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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15일 05시 49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1월 15일 14시 12분 KST

새누리당 하나로 족하다

한상진 위원장이 '국부'로 칭송하는 이승만은 자유민주주의의 파괴자이자 반대말이었다. 이승만 치하에서 자유민주주의의 중핵인 개인의 기본권은 철저히 무시됐다. 이승만은 헌법과 법률과 국가기관 위에 왕처럼 군림했다. 3.15부정선거가 상징하듯 민주주의의 최소한이라 할 선거제도의 투명성과 공정성은 완전히 말살됐다. "그때 만들어진 뿌리가, 잠재력이 성장해서 4·19 혁명에 의해 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가 우리나라에 확립됐다"는 한 위원장의 발언은 정말 귀를 의심케 한다. 이런 식이면 모든 독재자, 학살자, 압제자들은 숭배되어야 한다.

'국민의 당' 한상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이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처럼 폭주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미 "이승만 대통령께서는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이 땅에 도입하셨고, 굳게 세우신 분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산업 성장의 엔진을 거신 분이다",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헌신을 이어받아 그 체제를 조금 더 견고하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접 헬멧을 쓰고 창원·울산·구미 공단을 도시며 우리나라 근대화 산업화를 몸소 이끄신 분이다. 박정희 대통령께서 이끄신 산업성장의 엔진을 다시 한번 이땅에 가동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등의 발언을 쏟아내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한데 한 위원장은 아직도 배가 고픈 모양이다. 한 위원장은 14일 안철수 의원 등과 4.19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나라를 세운 분을 어떻게든 긍정적으로 평가해서 그 화합의 힘으로 미래를 끌고가려고 하는 정치적 지혜가 대단히 필요하다", "어느 나라든 나라를 세운 분을 '국부'라고 평가한다. 우리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많은 한계가 있었지만 이 전 대통령은 원래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한 분이었다. 그 공로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그 때 만들어진 뿌리가, 잠재력이 성장해서 4·19 혁명에 의해 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가 우리나라에 확립됐다"고도 했다. (한상진 "이승만, 국부로 평가...過 뿐아니라 功 인정해야")

이런 엽기적이고도 도착적 사고가 가능하다는 사실에 전율하지 않을 수 없다. 위키백과에서는 자유민주주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自由民主主義, 영어: liberal democracy) 또는 정치적 민주주의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결합된 정치원리 및 정부형태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하여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헌법을 세우고 민주적 절차 아래 다수에 의해 선출된 대표자들이 국민주권주의와 입헌주의의 틀 내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체제이다.

한상진 위원장이 '국부'로 칭송하는 이승만은 자유민주주의의 파괴자이자 반대말이었다. 이승만 치하에서 자유민주주의의 중핵인 개인의 기본권은 철저히 무시됐다. 아니 이런 말조차 사치스럽다. 시민들은 국가권력으로부터 목숨을 부지하거나 신체적 위해를 당하지 않는 것에 감사했다. 이승만은 헌법과 법률과 국가기관 위에 왕처럼 군림했다. 3.15부정선거가 상징하듯 민주주의의 최소한이라 할 선거제도의 투명성과 공정성은 완전히 말살됐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한상진 위원장은 도대체 무슨 근거로 이승만을 "국부"이자 "자유민주주의의 신봉자"라고 상찬하는가?

"그때 만들어진 뿌리가, 잠재력이 성장해서 4·19 혁명에 의해 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가 우리나라에 확립됐다"는 한 위원장의 발언은 정말 귀를 의심케 한다. 이런 식이면 모든 독재자, 학살자, 압제자들은 숭배되어야 한다. 그들의 독재, 학살, 압제가 있었기에 그에 대한 저항이 있었고 해방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위원장의 정치적 상상력을 빌리자면 일제의 국권강탈과 식민지배가 있었기에 광복이, 전두환의 광주학살이 있었기에 87년 체제의 성립이 가능했다는 말이 된다. 이쯤되면 견강부회라는 말조차 아깝다.

한상진 위원장은 파장이 커지자 개인생각이라고 해명한 모양이다.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 나는 모른다. 설사 사실이라고 해도 '국민의 당'에서 창당준비위원장이라는 중임을 맡은 한 위원장의 반헌법적, 반동적 역사관이 '국민의 당'에 스민다면 큰 일이다. 그런 정당은 새누리당 하나로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