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2015년 09월 23일 12시 21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9월 23일 14시 12분 KST

언제부터 집부자들이 불우이웃이 됐나?

gettyimagesbank

전세가가 미친듯이 폭등한다. 대출을 받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집이 없는 사람들은 셋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빚 내 집을 사거나 빚 내 전세보증금을 올리거나. 그것도 못하겠으면 소득 중 상당액을 월세로 꼬박꼬박 집주인에게 바치거나. 상환해야 할 원리금은 고스란히 가계소득을 빼앗아간다. 이게 모두 이명박과 박근혜 치하에서 벌어진 일이다. 특히 박 대통령 재임시에는 대한민국이 전세지옥으로 확실히 변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2년 4분기만 해도 가계소득은 5.4% 증가한 반면 전세가격은 2.3% 올라 소득 증가율이 전셋값 상승세를 확연히 앞섰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지난 2년간 전셋값 상승률은 가계소득 증가율보다 적게는 2.7배에서 많게는 7.4배가량 높았다. ('미친 전·월세'...살 곳이 없다.) 중산층과 서민들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심지어 전세가가 매매가를 넘어서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매매가 턱 아래까지 전세가가 차오른 곳은 세기 힘들 만큼 많다. ([전세 매매 역전시대]곳곳에 '전세 버블'...'렌트 푸어' 경고음)

대한민국이 전월세 지옥이 된 데는 박근혜 정부 탓이 크다. 이 정부는 집값 떠받히기에 올인한 나머지 전월세 상한제, 임대차계약갱신청구권 등의 단기적이지만 효과는 큰 정책수단들을 도입해 전월세시장을 안정시키고 공공임대 및 준공공임대주택을 집중적으로 공급하는 대신,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했다. 유효한 전월세 대책이 부재하고 금리가 낮다 보니 전월세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건 정한 이치다.

박근혜 정부는 유례 없이 강력한 재분배 정책을 추진하는 중이다. 창조적이게도 박근혜 정부는 조세정책을 사용하지 않고도 가공할 재분배 효과를 거두고 있다. 단 재분배의 방향은 집이 없는 사람들로부터 집이 있는 사람들에게로 향하고 있다. 특히 집이 여러 채 있는 사람들은 집값이 들썩여 좋고, 전세가격이 폭등해 좋고, 금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월세 소득을 올려 좋다. 집이 없는 사람들이 집 가진 사람들을, 특히 다주택자들을 필사적으로 돕는 형국이다. 대한민국에서 언제부터 집부자들이 불우이웃이 됐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