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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9월 13일 08시 28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9월 13일 14시 12분 KST

새정치민주연합에 필요한 것

연합뉴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불세출의 군사천재다. 그가 이끌었던 대육군(프랑스어: La Grande Armée 라 그랑드 아르메)은 이베리아 반도부터 러시아의 평원에 이르는 전 유럽을 발 아래 두면서 연전연승했다. 그 대육군의 모토는 "담대하게, 더욱 담대하게, 언제나 담대하게'였다. 대육군의 모토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자신의 모토이기도 했다. 나폴레옹은 승부처에서 누구보다 과감하고 단호했다. 나폴레옹이 인류 역사를 통틀어 필적할 상대를 찾기 힘들 정도의 군사적 위업을 이룬데는 특유의 과단성이 큰 역할을 했다.

과단성은 리더로서의 필수덕목이다. 과단성이 없는 사람이 리더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리더가 한사코 피해야 하는 악덕 중 손에 꼽히는 것이 우유부단이다. 우유부단한 리더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대업을 성취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우유부단한 리더는 대중은 고사하고 추종자들로부터도 절대적인 신뢰와 존경을 획득하기 어렵다.

문재인에게 부족한 것이 바로 과단성이다. 문재인은 쭈뼛거리며 대선에 나선 이래 아직까지 과단성의 획득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문재인은 당내에서 비주류들에게 계속 흔들리는 처지다. 당조차 장악하지 못하는 문재인을 대중들이 믿고 따를 까닭이 없다.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이 이를 방증한다. (김무성27.3% >문재인14% >박원순13.5%)

그러던 문재인이 변했다. 문재인은 당원과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신임 투표를 천명했고, 비주류와 당내 중진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재신임투표를 강행(단 재신임투표시기를 추석 전으로 미뤘다)하기로 결정했다. 잘한 결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문재인의 리더십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혁신안에 대해서도 벌써부터 비토의 소리가 불거져나온다. 이리 된 마당에 문재인이 정치생명을 건 승부수를 던지지 않고 국면을 돌파할 길은 없다.

당내외에서는 재신임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건 당내 대립과 갈등이 더 심화될 거라고 보는 관측들이 있다. 그럼 이대로 있으면 당내 갈등과 대립이 사라지고 문재인을 비롯한 당내 유력인사들 간의 협력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말인가? 근거 없는 기대다.

재신임 투표를 통해 문재인과 당내 유력인사들 간의 관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이 이기면 문재인을 중심으로 당이 하나가 돼 총선 총력전에 돌입하는 것이고, 문재인이 지면 문재인은 집으로 가면 된다. 진검승부인만큼 비주류 인사들도 재신임투표 부결을 목표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당내 비주류 인사들이 결투장에 들어서는 것이 두려워 온갖 구차한 소리를 늘어놓는 걸 보는 건 정말 구질구질하다. 당내 비주류 인사들은 빨리 결전에 임하는 것이 좋겠다. 지면 군소리 말고 문재인 체제를 존중하고 협력해야 한다. 그게 지리멸렬한 새정련이 전열을 정비할 유일한 방법이다.

자유인들의 자발적 결사는 이상적 조직이다. 그런데 그런 조직은 존재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존재하기 힘들다. 회사건, 정당이건 규율과 리더십에의 복종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흔히 진보, 개혁 성향의 시민들이 저지르는 오류 중 하나가 규율과 리더십에의 복종을 터부시하는 것이다. 대신 방임과 수평적 리더십이 더 우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터무니없는 착각이다. 나는 진보개혁성향의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조직들이 대체로 사익추구자들의 조직과의 싸움에서 판판이 지는 까닭 중 하나가 규율 부재와 리더십의 붕괴라고 여긴다. 정당도 예외일 수 없다. 새정련에 지금 긴절하게 요구되는 건 규율과 리더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