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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5월 25일 07시 43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5월 25일 14시 12분 KST

새정연의 '조국 교수 혁신안' 거부는 기득권 지키기일 뿐이다

조국 교수의 혁신안 2번을 적용했을 경우 현재 새정연의 130명 의원 중 14명은 용퇴하거나 적지에 출마해야 한다. 다음으로 조국 교수의 혁신안 3번에 따르면 지역별 교체율이 얼마나 될까. 우선 수도권과 호남, 충청에 40% 교체율을 적용하면 서울은 31명의 현역의원 중 약 12명을 교체해야 한다. 경기도는 28명 현역의원 중 10명을 교체해야 하고. 인천은 6명 현역의원 중 적어도 2명을 교체해야 한다. 호남은 28명 현역의원 중 약 10명을 교체해야 하고. 충청은 10명 중 4명을 교체해야 한다. 조국 교수가 내놓은 혁신안 2번, 3번만 살펴봐도 새정연 의원들이 조국 교수를 친문이어서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기득권이 크게 침해될 것이기 때문에 거부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조국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지난 5월 19일 문재인 대표는 초계파 혁신기구 구성 카드를 뽑아들었다. 정치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내가 보아도 새정연의 초계파 혁신기구 가동은 정말 불가피해 보인다. 그런데 문재인 대표가 혁신기구 위원장 후보로 안철수 의원을 우선 고려한 것은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안철수 의원이 당내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갖춘 인물일까. 그동안 안철수 의원이 보여준 행보를 고려해보면 그에게 당내 혁신을 주도할 능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행히도 안철수 의원은 문재인 대표의 위원장직 제안을 거부하고 대신 조국 교수를 위원장으로 추천했다. 조국 교수는 5월 18일에 이미 JTBC인터뷰에서 자신에게 4가지 혁신안을 실행할 권한을 준다면 위원장직을 수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였다. 하지만 새정연 의원들은 조국 교수가 혁신기구 위원장이 되는 것을 반대했다. 결국, 조국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서 백면서생을 호출하지 마시고 새정연 130명 의원들의 힘을 보여 달라는 입장을 남기고 위원장직을 고사했다. 현재 상황이 이렇게 꼬이다 보니 문재인 대표와 새정연 최고의원들은 초계파 혁신기구 위원장으로 원외이면서 당내 사정을 잘 알고, 각 계파를 아우를 수 있다고 평가되는 김상곤 전 교육감을 세 번째 후보로 선정했다. 원외 인사가 당내 사정을 얼마나 잘 알고 있을지 모르겠으나 이에 대해서는 내 선에서 알 방도가 없으니 일단 차치하도록 하겠다.

김상곤 전 교육감 카드는 조국 교수가 혁신기구 위원장이 되는 것을 반대했던 이종걸 원내대표가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김상곤 전 교육감이 조국 교수를 대체할 정도로 혁신기구의 위원장으로 적합한 인물일까. 김상곤 전 교육감은 안철수 의원이 지난해 독자 세력화를 추진할 당시 영입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김상곤 전 교육감은 작년 총선 말미에 김한길과 안철수에게 정권 들러리나 서고 있다고 일갈하며 강하게 선 긋기를 한 적이 있어서 과연 안철수 의원과 우호적인 관계인지도 의문이다. 또한, 김상곤 전 교육감이 초계파 혁신을 실행할 만한 능력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작년 초에 김상곤 전 교육감은 안철수를 통해서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지만, 결국 안철수 의원과 손을 잡고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다. 이는 김상곤 전 교육감이 어정쩡한 상태에서 눈치를 보다가 충분한 준비 없이 경기도지사에 출마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상곤 전 교육감이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경기도지사에 출마했다는 것은 단계적 무상버스 공약을 철저히 준비하지 못해 언론과 경쟁 후보자들에게 역풍을 맞은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그는 단계적 무상버스 공약 외에 다른 후보자들과 차별화될 만한 공약도 내놓지 못했다. 김상곤 전 교육감은 교육감으로서 유능한 인물임이 분명하지만, 새정연의 적폐를 해소할 만한 능력과 의지를 겸비한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단언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새정연 지도부가 김상곤 전 교육감을 혁신기구 위원장으로 선정하려고 하는 것은 조국 교수가 제시하는 혁신안에 위협을 느낀 새정연 의원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보호하기에 김상곤 전 교육감이 상대적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도대체 새정연 의원들은 왜 조국 교수가 혁신기구 위원장이 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일까.

최근 각종 언론보도를 살펴보면 새정연 의원들이 조국 교수가 2012년 대선후보 단일화 당시 문재인 대표를 공개 지지했기 때문에 혁신기구 위원장으로 부적합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정연 의원들의 이러한 입장은 조국 교수가 친문파이기 때문에 초계파 혁신기구 위원장으로서 부적합하다는 논리다. 과연 이러한 논리를 조국 교수에게 덧씌우는 것이 합당한 것일까. 조국 교수는 2011년에 프레시안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직업 정치인보다 진보 부흥의 전도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국 교수는 직업 정치인의 테두리에 갇히지 않음으로써 진보 정치권에 국민의 열망을 강력하게 전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조국 교수가 정치인으로서 하나의 진보 정당에 갇혀버린다면 그가 가지고 있던 이러한 힘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조국 교수는 특정 정당의 의원이 아니라 진보 진영 전체를 아우르는 개인이다. 따라서 조국 교수를 반대하는 새정연 의원들이 계파 프레임을 조국 교수에게 덧씌우는 것은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조국 교수가 제안하는 4가지 혁신안은 계파불문에 지역불문을 대전제로 하므로 새정연 의원들이 조국 교수를 반대하는 것은 더욱 근거가 없다. 그런 논리라면 문재인 대표와 단일화를 했던 안철수 의원과 문재인 대표 지지유세에 동참했던 손학규 전 의원도 친문세력이라고 봐야 하는가. 새정연 의원들이 조국 교수를 거부하는 진짜 이유는 그의 4가지 혁신안에 대한 반감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조국 교수의 4가지 혁신안은 아프리카 TV에서 시사수다 방송을 진행하는 망치부인이 주장해왔던 혁신안과 거의 동일하다. 조국 교수의 혁신안과 망치부인의 혁신안이 거의 동일한 것을 보니 조국 교수의 혁신안은 헌법 정신과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내용임이 틀림없다. 망치부인과 조국 교수가 주장하는 새정연 혁신안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아래의 안들을 새정연의 공천 시스템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우선 혁신안 1번은 현재 내가 확인할 방도가 없으니 차지하기로 하고 나머지 세 가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1. 도덕적 법적 하자 있는 자 공천 배제(계파불문)

2. 4선 이상 의원 다수 용퇴 또는 적지 출마(계파불문)

3. 현역 의원 교체율 40% 이상 실행(지역 불문)

4. 전략공천 2~30% 남겨둔 상태로 완전국민경선 실시

국회홈페이지에서 새정연 소속 의원정보를 검색해보면 6선 의원 1명, 5선 의원 4명, 4선 의원 9명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조국 교수의 혁신안 2번을 적용했을 경우 현재 새정연의 130명 의원 중 14명은 용퇴하거나 적지에 출마해야 한다. 다음으로 조국 교수의 혁신안 3번에 따르면 지역별 교체율이 얼마나 될까. 우선 수도권과 호남, 충청에 40% 교체율을 적용하면 서울은 31명의 현역의원 중 약 12명을 교체해야 한다. 경기도는 28명 현역의원 중 10명을 교체해야 하고. 인천은 6명 현역의원 중 적어도 2명을 교체해야 한다. 호남은 28명 현역의원 중 약 10명을 교체해야 하고. 충청은 10명 중 4명을 교체해야 한다.

4번 혁신안에서 일반 시민들의 참여가 가능한 완전국민경선 실시는 현재 새정연의 적폐를 해결하기 위한 필수적인 처방일 것이다. 물론, 국민경선 도입만으로 갑자기 정당의 대표성과 조직력이 향상되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당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4번 안의 전략공천을 2~30% 남겨둔다는 내용은 그 비율이 높은 편이라 의외였다. 전략공천의 본래 취지는 정치적 능력을 갖춘 인재를 당선되기 힘든 지역에 보내서 당선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전략공천은 대부분 당내에서 너무나 일방적으로 이뤄져 정당의 대표성과 공정성을 훼손해왔다. 박명호, 차홍석의 <2012년 총선의 공천유형과 정치적 결과>에 따르면 19대 총선 때 민주통합당은 246곳의 지역구 중 210곳에 공천을 하였다. 여기서 전략공천한 곳은 18곳인데. 비율로 보면 11%다. 그런데 조국 교수의 혁신안처럼 20대 총선에서 새정연이 전략공천을 2~30% 해야 한다면, 그것은 19대 총선에 비해서 최대 두 배가 넘는 전략공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2012년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은 전략공천이 30% 선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발표했었지만, 올해 4월에는 20대 총선에서 전략공천 상한선을 20% 이하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국 교수가 전략공천 비율을 2~30%로 확대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에 대해서 그다지 아는 것이 많지 않은 내가 혁신안에서 전략공천 비율이 늘어난 이유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다만 조국 교수가 JTBC와 인터뷰한 내용을 살펴보니 조직력이 없는 유능한 20~40대 후보들이 공천 진입 장벽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전략공천 비율을 높인 것 같다.

조국 교수가 내놓은 혁신안 2번, 3번만 살펴봐도 새정연 의원들이 조국 교수를 친문이어서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기득권이 크게 침해될 것이기 때문에 거부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새정연 내부에서 조국 교수 다음으로 내놓은 대안이 김상곤 전 교육감이다. 그런데 과연 김상곤 전 교육감은 앞서 열거된 조국 교수의 혁신안을 실행할 수 있을까. 혁신기구 위원장직 적임자가 당내 사정을 잘 알고 각 계파를 아우를 수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우선하여 중요한 것은 당내 혁신을 실질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과감한 실행력이다. 김상곤 전 교육감은 교육감 시절의 선명한 성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계파색이 엷고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세 번째 혁신기구 위원장 후보로 거론되었다. 그런데 김상곤 전 교육감의 지난 행보를 살펴보면 그가 혁신기구 위원장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그래서일까. 문재인 대표는 김상곤 전 교육감과 조국 교수를 공동위원장으로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사실 김상곤 전 교육감도 혁신기구 위원장직이 굉장히 부담스러울 것이다. 김상곤 전 교육감에게 당 개혁을 집도하기 위한 전권이 새정연으로부터 보장되지 않는다면 김상곤 전 교육감은 위원장직을 수락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당 혁신을 위한 전권도 없는데 혁신기구 위원장직을 맡는 것은 정치적 상처만 입는 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상곤 전 교육감이 새정연으로부터 전권을 보장받는다고 하더라도 그 전권을 잘 밀어붙일 수 있을지 미지수다. 따라서 문재인 대표의 구상처럼 김상곤 전 교육감과 조국 교수를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것이 현재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다. 김상곤 전 교육감이 혁신기구 위원장으로 크게 적합한 인물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현실적으로 혁신기구 위원장 인선에 이 이상 잡음을 더 해서 좋을 것이 없다. 따라서 김상곤 전 교육감은 새정연으로부터 온전한 전권을 약속받고 난 다음에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줄 조국 교수와 불출마 약속을 하고 공동위원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김상곤 전 교육감이 혁신을 위한 전권을 보장받은 다음에 조국 교수를 영입한다면 조국 교수도 공동위원장직을 마다치 않을 것이다.

5월 23일 현재 김상곤 전 교육감은 24일 중으로 위원장직 수락 여부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만약 안철수 의원과 조국 교수에 이어서 김상곤 전 교육감까지 위원장직을 고사하면 문재인 대표의 혁신기구 카드는 김이 빠질 대로 빠질 것이고. 사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당내 분열을 일삼는 새정연 의원들은 문재인 대표 사퇴를 더욱 격하게 밀어붙일 것이다. 현재 조국 교수의 혁신안에 반대하는 새정연 의원들은 내년 총선이 어떻게 되든지 간에 혁신기구 카드가 김이 빠지면서 흐지부지되어 자신들의 기득권이 지켜지기를 원할 것이다. 조국 교수가 제시한 혁신안을 새정연이 대국적인 자세로 포용하지 못한다면 영혼 없는 정치인들만이 폐허가 된 새정연 안에 남을 것이다. 사실 조국 교수의 혁신안을 새정연이 받아들여도 내년 총선에서 새정연이 새누리당을 이길 가능성은 매우 적어 보인다. 왜냐하면, 조국 교수의 혁신안은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차후를 도모할 가능성을 남기고 패배하기 위한 최후의 처방전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새정연이 조국 교수의 혁신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새정연은 영혼이 없는 좀비 정당이 될 것이다.

ps. 이 글을 쓰고 있던 5월 24일에 김상곤 전 교육감이 혁신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오늘 김상곤 전 교육감은 문재인 대표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문 대표도 혁신을 위해서 본인이 가진 것을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했으며, 혁신을 위해서 필요한 모든 권한을 혁신위원회에 위임하겠다고"고 밝혔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김상곤 혁신기구 위원장이 조국 교수의 혁신안에 따라서 칼을 과감하게 휘두를 수 있는 적임자인지 의문이다. 문재인 대표의 구상처럼 김상곤 혁신기구 위원장과 조국 교수가 공동으로 혁신기구 위원장이 될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그러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이왕 김상곤 전 교육감이 혁신기구 위원장이 되었으니 모든 이들이 그에게 최대한 힘을 실어줘야 할 것이다. 사실 독한 마음을 먹고 조국 교수의 혁신안에 따라서 혁신기구를 운영할 수 있는 분이라면 혁신기구 위원장직은 누가 맡아도 상관없다. 나는 김상곤 위원장이 외풍에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고 새정연 혁신을 꼭 이뤄내길 간곡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