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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13일 13시 54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1월 14일 14시 12분 KST

박원순 왜 이러나?

뉴스1

박원순이 심상치 않다. 평소의 품격과 균형감각은 온데간데없다. 폭주하는 박원순을 보는 건 낯설다. "문재인 전 대표는 청산돼야 할 낡은 기득권 세력"(박원순 "문재인은 청산돼야 할 기득권 세력" 직격탄)이라는 박원순의 격정토로에 동의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 문재인이 "기득권 질서를 교체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는데 모자란 리더십이라고 비판하는 것이야 누가 무어라고 하겠는가? 하지만 문재인을 이명박이나 박근혜나 새누리당이나 비대언론과 동급으로 취급하는 박원순에게 수긍하긴 어렵다.

박원순은 민주당 분당의 책임을 문재인에게 귀착시키고 있는데 이것도 이상하다. 물론 뭐라고 변명하건 당의 대표가 분당의 책임을 모면할 순 없다. 그렇다고 민주당 분당이 "그의 무능함과 우유부단함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의원 배지 이외에는 관심이 없고 호남지역주의를 부추키는 데 골몰한 당내 인사들 탓이 더 컸다고 보는 것이 공정한 평가일 것이다. 한마디로 문재인에 대한 박원순의 공격은 사실에 기반한 것도 아니고, 자당 경쟁 후보에 대한 비판으로는 금도도 벗어난 셈이다.

박원순은 이치에 닿지 않는 주장도 하고 있다. '촛불광장경선'을 통한 '촛불공동정부'의 구성(박원순, 야권단일후보 선출 위한 '촛불광장경선' 제안)이 그것이다. "지금은 사실 어느 정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이 돼도 소수정당이 집권하게 되기 때문에 이런 공동 정부가 아니면 국민들이 원하는 엄중한 개혁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지적은 옳다.

하지만 그 방법이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전국 각지 촛불집회가 열렸던 촛불광장에 수만 개의 투표소를 설치해 누구나 자유롭게 공동정부 후보 선출에 참여하게 하자는 것"일 수는 없다. 물리적 장소와 시간 확보의 곤란,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관리의 어려움, 동원과 역선택의 문제 등등을 해결하기가 난망이기 때문이다.

박원순이 터프해진 것이야 무슨 문제겠는가? 표현이 거친 것이야 경쟁 중인 후보들간에 항용 있는 일이다. 하지만 자당 경쟁 후보를 적으로 설정하는 듯한 인식이나 이치에 전혀 맞지 않는 주장을 하는 건 곤란하다.

내 눈에는 박원순이 확률이 너무 낮은 승부에 판돈을 전부 거는 것처럼 보인다. 명분도, 실리도 다 잃고 그 동안 힘겹게 쌓은 이미지만 훼손될까 염려된다. 나는 박원순이 자중자애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박원순 특유의 품격과 균형감각을 회복했으면 좋겠다. 누가 뭐래도 박원순은 한국사회의 소중한 자산이며 앞으로도 할 일이 많은 사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