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2015년 03월 27일 11시 26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5월 27일 14시 12분 KST

다시 생각하는 북한 | 한반도 문제 진전을 위한 창의적인 접근법들

우리는 통일의 추동력이 될 비정치적이고 범민족적인 프로젝트를 위해 별도의 항구적인 제2 대화 채널을 병행해 구축해야 한다. 식림(植林) 사업이 좋은 예다. 누가 봐도 식림 사업을 우선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북한을 다시 푸르게 만드는 것은 수십 년이 걸릴 필수적인 과제다. 식림 사업은 농업과 연계돼 중요한 연쇄반응을 일으킬 것이다. 우리는 환경문제와 농업 분야에 제공할 수 있는 전문성과 기술적인 노하우가 많다. 우리에겐 인력이 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크게 성공한 농업 사업과 식림 사업을 운영한 전문가들이다. 이제 은퇴해 60~70대인 이들 전문가는 한국이 해결한 문제들에 직면한 북한을 도울 시간과 의지가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다양한 소통 수단으로 북한과 대화를 유지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 대화가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진행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남북 간 긴장 수준과 무관하게 어떤 수준이건 대화가 항상 진행돼야 한다. 대화가 항구적이 되면, 장기적으로 대화의 폭과 깊이가 필연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북한의 사고방식은 외교적인 술수로 하루 아침에 바꿀 수 없다. 의미 있는 변화에는 시간과 일관성이 필요하다. 모든 수준과 시간에 걸친 지속적인 대화와 소통으로 신뢰를 구축하면, 궁극적으로 미해결 사안을 해결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될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국내 정치 상황과 독립적으로 민간 단체들 간의 접촉이 계속돼야 한다. 대화 지속 정책은 남북 간에 신뢰를 구축할 것이며 인도주의·종교·문화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5년여 동안,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의 여파로 남북 접촉은 극도로 제한됐지만 접촉은 계속돼야 한다.

기독교·불교 등 종교 단체는 북한을 돕기 위한 인도주의적 노력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다양한 비정부기구(NGO)와 해외 동포도 동참하고 있지만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문화교류가 필요하다. 음악 콘서트와 축제, 스포츠 행사, 교육 프로그램은 남북 간의 벽을 허물 것이다. 민간 부문이 창의적인 교류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남북 교류의 아무리 사소한 부분도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일부 활동만 특별 허가가 필요하도록 하고 대부분의 교류는 사후 보고만 하도록 하는 게 훨씬 나을 것이다.

만약 북한이 주민들의 방한을 허용한다면 남북 관계가 개선될 것이다. 최근 인천 아시안게임이 보여준 것처럼 축구 시합 등 스포츠 행사는 교류를 활성화시키는 훌륭한 수단이다. 콘서트 같은 음악·예술 행사는 남북을 더 가깝게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처음엔 북한이 틀림없이 돈을 요구할 것이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이는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다.

지금 당장 가장 해결하기 쉬운 문제는, 우리 시민의 방북에 대한 당국의 제한이다. 서울이 정책을 수정한다면 엄청난 진전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우리 당국은 체면을 세우려고 하고 있다. 과거 북한의 행위에 대한 사과를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천안함 폭침은 비극적이고 민감한 사건이지만, 영원히 받지 못할 사과를 기다리며 머뭇거린다면 얻을 게 뭐가 있겠는가. 북측이 천안암 사건 일반과 그 희생자들에 대한 유감 표시를 하게 만들 방안은 여러 개 있다. 사실상 유사한 사건이 앞으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을 적절한 협상을 통해 북한이 발표하게 만들 수 있다.

큰 그림으로 되돌아가서 보자. 남북 관계는 달팽이 속도로 나아가거나 가다 말다를 반복하면 안 된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중국-대만 관계와 남북 관계를 비교하면 고통스럽다. 우리는 반드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려면, 천안함 공격 같은 도발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대화와 관여 정책을 중단할 여유가 없다. 우리는 통일의 추동력이 될 비정치적이고 범민족적인 프로젝트를 위해 별도의 항구적인 제2 대화 채널을 병행해 구축해야 한다.

봄철 청소년 적십자 나무심기 행사가 평안남도 개천시에서 열렸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5일 촬영해 26일 보도했다.

식림(植林) 사업이 좋은 예다. 누가 봐도 식림 사업을 우선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북한을 다시 푸르게 만드는 것은 수십 년이 걸릴 필수적인 과제다. 전문성과 재원도 많이 요구된다. 고건 전 총리는 북한 식림 문제에 대해 깊이 관여했다. 식림 사업은 농업과 연계돼 중요한 연쇄반응을 일으킬 것이다. 식림사업은 토양침식을 방지할 것이며, 겉흙을 보존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이 핵문제에 집중하고 있지만, 왜 우리가 더 넓은 영역에서 전진할 필요가 있는지 우리 동맹국 미국은 분명히 이해할 것이다. 우리는 또한 환경문제와 농업 분야에 제공할 수 있는 전문성과 기술적인 노하우가 많다. 우리에겐 인력이 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크게 성공한 농업 사업과 식림 사업을 운영한 전문가들이다. 이제 은퇴해 60~70대인 이들 전문가는 한국이 해결한 문제들에 직면한 북한을 도울 시간과 의지가 있다.

한식이 남북 사이에 다리를 놓을 수 있다는 것 또한 확실하다. 현재 한국은 중국으로부터 많은 양의 김치를 수입하고 있다. 북한산 김치 수입을 시작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우리의 기술, 노하우, 비료와 견고한 시장을 북한에 제공해 김치 생산을 도울 수 있다. 중국산 김치와는 달리 살충제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북한의 땅을 빌려 현대적인 농업 경제를 북한에 도입할 수도 있다. 그러는 가운데 북한에 김치 공장을 한 곳 혹은 그 이상 건설해 선진 기술로 김치를 생산하는 법을 북한이 배우도록 도울 수 있다.

이러한 제안은 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개선공단에 투자한 방식으로 북한 농업 활성화를 위해 한국이 투자하기 시작한다면 엄청난 기여를 할 수 있다. 중국보다는 북한에서 김치나 다른 식품의 품질 관리하는 게 더 쉽다. 가격도 낮출 수 있다. 2015년에도 이렇게 간단하고도 명백한 상생 방안을 생각하는 게 그토록 힘든 이유는 뭘까.

통합을 향한 최종 단계

아무리 추측해봐야 통일이 정확히 언제 어떻게 이뤄질지 알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준비를 통해 상호존중, 공존, 협력을 바탕으로 한 평화적인 통일을 달성하는 것이다. 핵 없이도 안전이 보장되고 핵을 폐기해야 번영할 수 있다고 북한이 느끼지 전에는 북한은 핵폐기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북한이 일정한 수준의 일인당 소득--예컨대 한국의 70%--에 도달한 후에 보다 높은 수준의 통합을 향해 움직일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은 시간이 걸린다. 갈등도 있을 것이며 협상도 어려울 것이다. 한데 우리가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알게 된 것은, 평양 정권이 곧 붕괴하리라고 믿는 것은 순진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북한이 갑자기 붕괴하는 것은 남북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대화와 교류를 유지해 궁극적으로 북한 지도부와 주민이 그들 전략의 군사적인 부분을 포기해야 이득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단계에 이르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과업은 장기적이며 다면적이다. 다자간 대화 측면에서 보면, 6자회담이 소생해 보다 실속 있고 영구적인 뭔가로 발전할 가능성이 아직 있다. 그렇게 되면 6자 회담은 역내에 진정한 협력을 고무하는 데 다양한 역할을 할 것이다. 아니면 다른 기구가 미래에 등장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지역적·국제적 구조물이 떠오르건, 한국인 입장에서 보면 남북한 양자 차원이 상존한다. 또 그래야 한다. 우리는 현재의 교착상태를 깰 수 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우리뿐이다. 워싱턴은 북한이 진지하게 비핵화 추진을 구체적으로 확언하기 전까지는 직접 대화를 거부한다는 정책을 매우 일관성 있게 유지하고 있다. 우리 한국인은,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나라가 우리나라라는 것'에서 나오는 우리의 특권을 행사하고 북한을 대화와 윈윈 협력으로 이끄는 상상력을 발휘함으로써 그날을 앞당길 수 있다. 평양은 종종 엇갈리는 내용의 신호를 보낸다. 최근에도 여러 차례 부침이 있었다. 하지만 양쪽이 보내는 보다 긍정적인 제안을 면밀히 판독해보면 공통점이 충분하다. 예컨대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과 북한 국방위원회의 조국해방의 날(광복절) 관련 성명은 실질적인 진전의 바탕이 될 수 있다. 그러한 가능성을 모색할 때 우리는 좀 더 과감해야 한다. 1945년 외국이 강요한 '임시' 분단이 70년을 가리라고 상상한 한국 사람은 없었다. 만약 어떤 관성이나 공포 때문에 분단의 상처를 영구적으로 만든다면 미래 세대는 우리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 생각하는 북한 | <1> 3대 세습의 유산

다시 생각하는 북한 | <2> 6자회담 참가국들의 입장

다시 생각하는 북한 | <3> 한반도 상황을 어떻게 볼 것인가?

다시 생각하는 북한 | <4> 6자회담의 잠재력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에도 함께 게재됐습니다.

.

PRESENTED BY 볼보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