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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1월 30일 09시 08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1월 30일 09시 09분 KST

공유를 극대화하는 오피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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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번영은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데서 온다. 새로운 상황, 새로운 문제, 새로운 통찰력, 개발하고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그런 것들이다."

경제학자 에드먼드 S. 펠프스(Edmund S. Phelps)는 '대번영의 조건'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대사회에서 교류는 혁신의 토대다. 도시가 번성하는 이유는 교류에 최적화되어 있는 공간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도시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유엔의 세계도시인구 전망을 보면 도시인구의 비율은 1950년 30%, 2014년 54%에서 2050년에는 66%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을 일으키는 교류의 힘에 대해 에드워드 글레이저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도시의 승리'에서 '인적 자본의 외부효과'라는 표현으로 설명한다.

그는 일을 아주 잘하는 점원들과 함께 일하면 이들의 평균 생산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 등을 제시하며 "도시는 오랫동안 한가지 똑똑한 아이디어가 다른 똑똑한 아이디어들을 생산하는 지적 폭발을 창조했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서로 우연히 마주치면서 서로 조금씩 익숙해지고, 교류를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나간다. 여러 차례 우연히 마주치게 되면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묻게 되며 조금씩 친밀감을 높이게 된다. 평상시 교류의 기회가 전혀 없던 이들과의 만남은 이른바 '도시적 혁신'을 불러온다.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과의 만남 덕분에 융합적 사고를 바탕으로 고민하던 문제를 풀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시 설계에서는 교류를 극대화하는 형태 중 하나로 서로 걸어다니며 우연한 만남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하는 '걷기 좋은 공간' 등의 개념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고, 건축에서도 교류를 유발하는 설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에어비앤비의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헤드쿼터(본부)인 싱가포르 오피스는 바로 이런 점에서 탁월하다. 서로 다른 부서와 팀의 구성원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부서 또는 팀의 직원들이 각자의 일에서 뻗어 나온 고민에 대해 대화하다 보면 이전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발상을 얻게 될 가능성이 크다. 교류는 융합적 사고와 창의적 접근을 촉진하는 촉매제다. 에어비앤비 싱가포르 사무실의 공간 구조는 바로 이 점을 강조한다. 이곳의 핵심 코드는 교류와 소통이다. 에어비앤비는 또 오피스를 집처럼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냈다.

◆교류와 소통을 이끄는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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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는 아시아태평양 본부는 싱가포르 중심가의 세실 스트리트(cecil street)에 있는 14층 빌딩 중 3개층을 이용하고 있다. 사무실에 들어서면 계단이 단번에 눈을 사로잡는다. 눈에 띄는 살구색인 데다 조명을 이용해 더욱 돋보이게 연출해 놨기 때문이다. 계단의 색깔은 노란색과 빨간색의 조합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는데, '색채론'의 저자인 요하네스 이텐은 노란색에 대해 "감추어져 있던 사실을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으며, 스에나가 타미오는 '색채심리'에서 빨강을 두고 "한마디로 말한다면 삶을 고양하는 기도라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이 오피스의 계단에 적용된 색깔은 사람의 이목을 끌기 위한 장치를 극적으로 표현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울러 계단은 완전히 노출하지 않고 정사각형 구멍이 숭숭 뚫린 콘크리트로 감싸뒀다. 아울러 조명과 어우러지며 신비감과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이는 직원들이 계단에 가까이 가도록 유도하거나 즐겁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하는 심리적 장치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사각 구멍을 통해 보이는 다양한 사무 풍경들은 역동적인 느낌을 갖게 한다. 또 맨 꼭대기 층에서 계단 밑을 내려다보면 3개층 높이의 깊이감을 느낄 수 있어 흥미로운 느낌을 얻을 수 있다. 계단 하나로 오피스에 '건축적 재미'라는 요소를 담아냈다.

특히 계단은 본질적으로 공간을 연결하는 기능을 한다. 이곳은 3개층으로 나눠진 거대한 사무 공간을 하나로 이어주는 중요한 가교 구실을 한다.

◆도심 속 카페 같은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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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싱가포르 오피스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식당이 3개층 모두 각각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 3개 식당의 기능은 서로 다르다. 가장 아래층의 식당은 아침을 위한 공간, 중간층은 커피나 음료수 등을 마시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맨 위층은 점심은 물론이고 대규모 파티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처럼 3곳의 식당을 구분한 것 역시 교류를 위해서다. 아침과 점심을 먹고, 커피 등을 마실 때마다 서로 다른 공간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 '우연한 만남'을 늘리기 위한 것이다. 맨 위의 대형 식당 외에 아래 두층은 모두 중앙 계단 바로 옆에 배치돼 있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이들과 식당을 오가는 사람이 끊임없이 마주치고 교류할 수 있도록 한 설계다. 누구나 모이게 되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3개층으로 구분된 사무실에서 눈에 띄는 계단과 그에 붙은 식당의 존재는 이처럼 굉장히 그 의미가 크다. 단순히 평면으로 넓게 펼쳐진 공간보다 층의 구분으로 3개 공간의 용도를 구분하되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장소를 만들어 냈다는 것은 공간 활용과 커뮤니케이션의 정석을 보여주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식당들은 카페의 모습처럼 꾸며놨다. 특히 중간층은 도시에서 찾아볼 수 있는 예쁜 카페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젊은이들이 카페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에 착안했다. 에어비앤비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답게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에 해당되는 젊은 직원들이 매우 많다. 이들은 카페 같은 공간에 자유롭게 앉아 동료와 많은 대화를 나눈다. 도시의 광장과도 같은 기능을 하는 공간이다. 도시에서 광장은 모든 이들이 쉽게 모이고 흩어질 수 있는 곳에 배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