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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8월 20일 09시 49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10월 20일 14시 12분 KST

로뎅 Rodin

그렇게 끝도 없이 큰, 온갖 것을 다 모아 놓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흥미 없이 걷다가 어서 나오고만 싶은데 몇 층에서인가 아담한 조각대 위 하얀 거친 돌 상부, 그 속에서 솟아오르듯 나오고 있는 포옹한 남녀 한쌍이 내 발을 멈추게 했다. 그가 한 말이 생각나서이다. '조각이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돌 속에 이미 들어있는 걸 드러내는 것이다.' 그렇다. 그건 획실히 이미 그 안에 있는 조각을 작가가 필요 없는 돌을 부스러뜨려 긁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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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렛성     Chateau de l'Islette

조각가로 세상에 가장 많이 알려진 로뎅 Auguste Rodin을 주로 미국에 살며 보았지만 내가 실제로 그에게 가슴에 와닿는 큰 감동을 받은 것은 러시아 쎙 뻬쩨르부르그의 에르미타쥬 미술관에서다

그렇게 끝도 없이 큰, 온갖 것을 다 모아 놓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흥미 없이 걷다가 어서 나오고만 싶은데 몇 층에서인가 아담한 조각대 위 하얀 거친 돌 상부, 그 속에서 솟아오르듯 나오고 있는 포옹한 남녀 한쌍이 내 발을 멈추게 했다

그가 한 말이 생각나서이다

'조각이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돌 속에 이미 들어있는 걸 드러내는 것이다'

그렇다

그건 획실히 이미 그 안에 있는 조각을 작가가 필요 없는 돌을 부스러뜨려 긁어낸 것이다

와 그런 느낌을 분명히 주고 있다는 게 감동이었다

피터 현 선생이 머무는 르아르 밸리는 파리 전의 옛 고도답게 성 Chateau가 많았다 그 중 하나가 이슬렛 작은 마을의 로뎅이 애인 까미유 끌로델 Camille Claudel과 4년을 살며 사랑의 열정 속에 많은 작품을 함께 만든 곳이다

나는 아직 못 본 영화 '까미유'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미 세상에 유명해진 로뎅이 천재라고 일컬어지는 그의 여성 조수, 까미유와 일을 했는데 소문에는 로뎅의 유명한 작품 거의가 그 천재 조수가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진실은 알 수 없으나 비 속이었고 2대째 살고 있는 현재의 젊은 성주가 로뎅의 그 로맨스 집을 아름답게 꾸며 최근 일반에 공개했다

불어 해설을 다 알아들은 것은 아니나 현재 오너의 사진들과 함께 가구 옛 인테리어와 현대식 인테리어 침실, 부엌 등 어느 성보다 현대 감각이어서 상쾌하다

드넓은 정원에 연못과 강이 흐르고 색색의 장미 꽃향기가 유난히 감미롭다

어디선가 로뎅과 까미유가 튀어나올 것도 같다

로뎅을 기다리며 쓴 까미유의 애달픈 편지와 그에게 끝없는 영감을 주었던 그녀가 만든,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소녀 대리석 얼굴도 놓여 있다

그들의 격정적 사랑의 스피릿이 넓은 성안 공기에서 지금도 느껴진다

그 사랑의 스토리와 감성에 접하고 나면 누구나 로뎅의 작품을 다른 눈으로 보게 될 것이다

그것이 파리에서 '뮤제 로뎅'을 찾은 이유다

이리저리 찾았는데 전날 프랑스 대사를 만난 우리 대사관 바로 옆이 아닌가

또 비가 왔고 파리 한복판, 너른 정원을 품은 뮤제가 다시 나를 맞는다

알맞은 건물 규모에 로뎅의 알짜 작품들이 있고 그가 일찍이 초기에 그린 유화 작품들이 선을 보이며 세계인들이 비 속에서 서울의 토속촌 삼계탕 집 만큼이나 긴 줄에 서 있다

마침내 그 안에 들어가게 되면 그들은 느낄 것이다

삶과 사랑을 예술로 승화하여 경건하기까지 한 그 작품들을 일생 구상하고 손으로 빚어 남기고 간 것이 감사하다는 걸

그걸 일찍이 알아보고 하드웨어를 이리 아름답고 품위 있게 하여 예술가의 깊은 에스프리를 이어주며 세계에 내보이는 그 정부의 안목과 문화 전략의 디테일이 감동이라는 걸

촉촉한 벤치에 앉아 멀리 있는 분단된 내 조국의 공기와 문화를 새삼 생각해 본다

     이 삶에

     우리의 생명에

     이미 새겨져 있는 조각은 무엇일까


     숨쉬는 순간마다

     어느 손 하나 있어

     이기적인 알맹이

     연약함

     사악함

     오만함

     두려움


     모든 쓸모없음의 알맹이들을 바스러 뜨려


     최후에

     드러날 눈부신 그 모습에

     이렇게 감동할 이 누구인가


로뎅과 까미유 끌로델, 그 사이 조각이 이슬렛 성에 있는 까미유 작품

로뎅과 까미유가 살던 성의 정원 연못에 비가 내리다

Musee Rodin 로뎅 미술관 입구

파리의 Rodin 미술관 전경

Rodin의 '성당' La Cathedrale

로뎅과 까미유를 연상시키는 '키스'

Rodin의 대문호 '발작'

Rodin 미술관 정원의 '3 남자' 해설을 듣는 학생들

Rodin 의 초기 유화 작품들

비속에 유난히 향기로운 로뎅 미술관의 장미 정원

Rodin 미술관의 gift shop

진한 사랑과 예술혼이 머무는 이슬렛성 Chateau de l'Islet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