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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6월 26일 11시 24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6월 26일 14시 12분 KST

얻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은 불행의 시작이다

2015년! 한화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연패가 길지 않은 유일한 팀이라는 수식어를 달더니 어느새 순위표의 중간자리까지 올라와 있다. 그런데 나에게 이런 상황들은 즐거움만을 가져다 주지는 않은 것 같다. 한 점만 내도 환호하던 내가 하루만 져도 극단적인 아쉬움을 표현하더니 이내 불평과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첫 4연패! 개막전 13연패를 경험한 것에 비하면 애교에 가까웠지만 시즌이 다 끝나버리기라도 한 듯 "역시 한화야!"라는 자조적인 실망감을 입 밖으로 내어놓고 있었다.

OSEN

나는 한화팬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1주일에 2번 이기기도 힘들었던 팀 바로 그 팀 한화의 팬이다.

한화는 나에게 작은 것에도 감사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주었다.

한 경기를 다 이기지 못해도 5회까지만 이겨도 좋았다.

10:0으로 지더라도 한 점이 나면 온통 환호할 수 있는 적극적 감사의지를 선물해주었다.

어떤 상황, 어떤 경기에서도 나만의 응원포인트를 찾고 스스로 만족하는 행복한 한화팬이었다.

2015년! 이런 한화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연패가 길지 않은 유일한 팀이라는 수식어를 달더니 어느새 순위표의 중간자리까지 올라와 있다.

5할승률 이상을 유지하는 걸 보면 지는 날보다 이기는 날이 더 많은 기적적인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다.

역전승이 많다 보니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야구를 보게 된다.

그런데 나에게 이런 상황들은 즐거움만을 가져다 주지는 않은 것 같다.

한 점만 내도 환호하던 내가 하루만 져도 극단적인 아쉬움을 표현하더니 이내 불평과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첫 4연패! 개막전 13연패를 경험한 것에 비하면 애교에 가까웠지만 시즌이 다 끝나버리기라도 한 듯 "역시 한화야!"라는 자조적인 실망감을 입 밖으로 내어놓고 있었다.

여전히 한화는 굳건하게 순위표의 중단에 자리잡고 있었는데도 나의 기대치는 더 높은 곳만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승리, 역전, 상위권! 이런 낯설고 짜릿한 단어들에 익숙해진 나머지 작은 감사함과 초연한 여유를 어느틈엔가 잃어가고 있었던 듯하다.

문득 살면서 정말 감사한 것들은 익숙함에 묻혀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도 친구도 정말 소중한 존재들은 너무도 가까이에서 너무도 편안히 존재하고 있어서 흔한 감사의 표현도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가진 물건 하나하나도 너무도 갖고 싶었던 것들인데, 내 것이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의미와 과정들이 퇴색되어버린 것만 같다.

하루하루 살면서 또 하나를 얻고 또 하나의 감사할 일들을 만나지만 가진 것이 많아질수록 작은 감사를 잊어가는 것 같다.

오히려 작은 모자람에도 크게 불평하는 투덜이가 되어가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한화의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야구를 한다.

내 곁에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너무도 소중한 친구들도 있다.

오늘은 잠시 그들을 처음 만났을 때로 돌아가 작은 기쁨들을 되새겨보고 싶다.

내가 가진 하나하나의 물건들을 정성스레 닦아가면서 소중한 감사의 기억들을 되새겨보고 싶다.

하나 더 얻는 것에 익숙해져 가는 것 그것은 매우 불행한 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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