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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18일 12시 21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2월 18일 14시 12분 KST

꿈에 투자하실래요?

두드림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는 유리천장 지수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한다.

금수저, 흑수저 같은 사회풍자적 신조어가 등장하고 지니계수 같은 어려운 용어들도 포털과 신문지면에서 새로운 신분사회를 설명해 주려 애를 쓰고 있다.

'개천에서 용났다.'라는 말은 옛말이 되었다는데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공감 섞인 한숨이 나올 때가 있다.

일렬종대로 서열화 되어버린 대학들 중 조금이라도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고액과외나 족집게 레슨이 필수처럼 되어버린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은 실력이나 노력과 상관없이 꿈을 접거나 의도치 않게 방향을 전환하기도 한다.

장애를 가진 학생들에겐 기회조차 주지 않는 학원들이나 웃돈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양극화의 거리를 더욱 더 넓혀주기도 하고 꿈을 놓는 시기를 앞당겨 주기도 한다.

교사들은 다양한 꿈을 가지라는 이상적 외침과 사회의 현실적 장벽을 알려주어야 한다는 의무감 사이에서 공교육의 한계를 느끼곤 한다.

그러던 얼마 전 문제 풀이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에서 주관하는 두드림(do dream)이라는 꿈지원 사업이었다.

두드림은 두드리면 꿈이 이루어진다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었는데 꿈이 있는 아이들에게 여러 모양으로 그 과정을 지원해 주고 있었다.

장애를 가진 부모님을 둔 아이들이나 장애학생들이 지원대상이었는데 꿈의 모양만큼이나 지원의 형태도 정말 다양했다.

학비를 마련하기 어려운 아이들에겐 경제적 지원이 이루어졌고, 악기레슨이나 마술지도 같은 특별한 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에겐 전문적인 재능기부자들이 연결되었다.

교육컨설턴트의 체계적인 지도와 안내 속에서 아이들은 꿈을 이루는 순간까지 최상의 지원을 약속 받고 있었다.

아이들은 다른 고민 없이 단지 스스로 디자인한 꿈 계획서를 현실로 만들어가는 일에만 매진하면 되었다.

그날은 마침 두드림 지원학생들의 콘서트가 있는 날이었다.

아이들은 그간의 노력들을 무대 위에서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성악가 모세의 노래는 그 자체로 감동이었고 보경이는 시각장애인 최초로 국립국악고등학교에 입학한 가야금 실력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보여주었다.

협회는 매년 300여명이 넘는 아이들에게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들 중 몇 명이나 꿈을 이루고 열매를 맺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실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꿈을 정하고 도전하는 과정이야말로 누구에게나 주어져야 할 최소한의 권리라고 생각한다.

꿈을 쫓는 것 그것은 어쩌면 사람이 존재하는 근본적인 목적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콘서트의 수입금 전액은 또 다른 장애인들을 위해 쓰여진다고 했다.

아이들은 지원받은 재능으로 또 다른 꿈을 나누고 있었다.

누군가의 꿈을 지원하고 미래에 투자하는 것 그것은 어떤 투자보다 수익률 높고 어떤 기부보다 오랫동안 행복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