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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6월 30일 06시 43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6월 30일 14시 12분 KST

줄리안 어산지 인터뷰 (1) "문명은 대중감시라는 신을 만들었다"

마침내 서구 문명은 신을 만들어냈죠. 대중 감시라는 신입니다. 어떻게 신과 같냐고요? 사전적 정의를 보면, 신은 어디에나 존재하며, 전지전능합니다. 특히 신은 당신이 해서는 안될 일을 할 때를 알며, 신의 규율에 따라 행동하는지를 알고 있습니다. 국가 정보기관과 대중 감시의 개념은 절대 다수의 대화를 모두 감시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개인적인 대화들도 스마트폰으로 녹음할 수 있고, 여타 전자 기기로도 할 수 있습니다.

ASSOCIATED PRESS

* 최근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를 약 3시간 단독으로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3회에 걸쳐서 개재하려합니다. 1회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감시 사회에 살게 됐는지, 페이스북과 구글 등 거대 실리콘 밸리 기업들이 우리를 감시하는지, 어떻게 위키리크스가 미국 정보기관들을 따돌리고 홍콩에 있던 에드워드 스노든을 구출 수 있었는지를 다뤘습니다. 이 글은 Byline다음뉴스펀딩에 게재됐습니다.

- 최근 뉴욕타임즈 기고글에 "우리는 감시국가는 물론 감시사회에 살고 있다"라는 말을 쓰셨는데요. 무슨 뜻인가요?

줄리안 어산지(이하 어산지) : 우리는 사회 각계계층에 존재하는 감시를 점점 더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이러한 감시에서 벗어나는 것이 힘듭니다. 그렇지만 저는 벗어나는 길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안보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감시가 존재해야 한다는 믿음에 쉽사리 휘말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감시당해도 된다는 생각 말이지요. 국가 정보기관들은 인터넷에서 대규모 감시를 진행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것이 원래 우리 사회의 모습이라고 수긍하는 현상이 일어날 것입니다. 다른 형태의 감시에 대해 이미 그랬듯 말이죠. 이 시점에서 사람들은 감시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일종의 자기검열을 키워나가게 됩니다. 이런 자기검열은 사적으로 사람들과 어울릴 때도 나타납니다. 사람들이 대화 상대 또는 언론매체를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과거 동독의 상황이 그랬습니다. 상황의 원인은 전자기기를 사용해 대규모로 감시를 했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생활 속 어느 단계에 파고든 국가의 첩자 역할을 한 10% 남짓의 사람들이 원인이었습니다. 누구도 진실한 말을 하지 않는 일종의 이중 언어 시스템이 생겨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전반적으로 존재하는 공포 때문에 사회가 획일하되기 시작합니다.

마침내 서구 문명은 신을 만들어냈죠. 대중 감시라는 신입니다. 어떻게 신과 같냐고요? 조금 유대계 종교의 신과 같기도 하군요. 사전적 정의를 보면, 신은 어디에나 존재하며, 전지전능합니다. 특히 신은 당신이 해서는 안될 일을 할 때를 알며, 신의 규율에 따라 행동하는지를 알고 있습니다. 국가 정보기관과 대중 감시의 개념은 절대 다수의 대화를 모두 감시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개인적인 대화들도 스마트폰으로 녹음할 수 있고, 여타 전자 기기로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전자 기기들은 점점 정교해지고 있죠. 심지어 당신 친구조차도 당신과 했던 개인적인 대화를 전자적 매체를 통해 가십거리로 만들어 버릴 수 있습니다.

그 전지전능한 권력의 존재는 기독교가 만들어낸 것과 비슷한 결과를 낳습니다. 기독교 성직자들은 전지전능한 신이 존재하기 때문에 신의 말씀에 복종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신은 모든 이들의 머릿속을 지켜보고 있고, 일거수일투족을 쫓고 있죠. 교회 밖으로 나가더라도 말씀 밖의 행동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말라고 합니다. 신이라는 존재가 머릿속에서 모든 행동을 보고 있으니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않는 것이 신변에 좋을 것이라고 가르치죠.

역사적으로 규범 일탈을 감시하는 전지전능한 존재가 얼마나 막대한 영향력이 있고 사람의 행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여주는 예시가 기독교의 확산입니다. 그런 존재에 대한 개념은 기독교가 확장하고 번창하기에 충분할 만큼 강했습니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자란 사람들을 보죠. 작은 죄를 지으면 지옥에 간다는 말에 어린 시절 지속적인 공포를 겪었던 사람들입니다. 이런 개념이 그들의 삶과 행동을 지배하게 되고, 그보다 심한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러한 것은 집단으로 하여금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따르게 하기도 합니다. 이는 매우 위험하며, 사회의 행동 양식을 변화시키고 사람들이 나쁜 관습을 따르도록 합니다.

- 페이스북, 구글 같은 실리콘 벨리 출신의 기업이 대규모 감시의 적극적 참여자들인지, 단순히 본의 아닌 파트너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신가요?

어산지 : 제가 쓴 책인 '구글이 위키리크스를 만났을 때(When Google met WikiLeaks)'에서 이 문제를 부분적으로 다뤘었죠. 이 주제에 관해 연구해 보고, 구글의 회장인 에릭 슈미트와도 이야기해 본 경험상, 구글은 미 정보기관과 폭넓게 연대하며, 공식적으로 미국 방위산업기반의 주축이라 말할 수 있죠. 그러나 대다수 구글 직원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런 관계에 반대하죠. 경영진들은 직원들보다 이러한 관계에 좀 더 거리낌이 없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 모든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 왜 그렇죠?

어산지 : 결국엔 구글이 적극적 참여자인지, 어느 선에서만 적극적 참여자인지, 어쩔 수 없이 강제적으로 참여하는 파트너인지는 전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구글의 비지니스 모델입니다. 구글은 세계와 인물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모아 저장한 후 색인을 만들고, 그 다음 모두에 대한 개개인의 신상에 관한 가상 기록을 만들어 행동을 예측하고, 이 정보를 다양한 기관과 광고업체 등에 판매합니다. 어떤 조직이든 간에, 이러한 일을 하고 있고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미 정보국과 다른 정보 조직들은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이러한 정보를 자신들이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 실리콘 벨리 투자자이자 기업가인 피터 틸이 "기업들을 항복하게 만드는 엄청난 압력이 존재한다"라고 말한 것과 비슷하네요.

어산지 : 기업을 항복하게 만드는 것은 아주 쉽습니다. 기업의 규모가 클수록, 더 많은 이해 관계에 얽혀 있습니다. 기업들은 정부 규제나 법정 심리, 자산 압류, 또는 사회적 관계 등에 의해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구글처럼 이해관계가 다양한 대규모의 회사가 그와 같은 압력을 이겨내거나, 공식적인 법적 규제를 이겨내거나, 설득 당하는 것을 거부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구글은 이 세 종류의 압력을 모두 경험했습니다.

-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정부의 카카오톡 사찰 논란이 일어나자 메시지가 암호화되는 텔레그램으로 150만명이 옮겨간 사례가 있습니다. 시장에 암호화된 메시지 시스템이 생겨날 가능성이 있을까요?

어산지 : 네, 최근 텔레그램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죠. 그렇지만 이러한 폭로 이전에도 텔레그램 이용자는 늘어나기 시작했었습니다. 텔레그램의 부상은 그 사건보다 앞섭니다. 그러나 그 이후 논란에 반응하면서 시장 수요가 5배 늘어났죠. 이런 스타트업들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수많은 흥미로운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텔레그램은 그 몇십 개 정도 되는 스타트업 중 하나입니다.

- 이러한 시장 수요를 통한 희망이 아직 존재합니까?

어산지 : 네, 그나마 가장 큰 희망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쉽지 않죠. 왜 그런지 설명하겠습니다. 텔레그램은 4천만명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아주 고무적이지요. 그런데 유저의 수가 2억명을 돌파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한 메시징 앱이 단연 시장의 선두주자가 되겠지요. 인터넷은 정보 시장을 세계화시킵니다. 따라서 세상에는 오직 하나의 정보 시장만이 존재하게 됩니다. 하나의 시장만이 존재하므로, 이 시장 내부에는 그 어떤 독과점 규제도 존재하지 않겠지요. 실제로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는 곧 이 시장에는 단독의 리더가 생기고, 2등이 생기고, 또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작은 물고기 같은 기업들도 몇 있을 것입니다. 운영체제를 봤을 때,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그리고 소수의 작은 기업들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검색시장을 예를 들면, 구글과 야후, 그리고 소수의 작은 검색 기업들의 사례를 보세요. 이것이 정보시장이 세계화되었을 때 일어나는 일입니다. 어떤 특정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에서는 시장 주도자가 있고, 시장 점유율 10% 정도의 어떤 기업, 그리고 대수롭지 않은 나머지 서비스들이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 정보국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시장 주도자와 2위 기업을 찾아 협상하여 대다수 집단을 포섭하면 됩니다. 2013년에 미 정보국은 보안 업체들을 회유하는 데에 30억 달러가 넘는 돈을 썼는데, 회사의 일부를 매입하거나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수수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이 30억 달러 외에도 이 회사들을 협박하기 위한 각종 기술적인 공격에 더 많은 돈이 쓰였습니다. 뇌물 수백만 달러와 협박에 굴복하지 않는 사람이 많을까요? 얼마나 많은 엔지니어들이 이를 버텨낼 수 있을까요?

- 회사의 주가가 뇌물의 액수보다 높다면...

어산지 : 아니요, 그들은 항상 회사가 아닌 개인을 공략합니다. 엔지니어나 시스템 운영자 같은 사람들 말입니다. 아니면 암호화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데 쓰이는 라이브러리들을 공략합니다. 이 모든 사람들이 억대 단위의 뇌물과, 협박과, 개인 기계의 해킹 등의 공격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문제인 것이지요. 한 조직을 제대로 보호하려면 기술적, 인적, 정치적, 법적 방어 모두가 필요합니다. 이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조직의 시스템에 침투할 수 있는 뒷문이 열리게 됩니다. 이 것이 바로 문제가 됩니다.

- 그러니까 단순히 정보를 대량으로 수집하는 행위 자체가 이들 시스템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인가요?

어산지 : 특정 서비스가 인기를 끌게 되면, 그 인기를 끄는 서비스는 아주 매력적인 목표물이 됩니다. 수백만, 수천만 달러가 그 매력적인 목표물을 회유하는 데 쓰일 텐데, 과연 얼마나 많은 회사들과 그 조직원들이 그것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물론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 쉽지는 않지만 가능합니다. 완전히 독립적인 암호화된 커뮤니케이션 기준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커뮤니케이션 방식이어도 이 암호화의 기준을 따랐을 경우 의사소통이 가능해지지요. 설명하기가 조금 어려운데요, 쉬운 비유를 생각해 내기가 힘들지만 굳이 예를 들자면, 너트의 크기에 대한 기준이 존재하고 볼트의 크기에 대한 기준이 존재하므로, 각기 다른 회사들이 모두 동일한 기준을 따라 너트와 볼트를 생산합니다. 이 경우 한 회사에서 생산한 너트와 다른 회사에서 생산한 볼트를 끼워 보아도 잘 맞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한 사람이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이용하고 다른 사람이 다른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이용해서 서로 의사소통하려 할 때, 이 중 한 서비스가 정부에 의해 회유되었을 경우에는 특정 암호화 기준이 이 의사소통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아주 발달된 개념들이 필요합니다. 안타깝게도 너무 발달된 나머지 시장은 그 차이를 모를 정도입니다. 암호 해독 전문가와 암호 엔지니어들은 그 차이를 인지할 수 있지만 시장은 그렇지 못합니다. 또한 이는 추가적으로 복잡한 만큼 비용도 추가적으로 들 것입니다. 그리고 그 추가적 비용 때문에 시장에 도달하지도 못할 것이고, 결국 이보다 열등한 상품이 계속 시장을 지배할 것입니다.

- 한국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다시 이야기해보죠. 긍정적인 동향이 있다고 보시나요?

어산지 : (한국 정치의) 주요 요소들은 한국인 자신들이 아주 잘 알고 있으므로 제가 말하는 것이 전혀 새롭지는 않겠지요.

흥미롭게도, 한국은 에콰도르에 아주 크게 투자하고 있습니다. 마치 한국이 한 개의 남미 국가를 선택한 것처럼 보입니다. 한 개의 국가에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전략입니다. 저는 한국이 굉장이 흥미로운 나라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사회에 꽤 끔찍한 관습들이 남아서 사람들을 옭아매고, 획일화시키고 있는 동시에, 정치적 다양성과 역동성 또한 존재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이 둘이 동시에 작동하는 건 보기 드문 일입니다. 이는 북한과 중국, 미국의 영향이 혼재하면서 여러 종교적 영향력이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일 수 있겠죠.

비록 대부분 한국인들이 이러한 외부의 압력과 다양한 종교의 영향력이 나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권력의 다양성을 대변해줍니다. 한 사회가 권력의 다양성을 가진 것은 매우 건전한 현상입니다. 한국에서 일어나는 토론들과 시위들은 항상 저에게 큰 힘을 줍니다. 예를 들면 스웨덴 같은 국가와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스웨덴은 극도의 획일화된 관습 중심 사회이고, 고립되어 있고, 독립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미국의 강한 동맹이며, 스스로가 러시아와 가까이 있어서 위협당한다고 느끼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정치적 역동성이나 다양성은 한국이 훨씬 더 강합니다. 그리고 인터넷 보급률도 말하지 않을 수 없죠. 사실 인터넷 보급률이라는 말 자체를 쓸 필요가 없을 만큼 100% 인터넷이 보편화된 (wired) 사회입니다. 이러한 환경은 분명히 기회를 만듭니다. 물론 대규모 감시에 의한 문제들도 발생하겠지만, 분명히 이러한 상황은 새로운 기회들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 위키리크스와 같은 소규모 단체는 큰 단체들이 겪는 행정적 문제가 없다는 것이 이점이라 하셨는데요, 이러 소규모 정치적 조직들이 정부와 맞설 가능성이 있을까요?

어산지 : 과거 10년 동안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와 여타 국가 정보 기관의 권력이 전체주의 국가와 같이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뒷마당이라 말할 수 있는 남미에서 독립성이 증대했고, 민주화가 싹트는 것을 볼 수도 있었던 시기입니다. 미국 중심의 전체주의적 감시 권력이 출현함과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남미는 미국에서 벗어나 자주권을 늘리게 된 것이죠. 한 가지 이론은 미국이 남미로부터 눈을 떼고 중국과 중동에 자본을 집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부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나 다른 큰 요인은 인터넷의 성장입니다. 사람들은 더 빠른 속도로 소통할 수 있고, 더 빠른 속도로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 그런 것은 대중 감시 활동으로 알 수 있지 않나요?

어산지 : 네, 하지만 정보 수집의 목적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고,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실행하는 데 있습니다. 그럼 바로 두 가지 결정 과정이 존재합니다. 첫 번째 소규모 조직의 결정 과정을 예를 들 때, 에콰도르와 같은 작은 나라의 정치 지도자들이 자신들이 속한 환경을 관찰하고, 스스로의 관찰에 대해 생각하고, 계획을 만들고 그것을 실행합니다. 실행한 후, 다시 관찰하고, 새로운 계획을 만들고 또 실행합니다. 두 번째 큰 결정과정를 예를 들자면, NSA와 같은 조직들이 근본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에콰도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합니다. 그들의 감시 능력은 거의 완벽하고 절대적입니다. 그렇지만 관찰한 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고, 그에 대응할 계획을 짤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비교적 작은 조직이나 나라들이 스스로의 환경을 이해하고 액션을 취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미국과 같이 크고 관료주의적인 나라보다 짧다면? 예를 들어, 미국이 에콰도르의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계획을 구상했을 즈음에는 이미 선거는 끝나고 상황은 종료되었을 수 있겠죠.

이 엄청난 통계를 한 번 들어보세요. 매일 약 백만여 개의 새 안드로이드 기기가 등록됩니다. 어떻게 알 수 있냐구요? 구글의 에릭 슈미츠 회장이 이 숫자를 발표했으니까요. 그는 어떻게 이 숫자를 알 수 있었냐구요? 그 모든 기기들이 구글 서버에 등록했으니까요.

그러나 하루에 백만 대가 등록된다면 1년 이면 미국 인구보다 많습니다. 한 미디어 조직이 매년 미국의 인구보다 더 많은 숫자만큼 성장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 모든 사람들이 구글의 정보의 원천입니다. 그들이 어디에 있고, 무엇을 검색하고, 어떤 기사를 읽는지에 관한 모든 정보 말입니다. 중소 규모의 조직들이 매년 4억 명이라는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리고 그 모든 정보가 정부의 정보기관에 의해서도 수집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또 매일 백만여 명의 새로운 사람들이 인터넷의 속도로 서로 소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세요. 이 모든 것들이 얼마나 복잡할지 상상해 보십시오. 그 많은 소통과 각기 다른 생각들이 거품처럼 부풀어 올랐다가 다시 꺼지는 현상들 말이죠. 영향력 있는 새로운 스타트업들이 생겨납니다. 새로운 정치적 연맹들과 운동들, 단체들이 생겨납니다. 아주 복잡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네트워크를 감시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겠지만, 과연 이를 이해하고 이에 대해 반응하는 것은 가능할까요? 그 네트워크 스스로 이해하고 스스로에 대해 반응하는 것 만큼은 빠르지 못할 것입니다.

- 그러니까 간추려 말하면, 두 가지 요소가 존재한다는 것이군요. 그 중 하나는 바로 거대한 관료주의적 조직은 작은 조직들에 발맞춰 대항할 수 없다는 것이구요...

어산지 : 그들은 몸집이 너무 거대한 나머지 발빠르게 움직일 수 없습니다. 아주 명백한 예는 바로 우리가 에드워드 스노든을 홍콩에서 구출했을 때입니다. 이는 전 세계가 목격한 가장 큰 규모의 정보 수색전이었습니다. 우리는 미국 국가안전보장국과 정면 승부해야 했습니다. 미 법무부, 백악관, CIA 모두 미국 국가안전보장국를 돕고 있었고, 저는 이 대사관에서 극심한 감시 하에 있어야 했습니다. 우리는 암호화에 대한 지식을 이용해 그 감시를 빠져나갈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정말 말도 안됩니다. 전쟁 범죄, 부패, 정보 기관에 대한 기밀 문서를 유포하는 위키리크스라는 조그마한 조직이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예산을 가진 거대 조직과 정면 승부하게 되다니요. 하지만 우리는 해냈습니다. 꽤나 용감하고 똑똑한 동료들 덕분이죠. 하지만 정말 중요했던 사실은 그들보다 우리가 훨씬 더 빨리 움직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환경을 모두 이해한 상태였습니다. 우리는 이미 그런 조직들을 이해했고 그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도 이해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비밀리에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불가피하게도 우리 직원 중 한 사람 또는 그 이상의 사람들을 홍콩에 직접 보내야 했습니다. 항공사의 예약 내역은 우리가 숨길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움직임을 숨기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예를 들어, 에드워드 스노든의 이름으로 북경발 인도발 항공편을 동시에 예약하는 등의 수법 말입니다. 우리는 스노든씨의 망명권을 저해하려는 이들을 헷갈리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매우 똑똑한 사람들이 속한 소규모의 빠른 조직과, 마치 소련을 방불케 하는 몸집이 큰 비밀 정부 조직들 간의 경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큰 조직들이 비밀리에 유지하게 되면 무능력해지기 마련인데, 그 이유는 바로 실패를 겪어도 그 실패가 비밀로 지켜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장 똑똑하고 진짜 능력 있는 사람들은 그런 대규모의 관료주의적 비밀 조직에 들어가 일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재능 또한 비밀로 지켜져야 하고, 따라서 빛을 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TOR의 공동 창업자인 로저 딩글다인의 예를 보십시오. 그는 젊었을 때 NSA 에서 인턴으로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일이 너무 따분해서 자신의 길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번역 도움 | 박혜린

* 다음 인터뷰에서는 줄리언 어산지의 미디어에 관한 견해를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