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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07일 07시 17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8월 07일 14시 12분 KST

미쓰비시가 한국을 차별하는 이유

일본기업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강제징용 문제로 미국에 사죄하고 중국에도 사죄와 보상을 하면서 유독 한국만 제외해서 한국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왜 일본은 속 좁게 한국만 쏙 빼놓는 것일까?

일본의 입장에서 한국은 식민지였던 반면 중국은 교전국이었고, 게다가 중국은 1972년 국교정상화 당시 일본에 대한 배상청구권을 스스로 포기했기 때문에 중국에 대해서는 사죄와 보상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국에 대해서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무상자금 3억 달러를 제공하고 강제징용을 포함한 모든 보상 문제를 해결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2005년 8월 26일 한일회담 문서공개 관련 민관공동위원회가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반인도적 불법행위로서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고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이 남아있다'고 했다. 반면,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는 무상 3억 달러에 '강제동원 피해보상 문제 해결 성격의 자금 등이 포괄적으로 감안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미해결이라고 주장하면서도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는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되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렇다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일본으로부터 청구권자금을 받은 한국 정부가 하는 것이 당연하다.

한국 정부는 '대일 민간청구권 보상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1975년 7월부터 2년 동안 강제징용 사망 피해 9,546건에 대해 28억 6천만 원, 예금 등 재산관계에 대해 66억 4천만 원 등 총 95억 원을 보상했다.

그러나 이는 무상 3억 달러의 5.4%에 불과한 불충분한 규모였기 때문에 2008년부터 사망자와 행방불명자의 유족에게 2천만 원, 부상자에게 300만 원에서 2천만 원까지의 위로금 등을 지급하는 보상 조치를 추가적으로 실시했다.

안타까운 것은 한국 정부의 2차례에 걸친 국내보상에도 불구하고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충분히 납득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결국 피해자들은 미쓰비시 중공업 등 일본기업의 한국사무소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2012년 5월 대법원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일제 식민지지배가 처음부터 불법무효였다는 한국의 헌법정신에 비추어 대법원의 판결은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일본이 판결에 불복하여 손해배상을 거부하면 일본기업의 한국내 재산에 대해 강제집행 조치가 불가피해지고 이는 심각한 외교문제를 초래할 것이다.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나 중재 회부 등의 수단을 동원할 수도 있다.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 한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우선 청구권협정에 대한 기존 입장의 재확인이다. 2005년 민관공동위원회 발표와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일본에 대해 철저하게 책임소재를 따지되, 강제징용 피해자 보상은 일본에 요구할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한국이 국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한국 정부가 여론의 반발을 의식하여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보일수록 일본은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되었다는 국제법적 측면에 더욱 집착할 것이다.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서 '강제노동'의 용어를 놓고 한일 간에 마찰을 빚은 것도,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사죄와 보상에서 철저히 한국을 제외하려는 것도 모두 같은 맥락에서 벌어진 일이다.

아무리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더라도 청구권협정은 한국 정부가 정식으로 체결한 조약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한국의 모든 정부는 이를 계승할 의무가 있다. 일본에 대해 아베 담화가 무라야마 담화 등 과거 정권이 표명했던 공식 입장을 그대로 계승해야 한다고 떳떳하게 요구하기 위해서도 한국 정부는 청구권협정에 관한 기존 입장을 지켜나가야 한다.

일본에 대해 과거사를 문제 삼는 것은 식민지지배로 짓밟힌 민족적 자존심을 되찾기 위함이다. 그러나 한국이 과거에 했던 약속과 이미 밝혔던 입장을 지키지 않는다면 이는 국가의 자존심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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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7월 30일 오전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인 강제노역에 사과하지 않는 미쓰비시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을 선언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이 글은 내일신문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