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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9월 25일 13시 17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9월 25일 14시 12분 KST

사지로 뛰어들어야 산다

연합뉴스

새정련 혁신위원회가 활동을 마무리하며 대미를 멋지게 장식했다.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전직 당 대표들에게 열세지역 출마를 요구한 것이다. 물론 문 대표 등을 포함한 전직 당 대표들이 혁신위의 권고를 따를 의무는 없다. 하지만 혁신위의 요구에 야권 지지자들의 열망이 담겨있다는 사실을 외면하긴 어렵다. 기실 지리멸렬을 거듭한 새정련이 압도적인 힘을 지닌 새누리당에 맞서 임박한 총선에서 그나마 싸움다운 싸움을 하기 위한 비법은 하나 뿐이다. 진보, 개혁 성향의 유권자들을 최대한 투표장으로 불러모으는 것이 그 길이다.

문제는 이게 무척 어렵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지자들의 맹목적, 무조건적 지지와는 다르게 진보, 개혁성향의 유권자들은 특정 정당을 쉽게 지지하지 않으며, 지지를 여러 이유로 곧잘 철회한다. 그간 새정련이 보인 행태를 감안하면 진보, 개혁 성향의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몰려가길 기대하기가 퍽 어렵다. 그렇다고 총선이 몇 개월 남지 않은 시점에 진보, 개혁 성향의 유권자들을 결집시킬 이슈를 발굴하기도 곤란하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새정련이 선택할 수 있는 선거전략은 자명하다. 당의 장수급들이 적진에 과감히 뛰어들어 비장하고 격렬한 전투를 벌이고, 이를 통해 당원과 진보, 개혁 성향의 유권자들을 격동시키는 것 바로 그것이다. 당원들과 진보, 개혁 성향의 유권자들을 흥분시키고, 사기를 올리며, 투지를 북돋기 위해서는 몸을 사리지 않는 장수들의 분전이 필수적이다. 생환의 가망이 적은 곳에 혈혈단신 뛰어들어 결사적인 싸움을 벌이는 장수를 보고 구경만 할 병사들이 어디 있겠는가?

문재인을 비롯해 전직 당대표들이 사지로 출전해야 한다는 새정련 혁신위의 권고는 백번 옳다. 역사상 어떤 명장도 병사들 뒤에 숨어 위험을 회피하지 않았다. 그들은 늘 목숨을 내놓고 싸웠다. 전장에 임한 장수의 소원은 전사한 후 말가죽에 싸여 귀향하는 것이라 했다. 국회의원이 뭐라고 거기에 목을 매 추레하고 구구한 삶을 살려하는가? 비장하고 장엄한 싸움을 해야 패배해도 재기할 수 있다. 문재인을 포함한 새정련 장수들은 비겁 떨지 말고 사지로 뛰어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