 통해 직무에서의 성과를 예측하는 역량을 찾아야 한다. 역량이라는 개념은 1973년에 하버드 대학의 맥클리랜드(McClelland) 교수가 지식 위주의 측정을 실시하는 전통적인 지능 검사는 업무성과나 인생의 성공 여부를 예측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적하고, 조직에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알고 있는 지식보다는 직무의 핵심적 성공요소와 관련된 구체적인 직무수행 능력을 강조하면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채용하고자 하는 직무에서의 성과에 기여하는 스펙(역량)을 찾아낸 후에 이러한 스펙을 측정할 수 있는 적합한 검사를 사용해야 한다. 기업에서 채용을 위해 사용하는 검사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두 가지 속성은 신뢰도와 타당도이다. 신뢰도란 측정의 일관성이고, 타당도는 측정의 적절성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학생들의 IQ를 재기 위해 매우 정확한 전자저울을 사용하여 체중을 재서 이 값을 IQ로 간주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학생들의 IQ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자저울은 항상 일관된 값을 산출하기 때문에 신뢰도는 매우 높다. 하지만 학생들의 IQ를 재는 것이 아니라 체중을 재는 것이므로 타당도는 매우 낮다.

일반적으로 신뢰도가 높은 선발도구는 많지만 타당도가 높은 선발도구는 흔치 않다. 기업에서 신입사원들을 선발할 때 사용하는 검사가 지원자들 중 점수가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들을 잘 변별한다고 해서 좋은 검사는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그 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지원자들이 채용 후에 실제 업무에서 좋은 수행을 나타내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입사 시 검사점수와 입사 후 고과점수 간의 관련성이 높은지를 나타내는 검사의 타당도를 확인해야 한다. 최근 기업에서 채용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모의상황 방식의 발표, 현안업무 처리, 토론, 역할수행 등의 평가센터(assessment center) 기법, 역량기반 면접 등은 타당도가 높은 도구들이다.

요약하자면, 종업원을 채용할 때 첫째, 직무에서의 성과와 관련이 없는 쓸데없는 스펙(wrong spec)은 무시하고 직무분석을 통해 직무에서의 성공을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혀진 적합한 스펙(right spec)을 사용해야 한다. 둘째, 직무에 적합한 스펙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직무분석이나 역량모델링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적합한 스펙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신뢰도와 타당도를 모두 갖춘 검사를 사용해야 한다.

* 이 글은 한국심리학회 웹진 PSY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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