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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2월 04일 06시 12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2월 04일 14시 12분 KST

아리랑TV 방석호를 위한 변명

연합뉴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전문을 게재합니다.


아리랑TV 방석호 사장이 결국 사퇴했다는 뉴스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했다. 사랑하는 딸을 해외출장에 데리고 가서 법인카드로 맛난 것 좀 사주고, 집근처에서 가족들과 밥좀 먹고 쇼핑하느라 회사돈 겨우 몇천만원 쓴 게 들통나 물러나야 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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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TV보다 몇배나 큰 공영방송 M본부의 사장을 지낸 김재철씨는 취임 후 2년 동안 6억원을 법인카드로 썼다. 게다가 어느 무용가 여성에게는 각종 출연료로 20억원을 밀어줬는데, 알고보니 그 분이 명절에 함께 일본 온천여관 여행을 다녀올 만큼 '친한 관계'라는 사실이 국회에서 폭로되기도 했지 않은가. 그러고도 그는 집권여당에 입당해 고향에서 시장선거 경선에 당당히 출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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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전 사장

현재 M본부 경영진은 또 어떤가.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백명이 넘는 후배들에게 해고&정직을 남발해서 3년 동안 각종 소송비로 회사 돈을 물쓰듯이 썼다. 재판할 때마다 특급 로펌의 변호사를 대여섯명씩 고용하고도 판판이 패소해서 대법원까지 항소를 거듭하고 있으니 소송비용만 수십억원은 들었을 게다. 그래놓고 사석에서는 "그 놈들 가만 놔두면 안될 것 같아서 증거도 없는데 해고했다"고 자랑스럽게 떠벌리고 있으니... 방석호 사장 입장에서는 자기 죄야말로 새발의 피로 여겨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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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전 KBS 사장

여기서 잠깐, 2008년에 이명박 정권이 KBS 정연주 사장을 짜를 때 내세운 혐의를 돌이켜 보자.

2005년 KBS가 국세청을 상대로 법인세 1천9백90억 원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재판부가 5백50억 원만 돌려받는 조정안을 내놓자 KBS와 국세청이 이를 수용했는데 이게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게 검찰의 기소내용이었다. 끝까지 소송을 했으면 다 돌려받을 수 있었는데 법원의 조정을 성급하게 수용하는 바람에 그 차액만큼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거다. 한마디로 법원 결정에 따른 게 죄라는, 지나가는 개도 웃을 혐의였다.

당시 KBS 여당 추천이사였던 방석호씨가 정연주 사장을 자르는데 한몫을 했던 건 기억하는 이가 별로 없을 듯. 이 얼마나 아이러니인가.

결국 공영방송 사장이라도 충성심이 높은 인물은 회사돈을 물쓰듯 쓰고 법인카드로 치부를 해도 살아남고, 충성도가 낮거나 밉보인 인물은 별 죄가 없어도 짜른다는 게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언론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니 지금까지 열심히 충성해서 점수를 쌓은 방석호씨는 별 것 아닌 실수에 대해 너무 걱정말고 새누리당에 당당하게 입당해서 공천신청을 하기 바란다. 누가 아는가. 마침 서울이 고향이니 아리랑TV 가 있는 서초동에 전략공천이라도 해 줄지. 공천만 되면 국회의원은 따논 당상이라는 알짜배기 지역구 아닌가.

그게 안되면 김재철씨처럼 경선후보에라도 넣어줄 거다. 청와대를 함 믿어보시라. 방석호씨의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