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2017년 01월 03일 06시 22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1월 04일 14시 12분 KST

류철균 혹은 이인화의 추락

뉴스1

밀랍으로 이어붙인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던 이카로스는 태양에 가까이 접근하지 말라는 아버지 다이달로스의 말을 어기고 태양을 향해 비행했다. 햇볕에 밀랍이 녹았고 날개를 잃은 이카로스는 에게해에 빠져 죽었다. 소설가로, 교수로 승승장구하다 수직으로 추락한 류철균이 이카로스를 닮았다. 류철균은 특검에 긴급체포된데 이어 구속됐다.

류철균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위대한 가치를 위해 투쟁하다 구속된 것은 아니다. 류철균은 고작 박근혜 정부 '넘버 원'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학점 취득을 도운 혐의로 구속됐다. 류철균의 과목을 수강한 정유라는 출석을 하지도 않고, 시험을 보지도 않았는데 아무 문제 없이 학점을 취득했다. 류철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류철균은 검찰 수사와 교육부 감사가 시작되자 조교들을 겁박(대학에서 교수는 대학원생들의 논문심사권을 쥔 절대군주다)해 정유라의 허위 답안지를 작성토록 했을 뿐 아니라, 특검 조사를 앞 둔 조교들에게 "특검에 가서 허튼소리를 하면 논문 심사에 불이익을 주겠다", "다시는 학계에 발을 못 붙이게 할 수도 있다"는 등의 협박(?)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류철균 교수, 정유라 '허위 답안지' 작성 지시) 류철균이 받고 있는 혐의는 업무방해 등 무려 5가지나 된다.(류철균 영장에 5가지 죄목 적시... 어떤 혐의 받나)

일찍이 류철균은 이인화라는 필명으로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라는 소설을 써서 인기를 얻은 후 이 소설이 표절논란에 휩싸이자 이번에는 문학평론가 류철균 본명으로 자신의 소설을 옹호하는 평론을 발표한 사람이다. 박정희를 반신반인으로 묘사한 소설 「인간의 길」을 쓴 것도 류철균이다. ([화제] 朴正熙대통령 모델의 이인화 소설) 나는 류철균의 삶과 작품에서 힘과 권력에 대한 강렬한 추구, 욕망에의 무한 질주를 읽는다. 류철균의 몰락은 이미 예정돼 있던 것인지도 모른다.

* 뉴스타파에도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