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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1월 02일 09시 48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1월 02일 09시 49분 KST

동네 특유의 매력은 상품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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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air cafe

포르투갈에서 만난 에어비앤비 트립 호스트 리타가 기타를 들고 포르투갈의 전통 음악인 파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건축을 완성하는 이는 사람이듯, 도시를 완성하는 것도 인간이다. 사람이 북적이는 거리와 카페에서 이곳에 한명도 없을 때 어떤 분위기일지 상상해보라. 물리적 외부 환경은 유기체인 사람과 뒤섞일 때에야 그 아름다움이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건축물이든, 도시든 모두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서로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존재이다. 도시계획 역사상 큰 영향을 미친 저서인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에서 저자인 제인 제이콥스는 도시에서 사람의 존재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많은 이들이 안팎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거리를 바라보는 걸 즐긴다. 일을 보러 나온 사람들이나 먹을거리나 마실 것을 찾는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활동은 그 자체가 다른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유혹이다."

'사람 구경'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도시는 그 자체로 아름답고, 인간을 흥분시킨다. 그런데 자동차가 대중화된 이후 현대사회에서는 사실 이런 도시를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자동차를 위한 길이 사람들이 교류할 수 있는 공간들을 모두 잠식한 탓이다. 길가에 테이블을 두고 대화를 나누려 해도, 바로 옆에서 쌩쌩 지나가는 차량의 존재는 사람을 움츠리게 하고, 결국 그 같은 옥외활동을 줄어들게 만든다. 현대 도시가 삭막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다녀온 포르투갈의 리스본은 제이콥스가 강조하는 '도시의 고전'이라 할 만했다. 이곳의 도로는 좁았고, 사고석(주로 화강석 재질의 18∼20㎝ 크기 입방체형 석재)으로 포장되어 울퉁불퉁했다. 그러니 자동차는 빨리 달릴 수 없고, 보행자에게 그리 큰 위협이 되지 않았다. 걷기에 아주 좋은 도시다.

이뿐만이 아니다. 건물은 주거와 근린생활형 카페가 함께 있는 주상복합이 대부분이다. 보행로 양쪽에 작은 상점들이 잘 발달해 있다. 주거지역으로 여겨지는 곳에서도 1층의 모퉁이에는 작은 카페가 하나씩 있다. '스몰 비즈니스'의 천국이다.

걷기 좋은 골목과 스몰 비즈니스의 만남은 사람들의 적극적인 교류를 이끈다. 교류 활성화는 그 자체로 도시적 매력을 뿜어내며, 지역 특유의 감수성을 만들어낸다. 바로 이 감수성, 지역 특유의 매력을 그대로 상품화할 수 있을까?

지난해 7월 리스본에서 경험해본 에어비앤비 트립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준다. 포르투갈의 전통음악 파두를 경험해볼 수 있게 해주겠다며 트립 호스트로 나선 리타는 기타를 들고 작은 카페로 안내해 노래를 시작했다. 그의 노래에는 항구도시 특유의 구슬픈 음색이 가득 차 있었다.

openair cafe

지난해 7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만난 에어비앤비 트립 호스트 리타가 리타(왼쪽)가 노래를 부르는 와중에 동네 주민이 들어와 자신의 노래를 선보이고 있다.

와인 한잔과 어우러진 그의 멜로디는 활짝 열려 있는 문을 통해 그대로 거리로 흘러나갔다. 그 노래는 카페 안과 밖을 연결했다. 길을 걷는 이들이 힐끗 한번씩 안을 들여다 보며 빙긋 웃고 가는가 하더니, 어느새 문 앞에는 한 노년의 여성이 자리를 잡고 서서 손뼉을 치며 박자를 맞췄다. 이어 음악소리에 이끌려 카페를 찾은 노년의 남성 셋은 카페 안에 들어와 음악을 듣고 맥주를 즐겼다. 전부 같은 동네 사람들이었다.

이 할머니가 "내가 노래불러도 될까"라고 묻자, 카페 안에서는 모두 손뼉치며 맞았다. 곡이 시작됐고, 할아버지들은 춤을 췄다. 이 지역 특유의 감수성을 이렇게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도시의 우연한 만남 속에서 찾아낼 수 있는 '세렌디피티'다.

플랫폼(에어비앤비)은 고전적인 도시가 뿜어내는 힘을 외국인에게도 연결해줬다. 동네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도시적 매력을 누구든지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