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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3월 30일 12시 16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3월 31일 14시 12분 KST

아동학대 범죄자의 심리특성

계모들이 행사하는 폭력은 아버지들의 폭행 못지않게 심각한 수준인데, 연구자들은 이들 여성 폭력범들에게 있어 가장 보편적인 정신장애는 경계선 성격장애임을 보고하였다. 이렇게 경계선 성격장애를 지닌 여성 폭력사범들의 공통점은 40%에서 76% 정도가 어릴 때 성폭력 피해에 노출된 적이 있으며 25%에서 73% 정도가 신체적으로 학대를 받았던 피해자였던 것이 확인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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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 분야에서 아동학대 피해자의 정신병리에 대하여서는 연구가 비교적 활발하다. 하지만 철창신세를 지게 되는 아동학대 가해자에 대하여서는 관찰의 기회를 갖기 힘든데, 이 글에서는 특히 이들,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아동학대 가해자들의 특이성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아동학대 가해자들과 피해아동과의 관계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가해자가 계부인 경우, 가해자가 친부와 계모인 경우, 가해자가 친모인 경우가 대표적이다. 가해자가 계부인 경우에는 특히 친족 성폭력 사건들이 많은데, 이는 아동성폭력 사건의 중요 하위유형을 형성한다. 친족 성폭력범 역시 고유한 심리특성을 지닐 것이지만1) 이 글에서는 최근 국내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되는 폭력인 아동학대 사건의 가해자들만을 살펴보기로 한다.

치명적인 신체 폭력(fatal assault)을 행사하는 아동학대 가해자들의 하위유형을 분석한 연구물로는 2009년도 Journal of Family Violence에 게재된 Yampolskaya 등의 논문이 대표적이다.2) 연구자들은 1999년부터 2002년 사이 플로리다 주에서 발생하였던 아동학대 사건 중 치명적인 폭력을 행사하였던 126건의 사건과 일반 아동학대 사건 70건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세 가지 유형이 존재함을 발견하였는데, 우선 첫 번째 유형은 생물학적 어머니, 즉 건강상의 문제를 지닌 친모들이 가해자인 사건들이었고, 두 번째 유형은 계부든 친부든 가정폭력을 늘상 행사하는 아버지에 의한 사건들이었고 마지막 유형은 약물이나 알코올 등의 문제를 지닌 부모에 의한 사건들이었다. 이런 가해자들의 특성은 국내에서도 구체적 사례들을 통하여 부분적으로나마 입증된다.

국내의 경우 아동학대 사건의 가장 흔한 가해자들은 계모들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살인죄가 적용되었던 2011년도 울산 아동학대 사건의 가해자 역시 계모였다. 그녀는 8살 된 의붓딸을 주먹과 발로 약 35분간 무자비하게 폭행하여 갈비뼈 24개 중 16개가 부러지게 만들어, 부러진 갈비뼈가 폐를 찔러 아동이 숨지게 하였다. 당시 수사를 맡았던 경찰은 집 거실에 아이의 생니가 굴러다녔다고 보고한 바 있으며, 아이의 엉덩이 근육은 이미 소멸하여 섬유질로 채워지는 '둔부조직 섬유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고 한다. 2013년 칠곡에서도 엽기적인 아동 학대치사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 역시 계모에 의하여 자행된 것이었다. 그녀는 8살 된 의붓딸을 심하게 때린 뒤 피해자가 복통을 호소하였는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 장간막 파열에 따른 복막염으로 아이를 숨지게 방치하였다. 아이가 사망한 이후에는 언니였던 12세 자녀에게 동생을 죽였다고 허위 진술을 하게 만들고 이를 강요하기 위하여 아이를 세탁기에 가두어 돌리고 성추행과 물고문을 하는 등 친부인 배우자와 함께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렇듯 계모에 의한 학대치사 사건들은 치명적인 폭행이 적어도 이년 이상 지속되어 아동이 결국 사망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계모들이 행사하는 폭력은 아버지들의 폭행 못지않게 심각한 수준인데, 연구자들은 이들 여성 폭력범들에게 있어 가장 보편적인 정신장애는 경계선 성격장애임을 보고하였다. 이렇게 경계선 성격장애를 지닌 여성 폭력사범들의 공통점은 40%에서 76% 정도가 어릴 때 성폭력 피해에 노출된 적이 있으며 25%에서 73% 정도가 신체적으로 학대를 받았던 피해자였던 것이 확인되기도 하였다.3)

아동학대 가해자인 친부들이 보이는 특이성은 최근 들어 국내 언론에 대서특필되었던 세 가지 사건을 통하여 추정 가능하다. 2015년도 인천에서 발견된 메마른 몰골의 11세 소녀는 친부로부터 장기간 폭행을 당해 온 것이 확인되었다. 당시 아동학대의 주범이었던 아버지는 게임중독이었고 동거하는 계모는 친부의 폭행에도 가담하였으며 아이에게 먹을거리를 주지 않았다. 2016년도 부천 냉동시신 사건의 학대자 역시 친부였다. 이 사건의 가해자였던 아버지 역시 사회적으로 단절된 은둔형 외톨이였고 정서적으로 매우 부적절한 반응을 보였던 것이 확인되었다. 2016년도 장기결석자들에 대한 전수조사에서 발견된 부천 아동 미이라 사건의 가해자 역시 목사라는 직업에도 불구하고 이웃들과 가깝게 지내지는 못하였던 외톨이였다. 이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매우 가부장적인 사고를 한다는 것인데, 자녀들을 훈육 목적으로 폭행하는 것이 관습적으로 용인되는 일이라 판단하였던 것 같다. 사회성이 결여되어 있었으며 피해아동의 친모에게도 간헐적으로 폭행을 행사하여 초혼이 모두 파탄지경에 이르렀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세 번째 뚜렷한 유형은, 신경증적 증상을 포함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친모에 의한 폭행이다. 흔히 영아살해 사건에서 발견할 수 있듯이 친모들은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지니고 있을 때 친자들에게 치명적 폭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Yampolskaya 등의 연구에서 첫 번째 유형을 차지했던 아동학대 가해자들은 국내의 경우에도 아동에 대한 학대나 유기사건에서 쉽게 발견된다.

이렇게 부모로서는 매우 부적절한 아동학대 가해자들을 위하여 미국 법무부에서는 '분노 조절'과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교정단계에서 꼭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4) 아동학대 가해자들은 결국 가정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지내게 될 것이기에 폭력의 재발을 막기 위한 교정교화 프로그램들은 시설 내 처우에서 뿐 아니라 사회 내 처우를 받더라도 강제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미국 법원은 이러한 교육과정의 실시 이외에 복지 차원의 고려를 꼭 하는 바, 아동학대와 관련된 환경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서비스가 함께 제공되어야만 상담과 심리치료 역시 적절한 기능을 발휘할 것이라고 본다.

1) 연구물에 따르자면 친족 성폭력범 중에는 C군 성격장애가 많다고 알려진다. Davison & Janca (2012). Personality Disorder and Criminal Behaviour: What Is the Nature of the Relationship? Current Opinion in Psychiatry, 25(1), 39-45.

2) Yampolskaya, Greenbaum, & Berson (2009). Profiles of child maltreatment perpetrators and risk for fatal assault: A latent class analysis. Journal of Family Violence, 24, 337-348.

3) http://www.rcpsych.ac.uk/pdf/Women-PDViolence.pdf

4) http://www.healthyplace.com/abuse/child-physical-abuse/help-perpetrators-of-child-physical-abuse/

* 이 글은 한국심리학회 웹진 PSY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