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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25일 11시 44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1월 26일 14시 12분 KST

군대 복무기간 1개월 줄이는 방법

연합뉴스

대한민국 남자들의 술자리에서 이성에 대한 이야기 만큼이나 빠지지 않는 주제가 군대이야기인 것 같다. 어느 순간 누군가로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를 무용담 경쟁이 시작되면 누구 하나 특수보직 아닌 사람이 없고 누구 하나 열혈용사 아닌 사람이 없다.

듣다 보면 우리나라 안보문제는 첨단무기 없어도 걱정할 일 없을 것 같고 군대체질 아닌 남자도 그닥 없는 것 같다.

국가에서 특별히 내려주신 면제훈장 덕분에 그 시간만 되면 멋쩍게 머리나 긁적거리고 있어야 함이 꽤나 괴로운 일이긴 하지만 분단이라는 비극적 현대사를 나 대신 피 끓는 청춘 바쳐 짊어져 준 그들에게 감사한 마음 가지고 있는 것 또한 진심이다.

그런데 또 하나의 분명한 사실은 당장이라도 총 한 자루만 쥐어주면 전쟁터로 뛰어들 것 같은 그들에게 가장 듣기 싫은 말 중 하나도 군대 다시 가라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가장 화려한 젊은 시간들을 극한의 훈련들과 뼈저린 외로움으로 대신하는 그들을 국가는 애국과 전우애라는 이름들로 포장하여 무용담을 조장하고 책임을 전가하지만 누구라도 정신 차리고 생각해보면 안 갈 수만 있다면 안 가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몇 년 전 "꼭 가고 싶습니다!"라는 카피문구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군대라는 곳에 몇 발자국이라도 들여놨던 대부분은 한 글자도 동의할 수 없는 미친x라고 손가락질 할 문구였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상황인 난 조금은 이해가 된다.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고 먹지말라면 한 번 깨물어라도 보고 싶은 심정이라면 이해가 되려나?

요즘 다시 군대 복무기간 단축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 같다.

며칠이라도 단축시키겠다는 말에 표심이 왔다갔다 하나본데 서로들 싸우는 걸 보면 그 문제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닌 듯하다.

그런데 내겐 한 달 정도의 복무기간 단축은 아주 쉽게 해결할 묘수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5% 정도의 등록장애인들이 있다.

신체검사에서 "꼭 가고 싶습니다!"를 외치고 소송까지 불사하는 몇몇 화제의 인물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면제판정이 내려진다.

그렇다면 그들은 정말 모두 면제를 받아야만 하는 걸까?

술자리 무용담처럼 우리나라 군대가 모두 극한의 체력과 특수한 능력을 요하는 보직들로만 되어있다면 그 말은 맞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체적 능력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행정병이나 취사병은 가능하지 않겠는가?

군악대도 있고 그도 아니면 사회복무요원은 가능하지 않겠는가?

시각장애인 안마병 제도를 신설하면 군인들의 사기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이런 주장을 펼치면 일부 장애인 단체는 극렬한 비판을 하리라는 것도 예상한다.

그렇지만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취업과 사회 곳곳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는 요즘 군대경력만큼이나 능력을 보증해 줄 수 있는 더 확실한 창구도 없지 않은가?

또 가족처럼 한 내무실 한 부대에서 살 부딪히며 전우애를 다지는 것 만큼 장애인식 개선에 효과적인 사업도 없다고 생각한다.

할 수만 있다면 의무를 함께하는 것 만큼 타당한 권리주장의 근거는 없다고 본다.

공무원도 할 수 있고 대기업도 들어갈 수 있다고 하면서 군대는 안된다고 하는 것은 내겐 모순으로 느껴진다.

지속적인 의학적 조치가 필요한 일부를 제외한다면 등록장애인들도 작은 일이라도 거들 수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우리나라 등록장애인들 5%가 국방의 의무를 수행한다면 복무기간 5%를 줄일 수 있다.

현재 육군복무기간 21개월을 기준으로 하면 1개월을 단축할 수 있는 대안이다.

물론 장애가 있는 만큼 약간의 도움은 필요로 할 것이다. 그러나 1개월 단축이라는 메리트가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 않을까?

장애인을 군대로 보내자! 부대환경부터 장애친화적인 디자인으로 만들어진다면 세상은 좀 더 빨리 변하지 않을까?

우리나라 모든 남성들이 한 번씩 거쳐가는 그 곳의 인식이 바뀐다면 인식개선 운동 따위는 필요 없지 않을까?

약간의 불편함으로 우리는 세상을 바꾸고 복무기간의 단축이라는 선물을 줄 수 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오명이 만들어준 특수한 상황!

우리는 이것을 장애복지 선진국으로 가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술자리의 군대이야기! 이젠 나도 한 마디 살짝 거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