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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2월 17일 07시 21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2월 17일 14시 12분 KST

사표를 던져라, 홍용표 장관

연합뉴스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외로운 사내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아닐까 싶다. 마음 고생이 엄청 심했던 듯 입술은 터지고 낯빛도 초췌하다. 나는 홍용표 장관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논리적 정합성도, 실익도, 명분도 없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을 독단적으로 내리고 설거지는 자기가 하고 있으니 얼마나 억울하고 화가 날 것인가?

주군의 어리석고 분열적인 결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개성공단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임금이 핵 개발 등에 사용됐다는 증거가 있다'는 거짓말을 하고 그 거짓말을 스스로 거두는 치욕을 당한 건 자업자득이긴 하나 연민할 구석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 생각은 손톱만큼도 하지 않는 박 대통령은 홍 장관의 거짓말 실토가 일부 언론의 왜곡이라는 보도자료를 내 홍 장관을 두 번 죽였다. 홍 장관이 모시는 박 대통령은 그런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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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에서 나는 이런 의문에 놓이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홍 장관 같은 엘리트가 박 대통령 같은 사람 밑에서 대통령의 수발이나 들며 온갖 수모를 견디는 이유가 대체 무얼까 하는 질문 말이다. 나는 적어도 홍 장관이 자리 욕심에 그러는 것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은 이미 자리욕심 때문에 정의를 내팽개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잃고, 윤리와 상식을 배반한 엘리트들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배출했다.

​인생은 문틈으로 준마가 달리는 걸 보는 것 만큼 찰나고, 죽음은 예기치 않게 우릴 찾아온다. 추레하지 않게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며 사는 것 보다 중요한 건 세상에 없다. 나는 홍 장관이 자존감을 지키는 걸 보고 싶다.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홍 장관이 인간적 존엄을 회복하는 길이 없는 건 아니다. 장관직을 던지는 것이 그것이다. 홍 장관을 위한 조언이니 부디 홍 장관이 숙고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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