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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14일 06시 47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0월 14일 14시 12분 KST

대한민국 정부는 어디에 있는가?

나는 요즈음 우리가 정부 없는 나라에 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진보적 가치를 지향하는 정부이건, 보수적 가치를 지향하는 정부이건 간에 정부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이 있다. 정부가 유능할 수도 있고, 무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라면 모름지기 힘써 해야 할 일들이 있다. 대한민국이 정부 없는 나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많지만 몇몇 예만 들겠다.

연합뉴스

나는 요즈음 우리가 정부 없는 나라에 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진보적 가치를 지향하는 정부이건, 보수적 가치를 지향하는 정부이건 간에 정부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이 있다. 정부가 유능할 수도 있고, 무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라면 모름지기 힘써 해야 할 일들이 있다. 대한민국이 정부 없는 나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많지만 몇몇 예만 들겠다.

태곳적부터 물을 다스리는 치수는 방역과 더불어 정부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 가운데 하나였다. 대한민국은 지금 100년만에 최악이라는 가뭄에 전 국토가 신음중이다.(목타는 '한숨 들녘'..."정부는 도대체 뭐하는지") 물론 가뭄은 엘리뇨를 비롯한 기상이변 탓에 강수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등의 원인으로 인한 가뭄 등의 기상이변은 현실이 된지 오래다. 정도가 더 심해지고 있을 따름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마땅히 정부는 가뭄을 상수로 놓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집행해야 옳다. 놀랍게도 이 정부에서는 가뭄대책에 대해 최근까지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기상학자들에 따르면 내년에도 올해 보다 심한 가뭄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는데 이러다 농사는 고사하고 식수조차 근심해야 하는 처지가 될 것 같다.

버티고 버티다 전월세난을 감당 못해 엑소더스를 감행하는 임차인들이 경기도로 몰려들고 있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을 빠져나가 경기도로 들어간 인구가 2년 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미친 전셋값 신물"...서울 엑소더스 '러시') 서울을 탈출한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데에는 단연 전월세난이 도사리고 있음은 능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대한민국에서 서울에 사는 사람이 서울 밖으로 나가는 건 일종의 사회적 전락으로 받아들여진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어지간하면 서울에서 머물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런데도 서울시민들이 경기도민으로 적을 바꾸는 건 치솟는 전월세가격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헌법이 국가에 부여한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의무는 이 정부에서는 실종된지 오래다.

세월호 유족들은 한국사회를 위해 오늘도 심장에 피를 철철 흘리고 있다. 아이들의 죽음을 헛되게 만들지 않을 유일한 길이 이전과는 다른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유족들의 절규에 한국사회는 모욕과 조롱과 오해와 무관심으로 대답하고 있다. 모욕과 조롱과 오해와 무관심의 맨 앞에 박근혜 정부가 있다. 사고의 예방와 구조에 완전히, 정말 완전히 실패한 정부는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책임자들을 처벌하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고 집행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정부는 배보상과 특혜 등을 지렛대로 삼아 유족들을 시민들로부터 고립시키는 작업,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들을 처벌하는 일을 방해하는 작업, 세월호 참사를 진영논리로 포섭하는 작업,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한 대책마련과 집행에 무관심한 태도를 일관되게 보여줬다.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질 의사와 능력이 없다는 사실이 입증되자 유족들이 정부의 역할을 대신하겠다고 나섰다. 애도와 위로는 아직 유족들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이쯤되면 박근혜 정부 치하의 대한민국을 무정부상태라고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런 말을 해봐야 '소 귀에 경 읽기'일 것이다. 79년 청와대를 떠난 이후 정신과 감정의 성장이 멈춘 채 생물학적 나이만 먹은 박 대통령이 살아가는 유일한 목적은 대한민국을 통째로 선친 박정희의 제삿상에 올려놓는 것이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같은 시대착오적 행위에 골몰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운명이 위태롭다.

PRESENTED BY 여성가족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