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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9월 14일 13시 35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9월 14일 14시 12분 KST

우리가 사는 모습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은 바로 우리가 사는 모습입니다.

우리가 사는 모습은 세계 청소년,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살아야 한다는 용기, 버텨야 한다는 집념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범죄와 폭력에 언제 험한 운명을 맞이할지 모르는 남미의 빈민촌에서

청소년들은 K-Pop을 들으며 강한 삶의 의지를 심는다고 합니다.

그들은 이 땅에 와서 우리 사는 모습을 보고 싶어합니다.

금속활자, 인터넷 전화, MP3 플레이어.

우리가 세계에서 제일 먼저 시작했지만, 그냥 우리 것으로만 남았던 기술들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음을 직감합니다.

지금 젊은 세대는 큰 세상을 보면서 자랐습니다.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뭘 필요로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의 고민까지 함께 고민하는 공감 능력을 지녔습니다.

이제 세계 어디를 가나 우리 젊은이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예의를 갖춘데다 자신감까지 충만합니다.

예전 세대가 가지지 못한 넓은 시야와 합리적인 사고 능력, 그리고 공감 능력을 가진 세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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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조유리.

20대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전람회에 갔습니다.

한쪽 벽에 20대들이 자신의 생각과 바람을 적은 포스트잇을 빼곡하게 붙여놓았습니다.

하나 하나 천천히 봤습니다.

빠른 성취를 원했고, 부모와 주변의 인정에 목말라 했습니다.

자신의 삶에 치열했고, 진지했으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숨 쉴 틈도 없을 정도로.

그러면서도 공익에 관심을 가졌고, 더 많이 나누고 싶어했습니다.

그들은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 포기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다른 세대도 젊었을 때 그랬단 말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상황이 다르니까.

각자 할 일을 잘 알고 있었고 격려와 위로도 많았습니다.

"왜 나를 몰라줘?", "패기가 없어?"라는 어른스런 핀잔은 이제 그만둬야 합니다.

윗 세대는 말하기보다 들어줘야 합니다.

열심히 사는 그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칭찬과 격려, 그리고 위로입니다.

삼포세대, 헬조선. 더 노력하고 열심히 살라는 말은 못하겠습니다.

이미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으니까요.

다만 한 가지, 이런 말 속에 서린 비관은 바람에 날려버렸으면 합니다.

비관은 자신과 자신의 주변을 부정의 시각으로 보게 합니다.

뭔가 이루게 하고 지속하게 하는 힘은 긍정과 자신감에서 나옵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고대 선조 때부터 활기차게, 어린아이처럼 하고 싶은 거 하면서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고구려인은 광개토태왕비에 우리가 세계 중심이라고 당당하게 썼습니다.

좁은 땅, 강대국 사이에 낀 약소국 이미지는 식민시대 피해의식의 발로에 불과합니다.

저 멀리 남미 청소년들에게 삶의 의지를 심어주는 여러분이 이제 세계의 중심입니다.

여러분이 가진 생각, 우리가 사는 모습이 바로 우리가 가진 가장 소중한 자산입니다.

실패도 곧 경험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지금 하고 싶은 일을 바로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엉뚱함과 유머 감각도 세상 사는 데 중요합니다. 잊지 말고 잘 간직하세요.

외국인 학자의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을 인용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여러 가지 기준을 통해 분석해보면 한국이 새로운 선진국의 일원이 됐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특히 한국의 선진국 진입은 과거 식민지 운영 경험이 없는 조건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전 세계 수많은 개발도상국에 그들도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근거가 됐다.

-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한국 이름 이만열),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에서(201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