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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09일 12시 13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6월 09일 14시 12분 KST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얼마 전까지 호리호리한 몸매에 앳된 얼굴이었는데 몇 년 사이에 볼살은 더 빠져 보이고, 분명 마르기는 했는데 왠지 예전 느낌이 아니고, 자세히 보면 팔뚝이 꽤나 두꺼워진데다 목선도 두둑하고, 허리선도 확실히 다르다. 예전에 비해 살이 더 찐 것 같지는 않은데 뭔가 확실히 달라져 있고...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그렇다. 그녀의 몸은 본인이 생각하는 것만큼의 지방으로 둘러처져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가 있지도 않은 지방에만 정신이 팔렸던 오랜 기간 동안 결합 조직이 서서히 무너지고, 바탕질은 폐수장처럼 더러워지고, 근막은 기능을 상실하면서 살은 병들고 있었던 것이다.

photography bySara Cuadrado

흔히 셀룰라이트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오렌지 껍질처럼 울퉁불퉁해진 살갗을 이야기한다. 오렌지 껍질 피부는 한눈에 봐도 뚜렷하지만 대게 피부를 꼬집으면 비로소 나타나기도 한다. 셀룰라이트의 원인이 지방에 있느냐, 근육에 있느냐, 바탕질 자체에 있느냐에 따라 셀룰라이트는 각각 다르다. 오렌지 껍질처럼 울퉁불퉁하고 잘 빠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같은 셀룰라이트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긴 하지만 실상 살의 모양은 생긴 사연에 따라서 제각기 다 다르다.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그 양상과 특징을 설명하였으니 혹 본인이 오렌지 껍질 같은 피부를 갖고 있다면 다음의 세 가지 중 어디에 속하는지 확인해 보기 바란다. 물론 유형에 따라 치료법과 예후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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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강상훈)

단단한 살성의 지방형 셀룰라이트(따스한 셀룰라이트)

흔히들 생각하는 셀룰라이트이다. 하지만 많게는 29가지 유형으로 분류되는 전체 셀룰라이트 유형 중에 차지하는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다.

이때 오렌지 껍질 모양으로 살이 파이는 이유는 과도한 지방 조직 때문에 결합 조직이 끌어 당겨지기 때문이다. 지방살이 과도하게 커지면서 일정 간격으로 매듭을 지어 놓은 튜브에 바람을 가득 넣은 듯 빵빵하고 촘촘한 느낌의 울퉁불퉁 오렌지 껍질의 살갗이 만들어진다.

탄력 있는 근육과 피부를 가진 젊은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지만, 허리는 잘록한데 엉덩이와 허벅지가 두꺼운 젊은 여성에게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지방형 셀룰라이트는 지방 부종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이 단계에서는 통증이나 부종이 동반되지 않는다. 장내 세균총 이상도 없어서 복부 팽만감도 없다. 다만 갑자기 살이 찔 때 생기므로 보통은 살이 트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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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늘흐늘한 살성의 섬유부종형,섬유성 셀룰라이트(차가운 셀룰라이트)

필자는 이런 형태의 셀룰라이트를 워낙 많이 보아 익숙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이런 형태의 살성을 셀룰라이트로 인식하지 못한다. 사실 이것이야말로 지방질이 아닌 근육질이나 바탕질 자체의 변성 때문에 생긴 바탕질성 셀룰라이트이다. 여기서 말하는 오렌지 껍질 모양의 패임은 여러분의 상상과는 많이 다를 수 있다. 오렌지 껍질 원흉이 지방 알갱이가 아니니까 당연히 그럴 것이다.

젊었을 때부터 날씬하다는 얘기를 꽤나 들었을 법한 중년 여성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사실 이 셀룰라이트야말로 나잇살의 모태가 아닌가.

마흔 중반에 들어서면, 동창 중에 이런 사람이 꼭 있기 마련이다. 얼마 전까지 호리호리한 몸매에 앳된 얼굴이었는데 몇 년 사이에 볼살은 더 빠져 보이고, 분명 마르기는 했는데 왠지 예전 느낌이 아니고, 자세히 보면 팔뚝이 꽤나 두꺼워진데다 목선도 두둑하고, 허리선도 확실히 다르다. 예전에 비해 살이 더 찐 것 같지는 않은데 뭔가 확실히 달라져 있고.......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사람들은 이럴 때 뒤에서 꼭 한마디씩 한다. "걔도 어쩔 수 없이 나이가 들었더라." 물론 당사자 앞에서야 이렇게 얘기하겠지만. "어머, 넌 어쩜 하나도 안 변했니. 방부제를 먹고 사니?" 여기서 그녀에게 최근 벌어진 일을 잠깐 엿보자.

01 언제부터인가 체중이 야금야금 2~3킬로그램이 불어나길래

02 식욕 억제제를 먹으며, 하루에 600칼로리로 며칠씩 버텨 보지만,

03 젊었을 때처럼 체중이 빨리 안 줄고 겨우 500그램쯤 빠지나 싶으면

04 너무 기운이 없고 어지러워서 폭식을 한다.

05 다시 다이어트에 돌입, 이번에는 두 달간 버티고 버텨 2킬로그램이 빠졌다.

06 그런데도 전에 잘 맞았던 재킷은 여전히 꽉 끼고, 여름도 다가와서

07 다시 다이어트에 돌입한다. 이번에는 어쩐지 체중도 줄지 않는다.

08 결국 운동을 한다. 아침에는 수영과 골프 연습을 하고 저녁에는 요가를 한다.

09 기진맥진하여 끼니 대용으로 건강즙과 스무디, 선식만 먹는다.

그녀는 자기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이 도무지 납득이 안 된다. 왜냐하면 젊었을 때부터 미인이라는 얘길 많이 들었고, 몸매 하나는 자신 있던 터라 방심하지 않고 남들보다 일찍 계획적으로 관리해 왔기 때문이다. 그보다 훨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10 35세인가부터 지금까지 10년간 경락마사지를 일주일에 한 번씩 꼬박 받았다.

11 그 무렵부터 비만주사가 유행해서 아미노필린 주사를 시작으로 메조테라피를 비롯, 새로 나오는 각종 비만주사는 다 섭렵했다.

12 마흔 살이 된 기념으로 예방차원에서 아예 복부와 허벅지, 팔뚝에 지방흡입을 하고, 기왕 뽑은 지방은 알뜰하게 얼굴에 이식하기도 했다.

그녀는 심지어 무조건 굶어서 체중을 유지하는 걸 경멸해온 능력자였다. "20대야 근육 하나 없이 매끈한 게 예쁘지만 나이 들수록 할리우드 배우처럼 탄탄하고 슬림한 근육을 가져야 나름 있어 보이고 건강한 자연 동안으로 보이지 않겠어?"

13 그래서 이미 7~8년 전부터 운동도 시작했다. 안 하던 거라 그런 건지, 운동 체질이 아니라 그런 건지, 운동만 하면 온몸이 쑤시고 기진맥진, 심지어 몸이 붓는 듯한 느낌이 들었으나 이를 악물고 버텼다.

14 하루에 두 시간 이상을 헬스장에서 보내되, 처음 몇 년은 요가를 하다가, 최신 유행의 필라테스로 바꿨다.

동창 모임에 나와서 '난 아무것도 안 해' 하고 앉아 있는 그녀가 사실 이런 온갖 노력을 해 왔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까? 직업상 필자는 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이 그런 여자들을 봐왔다. 달라 봤자 여기에 지방 흡입을 한 번 더 추가한다든지, 중간에 한두 번쯤 폭식증으로 10킬로그램 정도 불었다 확 빼 본 경험을 가감하면 된다.

그렇게 모든 운동법에 도전하고, 유명한 관리실과 클리닉을 섭렵하고, 해 볼 수 있는 모든 다이어트를 마스터한 뒤 지방흡입을 다시 고민하던 찰나, 필자와 해후하는 것이다.

이것은 전형적인 오렌지 껍질 모양의 셀룰라이트가 아니라서 보통은 잘 안 빠지는 요상한 살이라고 여긴다.

이 경우의 울퉁불퉁한 오렌지 껍질 패임은 지방 때문이 아니라 지방 주변의 바탕질이 망가지면서 그 안의 결합섬유들이 오그라들어서 생긴 현상이다. 오히려 지방이 소실되어 그 자리를 변성된 바탕질이 메꾸고 있는 형태인데, 그야말로 모차렐라 치즈가 공기 중에서 굳어가는 듯한 염증이 지방이 유실된 피하지방층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살성은 부드럽다기보다는 흐늘흐늘하고, 탄력과는 전혀 상관없이 찐득한 젤리 같은 느낌이다. 좀 더 진행되면 수분마저 유실되면서 공기 중에 오래 방치된 모차렐라 치즈 같이 딱딱하게 변한다. 근막에 염증이 발생해 주변까지 퍼지는 현상이 피하 깊숙한 곳에 껌처럼 들러붙어 있는 듯 지속되는 모습을 상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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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이런 지방 알갱이와 상관없는 섬유부종형 셀룰라이트가 어떠한 조건에서 생기는지 살펴보자.

01 중년 이상

02 급격하게 살을 많이 뺀 경우

03 하루 종일 오래 앉아 있는 사람

04 체중의 변화가 매우 심한 사람

05 굵은 캐뉼라로 무리하게 지방 흡입을 받은 사람

06 경락 마사지를 자주 오랜 기간 받아 온 사람

07 메조테라피 등 약물 주사 요법을 너무 오래 받아 온 사람

08 스포츠 관련 전문 종사자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지방 조직을 둘러싼 바탕질의 지지 구조력을 무너뜨린 인자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살의 톤(tone, 탄력)이 떨어지고 흐늘흐늘 몸을 움직일 때마다 살이 출렁거리는데, 이는 근육의 탄성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기둥 지지대 역할을 하는 결합 섬유들이 포함된 바탕질 변성으로 구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간질의 변성 원천은 과사용으로 인한 근막염이기도 하므로, 톤을 키우겠다고 무리한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섬유성 셀룰라이트는 셀룰라이트 증후군을 불러오기도 한다. 즉 장내 세균총 이상, 장누수증후군, 근막통증증후군, 만성 전신 피로감, 탄수화물 중독을 동반하며 지방량도 같이 불어나는 복합성 셀룰라이트 형태로 옮아갈 수 있다.

전신 어디에나 생길 수 있지만, 특히 허벅지 안쪽이나, 바깥쪽, 무릎 주변, 발목 근처, 엉덩이 위쪽, 겨드랑이부터 이어지는 팔뚝에서 많이 관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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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강상훈)

실체는 셀룰라이트

그렇다. 그녀의 몸은 본인이 생각하는 것만큼의 지방으로 둘러처져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는 지방 말고도, 근막과 바탕질 변성에 좀 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 그녀가 있지도 않은 지방에만 정신이 팔렸던 오랜 기간 동안 결합 조직이 서서히 무너지고, 바탕질은 폐수장처럼 더러워지고, 근막은 기능을 상실하면서 살은 병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이제라도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노력을 돌아보고 수정해야 한다. 그녀를 위한 처방은 이렇다.

01 근막을 망가뜨리는 행위를 멈춘다. 과격하고 과도한 운동을 피한다. 목과 팔뚝이 두꺼워졌다는 것은 힘에 부치는 운동을 해 왔다는 것을 뜻한다. 그럴수록 근육이 커지기는커녕 오히려 망가질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근육이 발달하는 것과 근육을 에워싸는 근막에 염증이 생겨 살이 붓는 것을 헷갈리면 안 된다.

02 이미 망가지고 유착된 힘줄을 살리겠다고 스트레칭을 하지는 말아라.이것 또한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태우는 행위이다. 스트레칭 때문에 유착된 부분을 제외하고 죄다 늘어져 버릴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근처의 힘줄이며 인대마저 엉망이 되고 말 것이다.

03 피하지방층의 바탕질에 독소로 가득 찬 폐수를 퍼붓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 근막을 망가뜨리는 행위도 그렇지만, 직접적으로는 폭식으로 정제 탄수화물과 당분을 섭취하고 액체로만 음식을 먹는 행위 자체가 폐수와 같다. 장내 유산균이 살아남지 못하는 장내 환경을 만드는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너무 굶는 행위 또한 마찬가지다.

04 결합 조직을 무너뜨리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 살을 빼려고 굶는 순간 셀룰라이트가 생기고, 다시 체중이 늘어날 때 셀룰라이트가 한 번 더 생긴다는 것을 명심하자. 단백질과 미네랄, 비타민, 불포화 지방산, 심지어 탄수화물을 포함한 영양소가 제대로 공급되어야 결합 조직이 튼튼해져서 셀룰라이트 진행을 막을 수 있다. 결합 조직을 무너뜨리는 또 다른 행위는 강하게 자주 집중 마사지를 받는 것이다. 적당한 수기 마사지는 혈액 순환을 좋게 하고 바탕을 정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잘못되면 결합 조직을 짓눌러 무너뜨릴 수 있다. 손가락이 닿지 않는 곳의 유착된 근막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엉뚱한 근육과 조직만 유연해져서 또 무리한 행위를 하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 뿐이다.너무 오래 맞아 온 비만주사 치료법도 여기에 해당된다. 바탕질 안의 여러 콜라겐 섬유들과 결합 지지대를 망가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굵은 캐뉼라로 행한 지방 흡입도 여기에 해당된다.

05 그러므로 그녀가 엉뚱한 상상을 하며 또다시 시도하려던 지방 흡입 계획은 전면 백지화되어야 한다. 그녀가 고민하는 살들의 정체는 피하지방층의 지방이 아닌 바탕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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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이 처방에 동의한 순간, 더 많이 생길 뻔한 셀룰라이트성 살들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이미 생긴 셀룰라이트를 충격파와 고주파 장비로 말끔히 청소하면 부피가 줄어들면서 마침내 30대의 몸매를 되찾게 될 것이다.

한편, 그녀의 얼굴살이 빠져 보이게 만들었던 주범도 셀룰라이트이다. 나이 들수록 셀룰라이트도 같이 나이를 먹는다. 얼굴도 예외는 아니다. 얼굴 근육은 수십개에 이르며, 나이가 들수록 수십 개의 얼굴 근육에 피로가 쌓이면서 주변 바탕질에 영향을 끼쳐 셀룰라이트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결국 얼굴살이 셀룰라이트화되면서 군데군데 뭉치게 되는데 대표적인 부위가 팔자주름 위, 광대 부위, 턱 주변, 볼살 부위이다. 이들 부위에 섬유성 셀룰라이트가 진행되면서 살 뭉침 현상이 나타나 오래된 솜이불이 이곳저곳 뭉치는 것처럼 변한다. 솜이 어디로 날 아가거나 빠져나간 건 아닌데 이불 부피가 줄어들 듯이 얼굴살도 초췌하게 빠져 보이고, 섬유부종형 셀룰라이트 살성의 특징상 흐늘흐늘 쫀득쫀득해져서 처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흔히 살이 빠진 것으로 착각해 지방 주입을 하거나 필러로 꺼진 부위를 채워 넣거나 실을 넣어 당기려고 하는데, 넣은 물질이 섬유화된 살과 뭉쳐 셀룰라이트 현상을 오히려 촉진시킴으로써 얼굴 처짐 현상에 불을 지필 수도 있다. (다음 글에 계속)

* 이 글은 <제3의 살 - 젊고 건강한 몸매로 만드는 안티셀룰라이트 다이어트>(RHK, 2014)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